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투자 환경 평가
2024년은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특히 연말에 부정적 이벤트가 집중되면서 모든 투자자에게 힘든 한 해가 되고 있다.
금투세 도입 여부에 대해 끝까지 여야가 대립을 이어갔고, 폐지까지 험난한 논의 과정을 거쳤다.
개인적으로는 사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결정권을 보유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24.11.4일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그렇게 올해 투자도 해피엔딩을 맞는가 싶었다.
(결과적으로 12.10일 금투세가 최종 폐지되었다. 금투세 폐지 찬성 누른 이재명 대표 – 뉴스1)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11.5일 미국 대선이 있었고,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트럼프 정책이 강하게 추진될 여건이 마련되었다.
한국은 대표적인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이며, B2B 기업들이 많아 자유무역이 확대될수록 기업들의 이익이 커진다.
트럼프를 통해 미국인들은 미국중심 고립주의, ‘관세 인상’, ‘보호무역 기조 확대’로 인한 자유무역 위축, 미국내, 지역적으로 가까운 나라 간 무역 확대를 선택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실이 된 이후 대한민국 증시를 급락시켰다.
그리고도 끝이 아니었다.
12.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했으며,
한국을 합리적인 선진 경제라 생각하고 투자하던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계엄으로 인해 발생한 탄핵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연이은 탄핵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결국 세계 증시와 나름대로 동행해오던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중 고점에서 급락했다.
코스피는 7.11일 2,896.43에서 11.4일 2,588.97, 현재 2,404.77로 17.0% 하락했으며,
코스닥은 3.26일 922.57에서 11.4일 754.08, 현재 665.97까지 28.9% 하락했다.
YTD를 기준으로 하면 코스피는 2,655.28에서 2404.77로 9.4%, 코스닥은 866.57에서 665.97로 23.1% 하락했다.
이런 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투자자가 흔치 않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게 아닐까?
하지만 이런 하락장에서도 투자자는 무엇인가를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왜 특정 주식에 투자했으며, 개별 투자/매매 결정이 충분한 근거와 숙고 과정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24년 투자
나는 결과적으로 소폭의 수익으로 ’24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수익여부보다는 ’24년 업데이트한 몇 가지 투자 원칙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확신이 아무리 커도 일정 수준 이상의 비중은 정당화될 수 없다
나는 JYP 비중이 과도하게 높았다.
23년 JYP가 14.6만원에 도달했을 때도 고평가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주식도 시장의 오해로 주가가 상상 이상으로 하락할 수 있으며,
따라서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과도해지면 안 된다는 점을 배웠다.
결국 JYP에서 고점 대비 10억원 이상 평가손실이 나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전반적으로 좋은 주식들에 많이 투자했음에도 성과가 저조한 가장 큰 이유가 됐으며,
앞으로는 아무리 확신이 들더라도 비중을 일정 절대적인 수준 이상으로 가져가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장주는 함부로 팔면 안 된다
그럼에도 성장주에 대해서는 주가가 많이 올랐더라도 지속적으로 적정가치를 재산정하고,
해자와 수익성, 밸류에이션을 확인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머물러있어야 함을 다시 확인했다.
인카금융서비스 액면분할이라는 가치와 무관한 이벤트에 주식을 상당 부분 매도했었는데,
그 덕분에 주가가 급등한 구간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냈었다.
좋은 기업의 지분은 투자 아이디어가 깨지지 않는 한 팔아선 안 된다.
엠아이텍에서도 소폭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으며, 25년에는, 그리고 앞으로 더 나은 경영과 자본배치로 기다린 기간을 큰 폭의 수익으로 보상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좋지 않은 투자 아이디어에 유혹당할 환경을 만들지 마라
아이러니한 것은 가치투자 관점보다는 트레이딩, 이벤트 드리븐 관점에서 접근했던 이오플로우에서 큰 폭의 수익이 난 것이었다.
이오플로우가 아니었다면 JYP에서의 손실을 만회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오플로우는 정말 운이 좋았었다.
인슐렛이 제기한 가처분에 대해서는 법리를 검토해보고 이오플로우가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고,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
다만, 장기적으로 동행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기존의 투자 원칙에서 벗어난 투자였다는 점에서는 반성한다.
그만큼 JYP 하락으로 내 자신의 투자가 코너에 몰렸었던 영향도 있었으며, 만에 하나 가처분에서 이오플로우가 패소했었다면 24년에는 정말 치명적인 손실을 볼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돌고 돌아, 아무리 투자 아이디어에 확신이 있더라도 비중은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정리하는 뇌
정말 투자에 유용한 경험은 의외로 투자 공부로부터 습득한 게 아니었다.
‘정리하는 뇌’를 읽은 것이 나에게는 크게 득이 되었다.
