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GO, 역진귀납의 결과 우리가 도달할 곳

CRGO에 역진귀납을 적용하면 어떤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까?

경제학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선택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조금 거칠게 분류하자면 개별 경제주체의 선택을 공부하는 분야를 미시경제학,
국가 단위 정책결정자의 선택을 공부하는 분야를 거시경제학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때 주어진 조건 하에 경제주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공부하는 세부 과목이 ‘게임이론’이다.
주어진 게임의 룰 속에서 주체들의 선택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다.

각각의 선택 가능성에 따른 주체들의 효용을 나열한 것을 게임트리(game tree)라 하고,
각 마디(영어로는 node라고 한다)에서 효용을 가장 크게 하는 선택을 한다고 할 때,
게임트리 가장 마지막 마디부터 최선을 다한 선택의 결과를 예측하여 순차적으로 각 플레이어가 선택할 대안들을 찾아나가 결국 합리적 선택의 결과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을 ‘역진귀납’이라 한다.

위 게임트리 구조가 정해져 있다면 가장 나타날 가능성 높은 결과는 무엇일지 예측해보자.

나는 가치투자자, 장기투자자는 역진귀납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주어진 정보를 최선으로 종합하여 어떤 기업의 최종 모습이 어떨지를 그리고,
희망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은지를 평가해보는 것이 가치투자자에게 가장 핵심적인 능력이 아닐까?
그리고 CRGO가 최종적으로 도달하게 될 기업 모습을 감안하면 지금 주가의 움직임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역진귀납과 반도체 산업

이런 관점에서 최근 시장의 모습을 보자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나는 반도체 투자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특히나 지금처럼 주가가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마이크론 내부자가 대량으로 주식을 매수했다든지 일론 머스크가 마지막 병목은 반도체라고 했다든지 하는 발언만을 믿고 투자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 게임이 충분히 오래 지속되었을 때, 가장 강한 플레이어들,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한 결과는 무엇인가?”

중국은 계속해서 반도체 장비를 국산화하고 있으며, 그 마지막 퍼즐인 EUV 노광장비조차도 시장 예상보다 훨씬 앞서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지난 주 핫했던 트럼프의 무역확장법 232조의 의미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MAGA의 기치 아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반도체도 미국 내에 밸류체인을 형성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한을 180일로 정해두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반도체 생산능력 증설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론머스크도 자본을 투입하여 반도체 생산을 추구하겠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2나노 반도체 공장 설립 장담”, 삼성전자 TSMC 겨냥

이론적으로 시장 규모가 두 배 커져도 생산 주체가 두 배 늘어나면 협상력이 유지되지 못한다.
게다가 비시장적 경쟁자인 중국의 진입은 막을 수 없다.

이 최종 시나리오가 실현되었을 때 가장 위험한 부분은,
반도체 설비는 한 번 지으면 멈추기 어렵고, 감가상각은 고정적으로 소요되며, 철수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이 시나리오가 자주 무시되는 이유는 중국 국산화가 아직 부족해보이고, 당장의 실적은 좋으며, 기술격차가 커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진귀납은 이렇게 말한다.

“끝에 도달했을 때 무엇이 남는가?”

이 관점을 시장이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항상 반도체 증익 사이클에 멀티플이 줄어들면서 손실을 본 주주들이 이건 시장이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국면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주주들의 주장과는 달리 이런 사이클은 반복되어 왔다.
그리고 “This time it’s different”가 영어에서 가장 비싼 네 단어라는 말은 너무나 유명하다.

CRGO가 도달하게 될 미래 모습

몇 주 동안 팔로업 했던 바와 같이 말이 안 되는 억지로 주가가 많이 내려왔다.
억지라기보다는 유동성이 좀 부족한 가운데 몇몇 사람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팔기만해도 주가가 하염없이 하락했고, 그 하락이 더 큰 하락을 가져왔던 것 같다.

하락을 처음 촉발한 원인은 non-recurring 매출 감소로 3분기 컨콜 때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다소 낮게 잡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뉴스는 CEO의 사임이었다.
$3.3~$3.4를 왔다갔다 하던 주가가 2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내재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이번 KPI 발표로 시장이 CRGO가 견조하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 대한 확신을 다시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유동성이 적고 적자기업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다시 2달러 초반의 주가로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CRGO가 보유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내재가치이며,
잠재력이 현실화되는 시점의 기업의 모습이며, 그것이 역진귀납을 통해 내려야 할 결론이다.

