파크시스템스, 비싸지만 안 비싼

파크시스템스의 사업모델

원자현미경

원자현미경이 뭐예요?

작은 물체를 관찰하는 현미경은
1세대 광학 현미경
2세대 전자 현미경
3세대 원자 현미경
으로
점점 더 작은 물체를 관찰할 수 있도록 계측 방식이 발전해왔다.

원자현미경이란? 원자현미경(AFM)의 원리, AFM이란?, atomic force microscopy

2세대 전자 현미경 대비 3세대 원자현미경의 장점
1. 진공이 아닌 상태에서도 측정이 가능하며,
2. 측정하는 물체를 따로 처리(전처리)할 필요가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3. 3차원 형상 정보, 다양한 물리적 특성(전자기, 열, 기계적 특성)을 측정할 수 있으며,
4. 분해능과 해상도가 전자현미경에 비해 더 높고,
5. 파크시스템스의 비접촉식 원자현미경은 측정 대상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사의 접촉식 원자현미경은 측정 대상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원자 현미경 시장은 30%가 산업용(주로 반도체), 70%가 연구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도체 원자 현미경 시장 규모는 약 6천억원 정도로, 5조원에 달하는 전자 현미경 시장에 비하면 매출이 작다.

왜 위에 열거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에서 전자현미경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을까?

스캔 속도가 전자 현미경에 비해 느리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파크시스템스는 R&D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단위시간 당 처리하는 속도(Through Put)를 크게 개선하였다.

원자현미경 분야 독보적 기술력의 원천 : 대표이사의 이력

원래 파크시스템스 박상일 대표이사는 1985년 미 스탠포드대학에서 IBM 연구원들과 원자 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캘빈 퀘이트 교수팀의 핵심 멤버였다.

박 대표는 1988년 캘리포니아에서 원자현미경 기업 ‘PSI’를 창업하였다.
그는 PSI를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켜 1997년 Thermo Spectra에 매각하였다.
박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PSIA(이후 ‘파크시스템스’로 개명) 재창업을 하게 되었다.
경인일보 : [성장의 기회 열어가는 경기도 강소기업·(3)] ‘파크시스템스’

Thermo Spectra는 이후 독일 브루커에 인수되고,
브루커는 원자 현미경 산업 선도기업으로서 파크시스템스의 강력한 경쟁사가 되었다.

1. 세계 최초 원자현미경 개발 실험실 핵심 멤버,
2. 현재 세계 점유율 1, 2위 기업이 모두 박 대표가 만든 회사라는 점
3. 이후 설명하게 될 파크시스템스와 다른 회사들과의 기술격차
등은 이 분야에서 그가 보유한 기술력을 잘 입증해준다.

박 대표이사는 24년 반기보고서 기준 32.8%의 지분을 보유한 소유자-경영자이다.
따라서 원자 현미경 분야에 있어 그의 기술력과 R&D 프로세스는 회사에 귀속된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술 격차의 결과 : 확장성

파크시스템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 비접촉식은 오래전 개발된 기술임에도 경쟁사들이 쫓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2. 유연힌지 가이드 스캔 시스템은 정확도, 정밀도에서 경쟁사들이 뒤쳐져 있고,
3. 이러한 우수성을 바탕으로 산업용 시장에서 기회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원자현미경을 접목한 장비 개발(24.2Q 반기보고서)

파크시스템스는 원천기술을 산업용, 연구용 계측 수요와 연결하여 ‘목적 지향적’인 R&D를 진행하기 위해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에 따라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용에서는 반도체 전/후공정에서 요구되는 계측기술과 원자현미경 원천기술을 연결하여 로드맵에 따라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연구용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나,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개발, 저가형 원자현미경 제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장 내러티브

성장 내러티브를 검토할 때 어떤 점을 주의깊게 봐야할지는 이 정리 글을 참고하면 된다.

산업의 성장 : 파운드리, 후공정 위주 CAPEX 확대

지난 반도체 산업 분석 글에서 본 바와 같이, 범용 반도체는 하방 리스크가 우려된다.
하지만 빅테크의 AI 투자는 수익성과 무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달리 파운드리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TSMC의 FAB 증설, 생산 설비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붐은 ‘사이클 산업’이라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을 변화시켜주지는 못했지만,
TSMC 생태계에 진입한 기업들은 스토리가 다르다.

여기에 전공정 미세화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후공정 쪽 투자의 효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트렌드이다.

점유율의 성장

반도체 분야 적용 공정 확대 : 전자현미경 대체

전공정에서는 EUV 등 선폭 미세화, 후공정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구현 등
미세한 단위의 계측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전자현미경이 적용되던 영역을 원자현미경이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가 없기 때문에 칩 크기도 줄어들고, 배선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음 세대 HBM 후공정에 적용이 필수적인 기술인데,
기술을 구현하려면 정확한 위치 정렬, 분자 접합을 위한 청결, 평탄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더욱 미세한 영역을 계측하는 장비 – 원자현미경 – 가 필요하다.

장비 포트폴리오 확장

현재 파크시스템스 매출은 주로 결점을 탐색하는 NX-Wafer 장비에서 나오고 있다.

