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처럼 하락장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큰 뉴스에 집중하게 된다.
나는 퇴근하면서 알고리즘의 선택으로 삼프로 클로징 벨 라이브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누군가는 이런 동영상을 시청함으로써 오늘을 알차게 보냈고 주식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착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국 금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평선과 현금화, 섹터와 주도주, 수급과 외인/기관의 매매동향, 환율과 국제정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시장의 실수를 이용하는 투자 전략이다.
솔직히 한 20분 정도 운전하면서 듣는데도 시간과 생각하는데 들인 집중력이 아까웠다.
차라리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정리하는 뇌’에서 말하는 ‘몽상가 모드’로 뇌 상태를 유지했다면 더 맑은 정신으로 다른 쓸모있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학창시절 미국에서 체스 동아리에 가입해서 꽤 열심히 활동했었다.
대회에도 나가면서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기억이 생생하다.
그 중에 내 체스 실력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말이 있다.
“If you play in hopes of opponent’s mistakes, you will never be able to beat an opponent who doesn’t make mistakes.
(상대방의 실수를 바라는 플레이를 하게 되면 실수하지 않는 상대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사실 선생님이 뭐라고 말했었는지 정확한 워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핵심적인 메시지는 계속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체스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위와 같이 킹(왕)과 퀸(여왕)을 더 점수가 낮은 나이트(기사)가 동시에 공격하는 것을 “fork”라고 한다.
백이 실수로 이런 공격을 허용하면 게임을 이길 수 없다.
사실 내 실력에는 대회라는 긴장감, 시간에 대한 압박으로 상대방이 실수할 때가 빈번했다.
하지만 예선 리그가 끝나고 토너먼트에 들어가면 점점 상대방이 실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돌이켜보면, 결국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체스판에서 중앙 공간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킹(왕)이 있어야 할 위치에 대한 방어 구조를 견고하게 하면서,
상대 핵심 기물에 대한 공세를 집중할 수 있도록 폰(병사) 구조를 만드는,
‘구조적 접근’을 더 공부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지름길이었다.
그렇게 구조를 유리하게 가져가게 되면 상대방의 실수가 ‘강제’되는 경우가 많았고,
큰 실수 없이도 자연스럽게 게임이 유리하게 흘러가면서 이기게 되었다.
시장의 실수보다 좋은 기업에 집중하라
주식 시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주식은 예측이 아닌 대응이다”
네이버에서 ‘주식은 대응이다’로 검색을 해보니 바로 전문가 한 분이 쓴 ‘유료 글’이 나온다.

시장의 실수를 이용하는 전략은 비효율적이다
대응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뉴스가 공개되어 불확실성이 없어졌는데도,
시장이 적정가치를 잘못 평가하여 적정한 가격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의 실수를 노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좋은 뉴스가 나왔는데 매수로 ‘대응’하는 것은 시장이 충분히 좋은 뉴스를 반영하지 못했기를 기대하는 것이며,
나쁜 뉴스가 나왔을 때 매도로 ‘대응’하는 것은 시장이 충분히 나쁜 뉴스를 반영하지 못해서 손실을 줄이고 빠져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여러번 강조해왔지만 다시 한 번,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현가능성’이다.
시장이 반복적으로 적정가치를 찾는데 ‘실패’하길 바라는가?
같은 뉴스에 대해 시장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반복됨에 따라 그 실수의 크기도 빠르게 줄어든다.
결국, 이런 전략을 사용한다면 당신은 항상 새로운 뉴스를 찾아 전전긍긍해야 하며,
그 뉴스가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가치평가를 하는데 끊임없이 시간을 낭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뉴스를 모니터링하면서 발생하는 집중력 낭비는 보이지 않지만 큰 비용이다.
상대의 실수를 이용하는 전략은 실수를 알아차리고,
최적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신속함과 민첩성이 필요하다.
체스는 턴제 게임이며, 작은 차이로라도 이기기만 하면 끝인 게임이기에
‘실수’를 기다리는 전략이 하수들의 세계에서는 유의미한 전략이 되기도 한다.
(초기 체스 대회에서의 내가 그랬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기대수익률이 중요하다.
대응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시장의 ‘실수’에 기댄 전략이기에 이렇게 해서 벌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다.
반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발굴한 좋은 아이디어를 통한 수익은 상한이 없다.
한 두개의 훌륭한 투자 아이디어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압도적으로 끌어올려준다.