CRGO ‘25.3Q 컨콜에서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단서들

컨콜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복기해보면서 우리가 최종 모습을 그리는 데 있어 몇 가지 단서로 찾을 수 있는 조건들을 확인하여 이 게임의 룰이 무엇인지 파악해보려고 한다.
Freightos Limited (CRGO) Q3 2025 Earnings Call Transcript | Seeking Alpha

CRGO는 유럽, 미국에서 높은 침투율을 보이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기회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더 높은 빈도를 통한 성장이다.
즉, 침투율이 이미 높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3분기 전체 시장 물류은 4% 증가했고, 단가는 6% 감소했다.
하지만 CRGO가 처리한 GVB는 27% 증가했다.

이런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한 번 입점하게 되면 사용자(cohorts)들이 평균적으로 2년 동안 3~4배 정도 거래량을 늘려나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의 상품을 사용하다가 점진적으로 더 사용량을 늘려가면서 높은 수수료의 상품을 사용하게 되는 ARPU 증대 효과가 있다.

결국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사용자들의 자연적인 사용량 증가와 사용 상품 믹스의 고가화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운 분야는 물동량 기준 세계 물동량의 90%를 담당하며,
GVB 기준 항공 물류의 3배 정도인데,
(아마도 항공 물류 단가가 더 높기 때문인 거 같다)
28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될 것으로 보이며,
벌써 솔루션 매출은 일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솔루션 매출로 고객들이 견적을 내고 정보를 얻는데 플랫폼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점진적으로 수수료 매출이 따라오는 영업 구조이다)

그리고 비용에 있어서는 현재 수준을 유지해서 26.4Q 조정 EBITDA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CRGO의 최종모습

사실 나는 현재 상태에서 최종모습이 어떻게 될지 예상하는 것은 조금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소한 올해 말 BEP를 달성하고 난 뒤에 29년까지 약 3년 동안의 성장 기간 동안 해운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성장세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줄 것이라는 확신은 갖고 있다.

‘25.3Q까지의 GVB 성장세는 23~24년 동안의 항공사와 사용자 증가세를 반영한 것으로
위 내용을 감안할 때 2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하며,
그 이후에는 사용하는 서비스 Mix의 변화로 인한 수수료율 증가가 나타나는데 걸리는 시차가 다시 존재한다.
결국 사용자 증가로부터 매출 증가가 나타나는데 소요되는 시차가 존재하며,
현재까지 이어지는 항공 물류 수요자와 공급자 파트너십 확대 추이를 감안하면 향후 3년 이상은 항공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

경영진이 말한 솔루션 매출 성장이 수수료 매출 성장을 견인하여 수수료 매출 성장이 더 빠르게 나타나는 국면이 도달하는 데에는 기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된다.
(매출 추이를 보면 아직 대체로 솔루션 매출 성장률이 수수료 매출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수요자가 공급자를 유인하고 공급자가 수요자를 유인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항공물류 부문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개연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아주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현재의 YoY 매출 성장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에 비해 26.4Q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생산원가, 판관비, R&D 등 비용은 거의 증가하지 않고 있으며,
상당 수준의 성장을 이루기 전까지는 이러한 회사 운영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26.4Q까지 ‘25.3Q의 2.8M 수준의 조정 EBITDA 적자가 해소된다면,
연말 기준 순이익은 warrant 손실을 제외하면 $1.5M 정도 적자일 것으로 예상되며,
분기 매출은 $10M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3년 동안 27%의 매출 성장이 유지된다면 29.4Q 분기 매출은 $20M 정도로 추정되며,
그 동안 비용 증가를 8%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다면 비용은 $14.5M, 분기 순이익 $5.5M,
연 순이익 $22M 정도를 Base Case로 예상할 수 있게 된다.

성장률 상회 요인은 항공 물류 성장률이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유지/개선되면서 거기에 해운 물류 성장이 더해지는 것이며,
하회 요인은 캐시카우인 항공물류 부문이 경쟁 심화, 성장률 한계 도달로 해운 물류 성장이 가져다주는 성장 효과보다 더 큰 상쇄 요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Base Case가 실현될 확률이 50%, 상회 요인이 실현될 가능성 25%, 하회 요인이 실현될 가능성을 25%로 보고 있다.
그랬을 때 연 순이익 $22M은 실현 가능성이 75% 이상이 되는 확률 높은 미래로서,
AI를 덧입힐 수 있는 플랫폼 기업, 물류 디지털화 선도기업으로서의 프리미엄을 더했을 때 최소한 PER 20배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랬을 때 시총은 $440M으로, 217.8%의 수익을의미하며, 선반영을 감안하여 ‘29.1월 해당 시총이 달성된다고 감안했을 때 연 수익률 기준으로 47%의 수익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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