향후 원자현미경 기술을 바탕으로 EUV 마스크 결함을 고치는 NX-Mask 장비(전공정),
보다 넓은 영역을 빠르게 측정하는 NX-Hybrid WLI 장비(후공정/전공정) 등 장비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게 되면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NX-Hybrid WLI 장비의 경우 처리 속도가 크게 개선되어 전자현미경 대비 스캔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보완되어 앞으로 다수의 검사 공정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현미경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24.4월 기준 원자 현미경 시장은 6천억원,
전자 현미경 시장은 5조원 정도인 상황에서 처리 속도가 의미있게 개선된다면 최소한 전자현미경 시장과 대등한 수준의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24.4.4일 KB 파크시스템스 리포트中

원자현미경 시장 속 점유율 빼앗기 : 고성장 산업용 시장 장악

파크시스템스는 이용 편의성, 측정 대상을 훼손하지 않는 비접촉식 측정 방식의 기술적 우위로 인해 반도체용 시장에서 80% 안팎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반면, 브루커는 미국 내 연구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현재는 산업용 시장이 전체의 30%, 연구용 시장이 전체의 70%로 이제 막 파크시스템스가 전체 원자 현미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산업용(반도체)은 이제 사용되기 시작하어 매년 30%의 고성장을 이뤄왔고 향후 약 25%의 성장이 기대되나,
연구용은 성숙 시장으로 경쟁도 치열하고, 시장 성장률이 약 5%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전체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파크시스템스가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산업용이 연구용보다 수익성이 더 높기 때문에 전체 점유율, 수익성 측면에서 파크시스템스가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경쟁자로부터 빼앗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익률 개선

파크시스템스 재무지표를 보면 눈에 띄는 점들이 몇 가지 있다.
1. 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고성장을 시현했으며(21, 23년 제외 매년 20% 이상)
2. 이러한 성장에 수익성이 좋은 산업용 매출 증가 기여도가 높았고,
3. 16~23년 동안 안정적으로 65% 내외의 매출 총이익률을 기록했고,
4. 영업이익률은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20%를 초과하고 있으며,
5. ROE는 변동성이 있으나 상장 이후 평균 16%를 나타내고 있다.

P : 단가

원자 현미경은 다른 반도체 장비사와 달리 수요가 다변화되어 있어 가격 결정력이 높다.

이런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연구용 대비 지불용의가 더 높은 산업용 고객들에 대해 가격을 더 빨리 인상하고 있다.
특히 이런 가격 정책이 가능한 것은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비접촉식 계측 기술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파크시스템스 쪽에 협상력이 있기 때문이다.

아래 파크시스템스 8년 가격 상승률 평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연구용 가격 상승률은 내수 12.4%, 수출 10.94%인데, 산업용 가격 상승률은 내수 19.5%, 수출 9.24%이다.

Q : 판매량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적용되는 공정의 증가, 침투율의 증가는 판매량을 확대시킬 수밖에 없다.

C : 비용

고부가가치 장비 사업의 특성상 원재료비 비중이 높지 않다.

인력 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급여 총액도 증가하는 추세이나,
매출액 대비 비중은 19년 이후 감소 추세이며, 1인당 매출액/영업이익은 증가 추세로,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제적 해자

경제적 해자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면 된다.

무형자산 : 기술적 해자

아래 계리사 블로그를 보면 파크시스템스가 반도체 분야 신규장비 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파크시스템스’의 나노계측 원자현미경, 나노 단위 반도체 측정에 정교함을 더하다!

현재 반도체 분야 높은 점유율의 배경은 계측대상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비접촉식 계측 방식에 있는데, 사업보고서상의 뉘앙스를 보면, 경쟁사들이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특허로 보호되는 해자는 아니라고 추정할 수 있다.

다만, 파크시스템스는 축적된 노하우, 창의적 기법을 기반으로 한 R&D에 있어 다른 회사들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러한 R&D 효율성은 회사가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환비용

전자 현미경은 별도의 시료 채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계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표본을 채취하여 조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비접촉식 원자 현미경을 다른 원자 현미경 제조사가 근시일내에 모방할 수 없다면,
계측시 반도체 제품에 손상이 가는 것과 손상이 가지 않는 것은 생산 프로세스에 근본적인 차이를 발생시킨다.

HBM의 경우 수율 확보를 위해 전수조사 필요성이 높은데 계측시 표본을 채취해야 한다거나 반도체 제품에 손상이 간다면 그 방법은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 번 파크시스템스의 비접촉식 원자현미경을 활용하여 반도체 생산프로세스가 확립되면 생산 프로세스의 전환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다.

자본배치

나는 파크시스템스가 가장 잘 하고 있는 부분이 ‘R&D 투자’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수요로부터 로드맵을 도출하여 EUV 마스크 정비 장비, 백색광 간섭 현상을 활용하여 광범위한 영역을 보다 빠르게 탐색하는 장비 등 원천기술의 활용처를 최대한 확장하여,
산업용 원자 현미경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되었든 회사 내 기술적 노하우와 창의적 기법이 합쳐져 경쟁사 대비 기술 격차를 넓게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15년 상장 이후 평균 16%의 ROE, 30배 가까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투자 아이디어 : 아직도 싸다

껄무새가 되지 말자

주가가 30배 오른 차트를 보면 대다수는 너무 많이 올라서 못 사겠다고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현재 사업의 내용과 주어진 상황에 기반한 앞으로의 전망’에 더하여 과거에 주가가 어땠는가를 기준으로 현재 주가를 평가하려 한다.
(과거에 주가가 어땠는지에 더 비중을 두는 투자자를 ‘차티스트’, ‘트레이더’라고 한다)

최소한 가치투자자라면 이런 과거 지향적인 방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원자 현미경 산업은 반도체 기술 발전 트렌드를 생각해보면 지금에 비해 몇 배 더 성장할 수밖에 없으며, 다변화된 고객사에게 효과적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인상할 것이며, 자본을 효과적으로 지출하여 기술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고 있다.

이런 훌륭한 회사라면 지금의 멀티플은 과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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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아이텍, 고령화 수혜주

엠아이텍은 고령화 진행에 따라 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의료기술 발전에 따라 암 환자의 생존률, 생존기간이 연장되면서,
인체의 통로형 조직에 암 등 종양이 발생했을 때 쓰는 비혈관 스텐트를 만드는 회사로,
장기적인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게 될 것이다.