다른 종목들도 일반적인 시장 수익률(국장 평균 0.8%, 미장 평균 3.6%)을 압도했지만,
JYP Ent. 때문에 포트폴리오 평균 수익률이 29%까지 올라간다.
시장의 실수를 이용하는 전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가장 본질적으로, 시장은 대체로 당신보다 현명하다.
주류 경제학의 효율적 시장 가설(EMH : Efficient Market Hypothesis)까지 가지 않더라도,
다음 질문들에 한 번 답해보면 이는 명백하다.
어떤 뉴스가 공개되었을 때 당신은 이미 ‘공개된 정보임’에도,
찰나의 순간에 그 뉴스와 관련된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
해당 뉴스와 관련된 의사결정권자,
관련 기업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현직 종사자들 보다
일관되게 명백히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는가?
그리고 그 뉴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정도와 앞으로 반영되어야 할 정도를 정확히 구분하여 전문가들보다 더 낫게 평가할 수 있는가?
어쩌면 당신이 실수라고 인식하는 시장의 대응이 오히려 최적 대응의 결과일 수 있다.
시장은 실수하지 않았는데 실수라고 착각하면 저수익 고위험 투자를 하게 된다.
결국 주식투자가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실수를 정확히 발견해야 수익을 더 크게 낼 수 있는,
내가 실수했다면 잃을 수도 있는 ‘확률 게임’으로 바뀐다.
반면, 가장 좋은 기업을 찾는데에는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불필요하다.
좋은 기업이라도 성장 경로에서 최근의 몇 일처럼 내재가치와 전혀 무관한 노이즈로 주가가 하락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그럴 때 사전에 검토해둔 좋은 기업의 리스트를 돌아보면서,
시장이 패닉할 때 ‘적당한’ 가격에 기업의 일부를 내 자산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의 전부이다.
어떤 사람은 가치투자 전략을 대응 전략과 ‘병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낮은 재현가능성과 집중력의 낭비는 동일하다.
어쩌면 정체성이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적정가치를 판단하는데 집중하면 노이즈에 신경쓸 여력 자체가 없다.
LTO에서 뉴스를 커버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 분들도 특정한 채널, 산업, 주제에 집중해서 관심과 주의를 집중해주시길 바란다.
그렇게 했을 때 본인의 성과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LTO는 개인의 성장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그렇다.
내가 성장하고, 성과가 개선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특정 개인이 희생하기보다 스스로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최고의 노력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모두의 성과가 개선되는 것이 내가 바라는 플랫폼의 방향성이다.
기본 투자 전략 : 공을 쫓아 다니지 말고 사람을 보라

모든 구기종목에서 수비수가 공을 쫓다 보면 공격수보다 더 움직이고, 늦게 반응하게 된다.
공을 골대에 넣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골문 앞까지 가서 슛을 쏴야 한다.
그렇기에 사람을 보고 막아야 한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뉴스를 쫓아다니기보다 뉴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을 봐야 한다.
투자를 하다 보면 투자하는 기업에 호재가 발생할 때가 많다.
LTO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로만 한정하더라도 JYP에 대해 한한령 해제 기사가 나왔으며,
인카금융서비스는 금융위에서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검토중이며,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상지재활로봇 시장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나왔고,
DoorDash는 월마트와 협업한다는 기사로 주가가 크게 올랐고,
하나투어는 중국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뉴스가 나올 것을 예상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런 뉴스의 가능성들을 모니터링하고 쫓는다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인하는데 필요한 집중력을 꾸준히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보다는 구조적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는 기업에는 좋은 뉴스가 저절로 찾아온다.
한한령 해제,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은 엔터, 여행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산업 자체의 내수진작 효과가 크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도 허용했을 때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다.
인카금융서비스는 보험산업에서 협상력을 보유한 독립 GA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감독하기 어렵고, 따라서 자발적인 감독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피앤에스미캐닉스의 상지재활로봇 시장 진출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으며, 회사가 당초 약속했던 스케줄을 착실히 지켜나가고 있는 ‘좋은 기업’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DoorDash는 last-mile delivery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오프라인 유통사 입장에서는 자체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이들과 협업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며 즉각적인 사업확장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전략이다.
좋은 기업을 찾자.
결국 뉴스를 쫓아 대응하는 전략은 썩은 고기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의 전략과 같다.
(하이에나 비하 죄송합니다)