(서평 및 내용 정리는 이 글을 참고하라)
우선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결정의 수를 줄이고 핵심적인 정보의 습득과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뇌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는 결정과 판단을 강요하는 단타, 모멘텀 투자 방식이 잘못된 투자 방식이자 성과를 개선할 수 없는 투자 방법임을 확인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가져다 줄 투자 아이디어를 구성하고 검증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데 대한 근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구성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반드시 한 번에 할 필요가 없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무게를 추정하는 프로세스와 같이 좀 더 쉬운 과제로 나누어 수행하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투자 아이디어도 좀 더 답하기 쉬운 질문 6가지로 세분화하면 답하기 쉬워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LTO를 운영해나가야 하며, 이렇게 정형화했을 때 내 투자 아이디어도 좀 더 선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 아이디어 발굴이라는 ‘복잡하고 큰 과제’를 적절히 분할하는 방향으로 LTO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24년 투자 커뮤니티 운영
24년에는 투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큰 변화가 있었던 한 해다.
4년차에 접어들었던 스터디를 그만두고 시작했던 또 다른 스터디도 잘 운영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운영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나는 독립적인 투자판단을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내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의심이 생길 때가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바라고, 생산적인 비판을 통해 성장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치투자 관점에서 성장주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이 적용할 수 있는 ‘넓은 길’이라는 데에 대해서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조화시켜 다른 사람을 이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내 투자 방식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비판과 검증을 구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이를 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LTO 플랫폼, 텔레그램 채널, 카카오톡 채팅방, 네이버 까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되었다.
결국 모든 것은 하나의 목표로 통한다.
이 플랫폼에서 통용되는 정보가 가치있다는데 동의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이에 따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성장주 가치투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에서 내가 지출할 돈이 그렇게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그 과정 속에서 내 투자 방식이 더 단단해지고, 실수가 줄어들 것이며, 결과적으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바르게 투자한다면 이 플랫폼에 머무르는 사람들도 충분히 그 과실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5년을 준비하며..
’25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LTO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물론, 내가 더 열심히 해서 투자성과로서 증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일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 동참하는 동료가 많다면 그 길이 훨씬 즐겁고 부담이 덜할 것이다.
나는 네이버 까페에서 6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분할된 논의가 차츰 심화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지금 수준의 논의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많은 유용한 투자 정보를 얻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해자의 근거로서 ‘네트워크 효과’가 투자 커뮤니티에도 적용된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참여할수록 더 적은 부담으로 더 큰 효용을 누릴 수 있게 되고,
그 효용을 바라보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된다.
그런 구조적 선순환을 인식하고, 더 많은 사람이 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금씩의 힘을 모아준다면, LTO가 결과적으로 그 어떤 투자 공동체보다도 유용한 정보를 풍부하게 생산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우선적으로 내가 현재 직장 내 직책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는 힘을 모아줄 분들을 계속해서 모아가려고 한다.
현재 다섯 가지 역할을 수행할 스터디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아래는 텔레그램에 올렸던 모집글이다.
각 항목을 선택했을 때 구체적인 역할은 공유드린 LTO 비전 글을 참고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a) 리포트 업로드 : 일주일 중 한 요일 특정 시간(1시간)을 정해 와이즈리포트에 접속해서 이미 올라온 당일 리포트와 중복되지 않게 10개의 종목 리포트를 업로드하는 것(산업 리포트는 제가 오후에 올립니다. 예시 참조)
b) 뉴스 업로드 : 특정 채널(텔레그램 채널 or 신문사 or 특정 산업)을 맡아서 일 주일에 3건 이상 뉴스 업로드(뉴스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본문에 copy and past, 제목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종목 명시, 예시 참조)
c) 리포트/뉴스 정리 : 일 주일에 한 건씩 뉴스/리포트 올라온 글 중 하나의 FACT를 요약하고 그 것이 투자 판단의 6가지 요소(BM, 성장성, 경제적해자, 수익성, 자본배치, 밸류에이션) 중 어느 것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의견을 제시(예시 참조)
d) 메가트렌드 분석 : 한 달에 한 건씩 트렌드를 발굴하고 트렌드가 실현될 가능성과 그것이 어떤 산업/종목에 수혜가 될지, 그 수혜가 될 가능성이 왜 높은지 분석
e) 피드백의 경우 일주일에 두 건씩 분석글에 대한 의견을 남기고 원 작성자와 결론을 내는 것
이렇게 해서 스터디원들끼리, 그리고 저와 신뢰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강화해나가길 바랍니다.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충분한 사람이 모였다고 판단될 때 혹은 내 직책에 변화가 생기는 시점에 좀 더 심화된 단계로 실제 투자 아이디어를 분업하여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지금까지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뿐인 LTO 멤버 분들께 진심을 담아 연말 인사를 드리며, 같은 길을 걸어달라고 간청드린다.
You Are My Unive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