엠아이텍의 경제적 해자는
1. (모방할 수 없는 프로세스) 노동자 교육 시스템 및 회사 내 축적된 노하우
2. (브랜드) 세계 핸드메이드 비혈관 스텐트 시장 선두주자로서 레퍼런스 및 품질 신뢰성
3. (전환비용) 엠아이텍 스텐트에 익숙한 의사들이 다른 회사 스텐트로 전환하기 곤란
이다.

엠아이텍은 최근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혈당 측정기/쇄석기 등 사업을 정리하고,
비혈관 스텐트 사업에 집중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스텐트 개발에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엠아이텍의 사업

엠아이텍은 비혈관 스텐트를 만드는 회사이다.

스텐트는 우리 몸에서 통로형 조직(ex. 혈관, 식도, 기도, 쓸개관 등 대사 물질을 순환시키는 조직)이 막히면 관을 넓히고 유지시키기 위해 설치하는 그물망 보형물이다.

스텐트는 크게 혈관 스텐트와 비혈관 스텐트로 분류되는데,
비혈관 스텐트는 혈관 외의 통로형 조직이 막혔을 때 설치한다.

비혈관 스텐트는 제조 방식에 따라 기계식(cross 방식)과 핸드메이드 방식(cross-hook 방식)으로 구분된다.
세계 점유율 상위 기업들인 보스턴 사이언티픽, 올림푸스, 쿡 메디컬, 최근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 마이크로텍은 모두 기계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반면 핸드메이드 방식은 한국의 엠아이텍과 태웅메디칼이 선두주자이다.

두 방식 중에 핸드메이드 방식이 시술했을 때 유연성이 높아 적용 가능한 통로형 조직의 유형이 다양하다.

현재 비혈관 스텐트 시장 1위 기업인 보스턴 사이언티픽스 제품은 탄성이 강하여 직선형 소화기관인 식도에 적합하지만 원상복구되는 성질이 있어,
곡선형 소화기관에 사용하면 원래 장기의 모양이 변형되어 적용하기 부적합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식도용이며, 가격은 담도용>대장용/소장용>식도용이다.
엠아이텍 : 네이버 블로그

혈관 외 통로형 조직이 막히는 주요 요인은 암 등 종양의 발생이며,
따라서 후술하는대로 고령화, 의료기술 발전에 따라 수요가 급증한다.

엠아이텍의 성장 내러티브

성장 내러티브를 검토할 때 어떤 점을 주의깊게 봐야할지는 이 정리 글을 참고하면 된다.

비혈관 스텐트 수요 메가트렌드 : 고령화, 의료기술 발전

미국의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투자자 빌 그로스는 
“나에게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지표를 무인도에 들고 가라고 한다면 인구지표를 들고 가겠다
라고 했다.
 
현재의 인구구조는 대규모 전쟁, 전염병, 학살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10년 후 인구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현재 10대, 20대, 30대 인구수는 매우 높은 확률로 10년뒤 20대, 30대, 40대 인구수가 될 것이다. 노인층은 사망률을 감안해야 되겠지만,
점차 의료기술이 발전하여 과거 노인이라고 분류되던 연령층 인구에서도 사망률이 낮게 나타나고, 인구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인구구조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이에 대해 따로 글을 쓸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0~20세 인구는 크게 줄지 않고 30년 뒤 경제활동 인구인 30~50세가 될 것이고, 
지금의 30~60세 인구 또한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노령 인구인 60~90세가 될 것이다.
현재 노령인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에 역행하는 국내 비즈니스는 살아남기 힘들다.

세계적으로도 고령화는 확연한 메가트렌드이다.

이렇게 고령화가 진행되면 가장 수혜를 볼 분야는 어느쪽일까?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암 치료 분야는 가장 크게 수혜를 받는 분야중 하나이다.

충북지역 21년 암 통계를 보면(충북에 국한된 과거 통계이지만 인구구조에 따른 암 발병률 추이를 보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1~4위 암종 조발생률 합계는
0~14세 9.4명/10만명,
15~34세 59.1명/10만명,
35~64세 319.1명/10만명,
65세 이상 951.1명/10만명이다.
(10만명당 발병률이므로 인구수, 생존률 등 효과를 제외하고 온전히 ‘노화에 따른 발병률 증가 추이’만을 비교할 수 있는 통계이다)

시계열로 보면 고령화에 따라 전국 암 환자는 99년 10.2만명에서 10년 20.9만명, 21년에는 27.8만명으로 폭증하고 있다.

국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체 암 발생률은 높아지며,
인구 구조를 고려할 때, 장기에 걸쳐 국내 암 환자수는 급증할 것이고,
전세계적으로도 고령화 추이 속에서 암 환자수가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전세계적인 고령화에 따라 암 발생률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이이며,
또한, 의료기술 발전에 따라 암 환자 치료율이 개선되고 생존 기간이 늘수록 스텐트 적용 대상 환자 수가 늘어난다.
따라서 비혈관 스텐트 시장은 장기간에 걸쳐 성장할 것이다.