사자가 다 못 먹은 고기를 찾아 근근이 배를 채우기보다 정말 영양가있는 살진 먹이를 찾아 사냥하는 동물이 결국 초원의 왕이 될 피지컬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every opinion matters

‘Black Lives Matter’는 미국 흑인에 대한 미국 경찰의 폭력적인 과잉진압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항하는 불복종 시민운동이다.
의미는 ‘흑인들을 경찰이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억압하려 하지만,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의미있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주식판’에서는 특히나 타이틀이 중요한 것 같다.
주식 방송을 보고 있으면 서울대 경제학과, MBA 유학, IB 근무경력, 30년차 애널리스트..
하지만, 이런 타이틀이 중요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성과를 명확히 측정할 수 없고,
가치있고 재현가능한 조언을 할 진짜 전문가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피터 린치 형님이 말하셨듯이, 역시 주식판에는 프로가 없다.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면에서는 주식으로 돈을 버는 ‘직업인’들보다 훨씬 유리한 경우도 많다.
그리고, 수많은 유사 전문가들이 아직도 ‘주식 시장은 대응’이라고 대중을 현혹시키고 있다.
그들이 틀렸다.
자신의 배경, 타이틀을 무기로 이미 나온 뉴스를 이리저리 해석해서 시장의 의견을 이끌고,
주가가 예상한 방향으로 한두번 움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반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여기에 노력을 쏟는 것은 대개 비효율적인 낭비이다.
그들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혹은 나이들었다고, 교육을 덜 받았다고, 주식 경력이 짧더라도 좋은 주식을 찾아가기 위한 의견이라면 훨씬 더 가치있다.
(사실 비교가 무의미하다. 뉴스 대응은 가치가 0이기에)
Young/Old opinion matters.
Uneducated opinion matters.
Amateur opinion matters.
Woman’s opinion matters.
나는 LTO에서 어떤 비주류 투자자의 아이디어도 가치있게 고민되길 바란다.
그리고 실제로도 가치있다.
Every opinion matters.
이것이 내가 이 플랫폼을 시작하고 노력하고 있는 이유이다.
다양한 의견에 대한 포용의 한계는,
주식을 도박의 영역, 대응의 영역으로 끌어가려는 주식판의 주류적인,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의 인식과 주장이다.
왜 그런 시도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는 계속해서 설명해왔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강조할 것이다.
이런 비합리적인 이유로 아이디어를 합리화하려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지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전제 – 주식 매수는 자기 책임하에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며, 기업이 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하고, 좋은 뉴스보다 좋은 기업을 찾아가야 한다 – 를 충분히 내재화한 합리적인 의견이라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건전한 아이디어가 이 플랫폼에 더 많이 공유될 수 있을 것으로 믿으며,
2분기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진행하면서 많은 신선한 충격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스터디원 모집을 진행했고, 앞으로도 모집을 지속할 계획이다.
요약하자면 리포트/뉴스, 메가트렌드, 피드백 중 역할을 정하고,
투자 아이디어(BM, 성장성, 경제적 해자, 협상력, 자본배치, 밸류에이션 중 하나)를 제시하면,
활동과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서 4.5일에 1분기 결산을 하면서 시상할 계획이다.
LTO 스터디 활동 : 1등 10만원, 2등 8만원, 3등 6만원, 4등 4만원, 5등 2만원 현금 or 기프티콘
투자 아이디어 : 1등 30만원 2등 25만원, 3등 15만원 현금 or 기프티콘
더 많은 참여와 활발한 의견 제시를 통해 더 좋은 기업에 집중하는 건전한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
가치투자 커뮤니티를 성장시켜나가고 있습니다.
운영 계획과 방향성을 한 번 읽어보시고,
텔레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으니 공감이 가신다면 참여해주세요!
쌍방향 소통을 원하는 분들은 카카오톡 채널로 와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자료실을 통해 리포트, 뉴스도 공유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