점유율 성장

엠아이텍 매출은 ’14년 대비 ’22년 6배 성장하였다.
(23년에는 원래 유통사였던 올림푸스가 경쟁사 태웅메디칼을 인수하면서 유통사 문제로 역성장하였지만 24.10월부터 유통사를 후지 메디컬스로 변경하면서 이슈 완전 해결)

이 과정에서 엠아이텍은 ‘핸드메이드 비혈관 스텐트’라는 니치마켓 속에서 높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어 전체 비혈관 스텐트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핸드메이드 시장에 신규 경쟁자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기계식 비혈관 스텐트 파이를 가져오며 시장보다 빨리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경쟁자 진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적 해자’ 부분에서 후술)

이익률 성장

엠아이텍의 매출총이익은 6배의 매출 성장에 비해서는 다소 느리게 증가하였다.
(14년 60.41억, 22년 327.66억으로 5.41배)

이는 비혈관 스텐트 외 쇄석기, 혈당측정기 사업을 진행하다가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 손실과 청산비용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며 현재는 해당 사업이 정리된 상황으로,
앞으로는 더 빠른 이익률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년부터 혈당측정기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23.9.6일 쇄석기 사업 양도 공시가 나왔다.

그 이후 이익률은 견조하게 상승하는 추이이다.

경제적 해자

경제적 해자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면 된다.

노동자 교육 시스템

엠아이텍의 첫 번째 해자는 수작업 숙련 노동자의 양성 시스템이다.

기계식은 만드는 기계를 모방하면 캐치업이 가능하지만, 
핸드메이드 공정은 사람이 만드는 방식이며, 
스텐트에 한 땀이라도 오류가 생기면 불량이 되기 때문에 내부교육/훈련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저임금 국가에서 모방하기 어려우며,
노동집약적이라는 점에서 선진국에서는 가격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한국인은 학창시절부터 통제 속에서 성장하여 주어진 지침을 따르는데 익숙하여,
숙련 노동자를 교육하고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유리한 환경으로,
핸드메이드 방식의 선두 기업이 모두 한국에 있다.

이러한 잠재적 노동자들의 교육환경과 회사 내 축적된 노하우,
교육 시스템 등은 다른 국가, 다른 회사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된다. 

브랜드 가치와 전환비용

비혈관 스텐트, 나아가 일반적인 의료기기, 치료제 등의 중요한 해자는 ‘신뢰성’이다.
 
그 동안 문제 없이 잘 사용해오던 회사 의료기기나 치료제를 다른 제품으로 대체했다가 의료 사고가 난다면 의사는 곤경을 겪게 될 것이다.
 
의료기기나 치료제는 사람의 건강, 나아가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렵고,
제조회사가 가격을 올려 받더라도 의사나 환자가 높은 가격을 쉽게 용인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죽는 것보다는 조금 가난해지는 게 나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주체는 보험회사이다)

의사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비싸도 검증된 기기를 쓴다.

그리고 상위 기업 올림푸스사가 태웅메디칼을 인수하려고 했다가 
24.3.9일 품질 관련 귀책사유로 인수를 철회하였다.
올림푸스, 태웅메디칼 인수 철회…5000억 무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엠아이텍은 핸드메이드 비혈관 스텐트 분야에서 독보적 선두주자로서 브랜드 가치를 공고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배치

앞서 언급한대로 엠아이텍은 혈당측정기, 쇄석기 등 시너지 발생이 예상되는 사업 분야에 진출을 시도했다가 ‘23년에 과감히 사업을 정리하면서 이익률을 높여나가고 있다.

ROE는 다소 편차가 있지만, ’20년 이후 지속적으로 10% 넘는 자본수익률을 보였으며,
’23년 유통사 이슈로 인한 역성장을 제외하면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생분해성 스텐트에 R&D 비용을 투자하여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단가를 높여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엠아이텍, 소화기계 스텐트 난제 해결 ‘세계 최초’ 기술…체내서 장기간 약물 방출

충분히 싼 가격인가?

23년 엠아이텍 역성장의 범인은 올림푸스다.
 
올림푸스는 태웅메디칼 인수를 발표하면서 엠아이텍 유통 물량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태웅메디칼 물량을 더 유통시켰다.
이에 따라 23년 태웅메디칼 수출은 크게 증대되었고, 태웅메디칼 수출이 늘어난 국가들에서 엠아이텍은 수출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올림푸스가 24.9월까지 엠아이텍의 비혈관 스텐트를 독점적으로 유통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였기 때문에 수출 실적에 있어 ‘모래주머니’를 차고 있었다.

하지만 24.10.1월부터 소화기 장비 유통망을 견고하게 갖춘 후지 메디컬스와 새로 유럽지역 유통을 개시하는 것으로 계약하면서 24.4분기부터 실적은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사실 지금 현재로서도 의료기기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보유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매우 낮은 멀티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찐따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직전 12개월 순이익 163억, 현 시총 2,531억, PER 15.53 vs KRX 300 평균 PER 19.59, KRX 헬스케어 평균 PER 170.09)

결론적으로, 메가트렌드 고령화에 따른 성장성,
의료기기 BM의 안정성과 경제적 해자,
훌륭한 자본배치를 하는 경영진을 모두 겸비한 회사가
낮은 멀티플에 거래되고 있어,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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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rDash, 시장을 집어삼키다

DoorDash는 음식 배달이라는 고성장 산업의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바탕으로,
아마존과 같이 큰 시장의 선두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역적-지리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DoorDash(NASDAQ : DASH)의 사업

DASH는 플랫폼을 통해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려는소비자와 배달자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쉽게 생각하면, 미국판 배달의 민족이다.

원래 ‘미국 배민’ 사업만 했었는데, 분야적, 지리적 확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식료품 분야, 화장품, 가정용품, 주류, 스포츠 용품 등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유통에서 가장 자동화하기 힘들고, 따라서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이 ‘LMD(last mile delivery)’, 즉 대규모 집하장에서 직접 소비자들의 손에 상품을 전달하는 부문이다.

DASH는 음식 배달로부터 시작해서 모든 생활용품 유통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LMD 분야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또한, 국가적으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독일, 일본 등 25개 국가에 진출하여 22.2Q 총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2.9%였던 것이 24.1Q 11.6%까지 급성장하였다
(이 기간 동안 총매출도 계속 YoY 20% 이상 성장하였다)

여기에 수익성 높은 플랫폼 광고 매출과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독 매출이 더해지고 있다.

DoorDash의 성장 내러티브

성장 내러티브를 검토할 때 어떤 점을 주의깊게 봐야할지는 이 정리 글을 참고하면 된다.

배달, LMD 산업의 성장

메가트렌드

전미 외식협회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증가하는 가처분소득,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 바쁜 생활 패턴, 패스트푸드의 편의성, 안정적인 노동시장 등은 배달 시장 수요를 증가시키는 메가트렌드들이다.

소비자 편의성

세계적인 COVID 유행 이후 사람들은 음식을 배달받는 ‘맛’을 알아버렸고,
쇼핑하거나 외식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고 식사하는 데 익숙해져버렸다.
소비자 편의성을 증진시켜주는 변화는 되돌리기 힘들고, 지속성이 높다.

침투율

온라인 음식 배달시장은 2030년이 되어도 전체 미국 음식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DASH가 전체 미국 음식 시장의 한 자릿수 점유율만 차지하고 있는 현 시점에는 충분한 성장의 룸이 남아 있다.

또한 식료품 분야도 다른 분야 대비하여 총 시장 대비 전자상거래 비중이 12%로 낮다.

성장률 추정치

이에 따라 전 세계 음식 배달 시장은 ’22~’32년 10년간 CAGR 12%가 기대된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10년 평균 CAGR 12%는 주가가 10배 이상 올라가는데 충분한 속도다)

DASH는 영위하고 있는 산업을 미국 내 음식 배달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생활용품 LMD 사업 전체를 장악하려는 ‘큰 내러티브’를 그리고 있다.
모든 카테고리의 LMD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음식 배달 분야와 비교해서 확연히 느릴 이유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은 ‘자율주행 로봇’의 활용이다.
최근 자율주행 로봇을 LMD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며,
DASH도 Wing社와 협업하여 22년 호주 퀸즐랜드에서 드론 배달을 시범운영했고,
24년에는 버지니아에서 첫 배달을 한 이후 호주, 미국, 캐나다에서 35만건을 배달했다.

자율주행은 DoorDash의 비용을 낮춰주지만 새로운 경쟁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

점유율

DASH의 미국 배달시장 점유율은 67%로 2위 경쟁자 UberEats 대비하여 압도적인 상황이다.

특히, 매분기 시장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을 시현하면서 경쟁자들의 점유율을 가져오고 있다.

식료품 시장은 음식 배달시장보다 더 큰 시장인데,
InstaCart가 1위 사업자로 소형 배달 시장의 50%, 대형 배달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식료품 시장에서도 앱 사용자 트래픽을 바탕으로 3분기 연속 100%를 상회하는 속도로 빠르게 매출을 성장시키고 있어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점유율을 확대시키는 경제적 해자에 대해서는 후술하도록 하겠다.

이익률이 증가하는가?

DASH는 현재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상태로, 이익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유통 산업이 그렇듯이 점유율을 확보하기까지는 경쟁사와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 속에서 최대한 싼 가격에 좋은 경험을 제공하여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DASH는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 확장과 기술개발(자율주행, 드론 등), 요금 인하 등을 통해 이익을 제한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커지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높은 R&D 투자 비중과 낮은 이익률을 상당기간 유지한 전략과 일치한다.

결국, 이익률을 희생하여 매출 극대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DASH의 사업 구조와 전략상 불가피한 선택으로, 다른 강점을 통해 상쇄되어야 할 약점으로 보인다.

다만, 광고 부문 매출 성장, 구독자 매출 증가로 인해 이익률이 성장하고 있으며,
24.2Q 이익률 저하는 소송비용, 사무실 관리비 등 일회성 비용 영향임을 감안해야 한다.

경제적 해자

경제적 해자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면 된다.

네트워크 효과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그렇듯, DASH의 경제적 해자는 네트워크 효과이다.

DoorDash를 사용하는 음식점, 소비자, 배달 기사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는 다양한 식품, 보다 빠른 배달, 낮은 이용료의 혜택을 보게 되며,
음식점은 보다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배달기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이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광고 단가도 올라가며,
입점하려는 음식점 수가 늘어나게 되고,
강한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규모의 경제

DASH는 배달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회사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 극히 적다.
따라서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고, 따라서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률이 개선된다.

다만, 현재는 시장 형성 초기 단계로 많은 이익을 R&D, 광고, 이용료 인하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장이 공고화되면 아마존, 쿠팡이 그랬듯이 성장을 위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이익률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마존, 모든 사업부 양호한 실적 속에서 감원.. : 네이버블로그
쿠팡이 8년만에 흑자전환 성공한 비결 : 네이버 블로그

자본배치

DASH는 현재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만으로 폄하하기에는 전략적 방향성이 명확하며, 시너지가 명확한 사업들에 자본을 투입하여 성장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수합병이 Wolt라는 핀란드 기업으로, 유럽에서 DASH와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던 기업이었다.
인수합병을 통해 DoorDash는 4개국, 500개의 도시에 사업을 새로 확장할 수 있었다.

또한, DASH는 적자기업임에도 부채가 없고 $45억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현금흐름이 충분하여 유동성 리스크가 없고 필요할 때 인수 여력이 충분한 기업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위험을 충분히 회피하면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왔으며,
전략적 시너지를 고려한 인수합병이 원활히 이뤄져 왔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결론 : 나의 실수를 성장이 커버해주는 기업

DASH는 점유율 확대, 영역 확대, 국가 확장에 따라 내러티브가 명확하며,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에 따른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고 있고,
적자 기업임에도 부채를 사용하지 않고 시너지 있는 사업을 인수할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본배치를 잘 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약점은 적자 기업으로, 아직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적자가 회사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현재 주가가 고평가 되었더라도 지속되는 성장에 따라 지금의 주가가 높지 않았음을 시간이 증명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성장주에 투자하면 나의 실수가 성장으로 커버된다는 것은 이 글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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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저평가인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연휴 이후 첫 장에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도 장 막바지에는 그나마 하락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연휴 동안 모건 스탠리가 반도체 섹터 셀 리포트를 내 놓은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아직 늦춰지면 안되는 시점인데 늦춰지고 있다는 점,
예상되는 가격 고점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흥국증권, 대신증권에서 비슷한 논리의 삼성전자 리포트가 나와서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흥국증권 리포트

삼성전자[005930]_20240913_Hungkuk_964104.pdf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 대비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의 근거는 모바일과 PC 수요 부진, 성과급과 DRAM 부문 일회성 비용 발생이다.

일회성 비용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아닌데,
메모리 업황이 상당히 우려되고 있다.

중화권 DRAM 공급 증가 우려,
서버 수요는 견고하지만 세트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으로 인해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하여 메모리 고객사들로부터 가격인하 요구가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낮은 수준에서 매출액, 영업이익이 피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23년 메모리 업황이 완전히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에 AI 학습에 HBM이 필수적이라는 모멘텀을 받아서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상당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AI가 과거 슈퍼사이클을 만들었던 모멘텀(1차 PC, 2차 인터넷, 3차 스마트폰)과 대등한 수준으로 모든 사람의 삶을 바꾸고 있는가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 사이클 이후 클라우드, 코로나, 이번 AI까지 세번 정도의 사이클이 도래했지만,
스마트폰과 같이 디바이스 헤게모니가 변할 정도의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대신증권 리포트

삼성전자[005930]_20240913_Daishin_964146.pdf

대신증권도 흥국증권과 마찬가지 이유로 컨센서스 미스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중화권, 북미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서버 투자는 24.3Q 회복되어 서버용 DRAM 가격 상승은 이어지지만,
PC/모바일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폭이 둔화되어 메모리 재고 주수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CAPEX, DRAM 생산, NAND 생산량 추정치를 하향 추정하고 있다.

결론

다운사이클은 무섭다.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하이닉스도 손실을 본다.

주식투자할 때의 원칙으로 돌아가보자.
주식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
주가가 단기간에 8만원 후반대에서 6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분명히 지금은 부정적 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독립적 기준에 따라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주식이 충분히 쌀 때라고 볼 수 있는가?

과거의 실적, 과거의 반도체 시장 예상을 기준으로 본다면 충분히 싼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디바이스가 개발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높아진 주가에 비해 디램 가격의 고점이 낮아져서 다운 사이클이 도래하기 전에 충분한 이익을 축적하지 못한다면,
예전에 기대했던 업사이클에 비해 고점은 낮고 저점은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중국 기업인 창신메모리가 DRAM을 양산하고 있다.
https://www.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409110752202426fbbec65dfb_1/article.html
중국 기업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가격에 상관없이 수량을 찍어내는 ‘비시장적 경쟁자’로, 본격적으로 양산 능력이 확보되면 산업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LCD), 태양광 등 우리나라에서 주력산업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산업들이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의 진출로 수익성을 잃었다.

이런 사업 모델들은 안타깝게도 ‘경제적 해자’가 부족했다.
(경제적 해자가 있기 때문에 투자해야 하는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위에 언급한 한국의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고객 기업들의 사업에 필수적이고,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없는 산업 구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진입했고,
가격 경쟁을 거쳐 산업이 쇠퇴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우려가 대두된다.
벌써 약한 수요와 공급증가로 고객사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직면했다는 것은 약한 경제적 해자의 근거가 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로 늦춰지고 있지만 결국 중국의 DRAM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또, HBM까지 생산하는 단계에 있는 중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주장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CAPEX는 그냥 가만히 두면 엄청난 감가상각을 발생시킨다.
ASML의 EUV 장비의 경우 한 대에 몇 천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장비이다.
이렇게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장비가 가동률이 낮은 상태로 운용된다면 자본수익률이 높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쉽게 감산을 결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CAPEX 투자가 상당히 많이 이뤄지면서, 그리고 중국 기업의 양산 능력이 올라오면서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너무 빨리 올라왔다.
(정말 무서운 점은 중국기업의 경우 ‘비시장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감산에 협조하지 않을 거란 점이다)

그에 비해 수요의 바탕이 되는 PC/모바일 수요는 지지부진하다.

사실, 일반적인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On-device AI가 얼마나 필요할까?
사실 지금 AI 서비스의 수준과 정보의 질을 고려하면 서비스가 필요할 때 Chat-GPT 앱에 접속해서 질문해서 답을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관점에서 On-device AI는 비전프로에 이어 또 하나의 실패한 기술 주도 수요 창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시급을 다투는 용도로 AI가 사용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다)

킬러 콘텐츠, 대중의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는 공급 측면, 기술 주도적인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해주는 무언가가 먼저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 콘텐츠가 개발되기 이전에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만으로는 중국 기업의 DRAM 시장 진입으로 촉발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초과공급 구도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 같다.

이런 리스크를 고려할 때, 아직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싸다고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CAPEX에 의존하는 반도체 장비기업들은 매출이 감소할 것이다.
이들이 중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수출통제 규제를 회피해야 하는데 앞으로 점점 회피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마치 한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응하여 국산화를 추진한 것처럼, 중국도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경제적 해자, 이익 성장의 원천

경제적 해자가 기업의 이익 성장 논리를 설득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지만,
어떻게 기업이 경제적 해자를 보유했는지 판단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미뤄두었다.

이 글을 통해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경제적 해자가 왜 중요한가?

자본주의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수요/공급중 상대적으로 희소한 쪽이 원하는 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는다.

허니버터칩이 선풍적 인기를 끌 때는 웃돈을 주고라도 먹어보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공급 부족에 따라 공급자에게 가격을 결정할 협상력이 주어진 사례이다.

기업은 상품의 공급자이자 생산요소의 수요자이다.
따라서 다른 경쟁자가 상품을 만들거나, 생산요소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면 상품 가격이나 생산비용을 정할 때 협상력을 보유하고 초과수익을 누릴 수 있다.

즉, 소비자에게 높은 상품 가격(P)을 제시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판매(Q)할 수 있으며, 주요 생산요소에 대해 가격 인하(C)를 요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 내러티브 중에서도 경제적 해자는 특히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며,
그래서 따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며, 장기투자한다고 했을 때 투자자의 수익률은 자본이익률에 수렴한다.

이 때, 산업이 성장하고 우호적인 환경이 중첩되더라도 누구나 기업의 사업 영역에 진입/퇴출할수 있다면 자본수익률이 평균에 수렴하게 된다.

해자가 있는 기업은 경쟁자의 진입을 막고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자본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더 높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제적 해자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에 대한 평가는주관적이며, 투자자마다 미래 가치를 할인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해자가 기업에 가져다 주는 미래 이익 평가에 시장 심리가 크게 영향을 주며,
따라서 실제 기업이 갖는 구조적 강점에 비해 해자의 가치가 저평가된다.
주식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을 잊지 마라.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
실제 수익력에 비해 싼지 평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경제적 해자에 대한 평가이다.

해자를 정확히 파악하게 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살 수 있는 것 외에도
경쟁력이 불확실한(=비싸지만 실상 해자가 없는) 주식을 비싸게 살 가능성을 줄여주고,
기업의 수익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지 판단할 기준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업에 닥친 어려움이 일시적인지 치명적인지 판단할 수 있으며,
투자 대상을 좁혀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가짜 경제적 해자

경제적 해자는 경쟁자가 흉내내기 어려운 수익성을 높게 만드는 구조적 특성으로,
대다수 기업은 이런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자들에게 인기가 없고, 따라서 경영학에서는 인기가 없는 개념이다.

하지만, 투자자는 경쟁력의 원천을 계속 파고들어 진짜 해자인지 판별해서 이익이 성장할 산업, 기업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개념이다.

대표적인 가짜 해자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뛰어난 제품(히트 상품이나 서비스)은 그것을 경제적 해자로 만드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경쟁사가 모방하여 수익성이 순식간에 악화된다.
  • 높은 점유율은 현재의 성공을 설명해주지만 이를 달성한 이유가 앞으로 경쟁자의 진입을 차단해주지 못한다면 점유율을 쉽게 잃게 될 것이다.
  • 운영상 효율성은 경쟁사가 모방할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비용상 우위가 아니다.
  • 경영진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으며 언젠가 회사에서 떠나야 한다. 이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미디어의 편향 또는 패턴을 찾으려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다.

무형자산(=기업에게 독점력을 부여하는 요소)

브랜드

경쟁사 제품이 동일한 효용을 제공하는데도 브랜드로 인해 소비자의 지불용의가 높아질 경우 경제적 해자이다.

티파니의 경우 브랜드 때문에 다른 보석 회사들과 거의 동등한 제품도 비싸게 팔 수 있다.

반면, 브랜드가 있음에도 수익을 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가짜 해자이다.
만약 차별화때문에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다면,
모방하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끊임없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추가 비용 지출에 의해 유지되는 브랜드라면,
비용을 더 이상 지출하지 않아 브랜드 가치가 상실되면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없다.
이는 초과수익을 가져다 주는 진정한 브랜드 가치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비용 지출 없이도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기꺼이 감수하는지가 브랜드 가치에 의한 해자를 갖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특허

특허로 보호되는 제품은 경쟁사가 만들 수 없도록 법적으로 보호되어 있다.

하지만 특허에 유효기간이 있으며, 경쟁사가 공격하여 취소될 수 있어 영구적이지 않다.

따라서, 과거 성과에 비추어 혁신을 지속하며, 다양한 특허를 보유했을 때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규제 승인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승인이 있다면 해자가 된다.

만약 규제기관이 가격 설정에 관여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해자가 더 넓다.
한전이나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정부가 강력하게 전력, 담배 등의 가격 설정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해자가 얕다고 볼 수 있다.
전기 사용량은 급증하는데…누진요금 기준은 7년째 그대로 | 연합뉴스 (yna.co.kr)

반면 폐기물 처리업의 경우 처리 비용에 대해 정부 규제가 없다.
따라서 일단 폐기물 처리업 허가가 나게 되면 더 이상 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내줄 명분이 없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주민 반대를 무릎쓰고 추가 허가를 내줄 수 없고,
허가를 받은 기업은 해당 지역 내에서 강한 독점력을 보유하게 된다.

폐기물 처리업은 상당히 수익성이 높은 사업 중 하나이다.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승인의 수가 많을수록 해자가 더 넓다.(ex. 매립장/채석장)

전환비용

전환비용은 기업의 소비자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 비용이 클수록 소비자는 다른 회사로 ‘갈아타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전환비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경험을 완전히 이해하고 고객 입장에서 이탈의 이익과 그에 따른 비용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자신이 자주 소비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회사에 투자하게 되면 전환 비용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변하는 환경보다 전환의 이득이 작아져 전환비용이 크며,
고객의 사업과 긴밀하게 통합된 서비스 회사의 소비자는 전환비용이 크다.
이런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환경에서 B2B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전환비용에 근거한 해자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비자 중심 회사들은 대개 전환비용이 낮은 것이 약점이다.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자가 늘수록 소비에 따른 만족감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상품/서비스의 가치가 사용자 수와 함께 증가한다면 가장 가치있는 제품은 사용자가 가장 많은 제품이며,
지배적인 네트워크 입장에서는 작은 네트워크가 파산하고 만족감이 큰 지배적인 네트워크가 커지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사용자가 용이하게 늘어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사람이 소비할 수 있는 정보나 지식에 근거한 사업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물리적인 자본에 근거한 사업에서는 찾기 힘들다.

초기 시장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효과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다.(중국 알리바바 vs 이베이)

네트워크 효과는 다른 참여자에게 열리지 않는, 닫힌 네트워크일 때 더 강해진다.

원가 우위

어느 기업이 상품을 다른 경쟁자에 비해 싸게 생산할 수 있고, 이를 다른 회사가 모방할 수 없다면 이 기업은 그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다.

저비용 프로세스

어느 기업이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원가우위에 근거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 사업자가 모방을 위해서는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경해야 하거나, 투자 여력이 부족한 등 모방이 불가능한 상황이 있어야 한다.

만약 구조적으로 모방이 어렵다면 일시적 해자를 가지게 되지만,
경쟁자의 실수나 나태함 위에 세워진 해자는 강력한 해자가 아니다.

유리한 입지조건

무게/부피당 가격이 적을수록 핵심 원료 및 시장까지 운송료가 중요한 경쟁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저비용 공급자(ex. 중국 제철회사)가 등장할 경우 경쟁력은 약해진다.

유리한 자산에 대한 독점적 접근성

저비용 생산에 유리한 자원을 독점적으로 사용할수 있는 기업은 해자를 갖는다.
사우디 아람코의 경우 원유를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전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생산 기업으로서 광범위한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

경쟁사, 시장 규모와 비교하여 상대적인 규모가 중요하다. 유사한 두 개의 기업이 있다면 규모의 경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규모 유통망은 구축에 드는 고정비가 크지만, 일단 경제성을 확보하면 배송건이 증가할 때마다 늘어나는 이익은 엄청나다.

제조규모가 클수록 고정비가 분산되어 비용상 우위를 점하게 된다.

틈새시장, 특히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기에는 시장 규모가 작고 하나의 회사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라면 작은 회사도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다.

해자의 침식

상황이 변하면 해자도 무너질 수 있으며, 침식의 징후를 최대한 조기에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경쟁

파괴적 기술의 등장은 해자를 무너뜨린다.
(필름 vs 디카, 신문/장거리전화/음반 vs 인터넷)

파괴적 기술은 직접 기술을 판매하는 사업보다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의 해자를 더 크게 손상시킨다.

산업구조 변화(=협상력의 변화)

대형 할인점과 같이 고객 그룹이 통합될 경우 소비자의 희소성이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협상력이 약화되고, 결국 경제성이 악화된다.

중국 등 저임금 노동력이 유입될경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제조업체의 경제성은 악화될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국영기업이 진출하는 것과 같이 비합리적인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공급이 늘어나게 되어 경제성, 해자가 약화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석유화학·태양광 신용전망 ‘부정적'” | 연합뉴스 (yna.co.kr)

해자를 침식시키는 (외형=매출) 성장

경영자는 대개 매출 극대화를 추구한다.
따라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M&A가 추진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력 없는 분야로의 진출은 해자를 약화시킨다(= 잘못된 자본배치).

고객의 지불가격 역성장

B2B 기업에서 원청기업의 가격 인하요구, B2C 기업에서 가격 동결 등은 협상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해자의 발견

좋은 산업에 집중하라

고객의 충성도가 높고 전환비용이 높은 특성을 갖는 산업에서 좋은 기업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ROE, ROA, ROIC를 통해 수익성을 측정하고, 그런 기업이 많은 산업을 따라가라.

예를 들자면(팻 도시, ‘경제적 해자’ 내용중),

  • 자동차 부품산업은 살인적인 경쟁을 해야 하는 산업이다.
  • 통신 기업은 규제환경이 좋은 국가에서 경영하는 회사를 골라야 한다.
  • 미디어 산업은 유통 채널의 다양성과 채널에 대한 통제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괴적 기술의 위협을 많이 받는다.
  • 틈새시장을 지배하는 소규모 의료기기 기업에 해자가 있다.
  • 소비자 서비스 기업은 전환비용이 낮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소비자 경험을 구축하여 고객 충성도를 높인 기업은 해자를 보유한다.
  • B2B 기업은 고객의 업무와 통합을 통해 전환비용을 강하게 발생시킬 수 있다.
  • 소비자 상품 기업은 브랜드에 기반한 해자가 있으나, 브랜드가 없어지거나 저가 노동력이 산업 구조를 바꿀 경우 해자가 침식될 수 있다.
  • 1차 산업에서는 원가우위를 갖는 기업이 소수이다. 경기가 악화될 때 이 소수의 기업들이 같이 할인되면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에너지 기업은 수송의 어려움 때문에 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 전력 기업은 규제기관의 정책을 정확히 파악하라.

분석 메커니즘

장기간에 걸친 자본수익률을 통해 상당한 자본수익률을 달성했어야 한다.
만약 과거에 수익률이 낮았던 기업에 투자하려고 한다면 회사 내/외부의 긍정적 변화로 인해 높아질 것이라는 명백한 근거가 필요하다.

높은 자본수익률이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현재 높은 수익을 달성했더라도 경제적 해자가 없는 기업이라면 미래에 주주가치를 얼마나 창출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도박이나 다를 바 없다.

해자의 지속성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다만, 이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해자의 지속성을 설득할 논리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합리적인 피드백을 받아 타당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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