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더 높이 오를 일만 남았나?

조선업은 코로나 시기 물류 대란 및 공급망 혼란, 러-우 전쟁, 이스라엘 중동 전쟁 등 물류 위기로 인해 상당 기간 우호적인 수요 증가 국면 속에 있다.

하지만 ’20년까지 지속된 장기불황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어 공급이 한정적이다.

물론 중국 조선사들의 생산 확대라는 위협이 있지만 노동자 숙련도, 기술 개발 등 단기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당 기간 동안 초과공급 국면이 해소되기 어렵다.
(경제적 해자에 대한 글에서 언급한 대로 생산 원가, 단기적인 생산요소의 독점에 근거한 해자로 볼 수 있다. 기술 우위는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에 견고한 해자의 근거가 아니다)

중기적으로는 IMO(the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 해사기구)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가 증가하여 가격 상승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류비 증가, 미중 대립 국면, 중국의 자립과 미국의 리쇼어링 및 공급망 재편이 지속되면 물동량이감소할 위험성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익 성장 내러티브에 대한 글에서 설명한 산업의 성장을 검토하는 논리와 관련이 있다)

이런점들을 고려하여 최근 발간된 조선 산업 리포트들을 리뷰하면서 현재의 조선업 초과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직 투자 매력이 있는지 점검해보겠다.

24.7.10 SK, 안정적인 백로그, 선가에 집중할 때

240710 SK 안정적인 백로그, 이제 선가에 집중할 때.pdf

조선업 업황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상장 조선 3사 모두 ’24년 하반기 다음과 같은 우호적 업황에 직면해 있다
1. 선박 가격 상승 : P 상승
2. 외국인 노동력 숙련도 확보, 외주 비중 감소에 따른 공정 정상화 : C 감소
3. 철강 가격 하락에 따른 원재료비 감소 : C 감소
4. 국내 조선기업들의 유의미한 생산 능력 확장 계획은 없음 : Q 유지
결국, 현재 수주되고 있는 고가 선박이 생산되는 3년간은 조선사들이 높은 협상력을 보유하는 공급자 주도 시장상황이 지속되어 GPM이 증가한다.
(P-Q-C 분석, GPM에 대해서는 성장 내러티브에 대한 글과, 경제적 해자에 대한 글을 참고)

이스라엘 중동 전쟁으로 수에즈 운하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희망봉을 돌아가고 있다.
같은 물류에 소요되는 운송 거리가 증가하여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재개한다.
국내 조선사도 컨테이너선 수주를 협의중으로 수주시 단가가 더 상승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익성 높은 계약을 선별적으로 수주하여 실적이 계속 개선될 것이다.

회사별 24.2Q 실적

HD 한국조선해양(자회사 HD 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은 24.3월 외국인 노동력 숙련도 확보, 외주 비중 감소로 공정이 정상화되면서 마진이 정상화되었다.
철강 가격 하락, 환율 상승으로 HD 현대미포조선이 분기 흑자전환하면서 HD 한국조선해양은 큰 폭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삼성중공업도 외국인 노동자 수급에 따라 공정이 안정화되었으나, 100% 환헷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 긍정적인 환율 효과는 누리지 못했다.
(물론, 환율의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은 최소화된다)
하반기부터는 페트로나스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부유식 액화 천연가스 관련 설비) 매출 인식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한화오션은 24.2Q까지 공정차질이 발생하여 어닝쇼크가 예상되지만, 24.3Q부터는 기저효과, 공정 정상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3사는 모두 하반기부터 P 상승, 공정정상화와 인력난 해소 및 철강가격 하락에 따른 C 감소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극대화 수주전략으로 고선가 건조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발주

수에즈 운하는 세계 콘테이너 해상물류의 30%, 상품 무역의 12%를 차지하는 곳인데,
‘23.11월 후티 반군이 이 지역을 봉쇄하면서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하는 물동량이 33배 급증하면서 동일 물류를 운송하는 데 필요한 컨테이너선 사용 기간이 급격히 늘어났고,
중국이 미중 무역갈등에 대응하여 재고를 밀어내면서 컨테이너선이 크게 부족해졌다.

물류 기업들은 ’21년 글로벌 병목현상 때 마련한 현금으로 이미 ’23년 대규모 컨테이너선 발주를 진행했고, ’23년 하반기 인도에 따라 치킨게임이 예상되었지만,
수에즈 운하 사태로 운임이 급등하면서 물류 기업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처 발주하지 못한 컨테이너선 발주가 협의중이다.
24.6월 CMA-CGM이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에 18척 발주,
Maersk, Hapag-Lloyd, COSCO 등 기업이 발주를 계획중이며,
일부는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과 계약을 협의중이다.

또한, ’23년 발주 당시 친환경 교체 발주를 진행하지 못한 하위티어 선사들의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현황

국내 조선사 수주 현황

이미 27년에 인도되는 선박은 생산능력을 다 채운 상태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CMA-CGM 18척 발주로 ’27년 인도 슬롯이 완판되었고, ’28년 인도 슬롯 완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공급자 주도 가격협상을 HD 한국조선해양이 리드하는 형국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의 50.2%가 채워져 있으며, LNG선, FLNG 등을 글로벌 탑티어 선사들과 협의중이어서 목표 달성에 큰 무리가 없다.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연 70억불 정도가 목표인 것으로 추정되며, 24.7월 60억불 규모의 수주를 기록중이다.
LNG선, 대형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협의중으로, ’23년 우려했던 수주잔고는 하반기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NG선 피크아웃?

글로벌 LNG 프로젝트에 따라 추가 소요되는 LNG선은 약 400척이다.(러시아 제외)
대부분 북미에서 진행중이며, 이를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가능성은 낮다.
중동 카타르에너지는 한국, 중국 조선사와 협의중이다.
사우디 아람코, UAE 애드녹 등의 LNG 투자 계획이 발표되어 LNG선 발주가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미 LNG기업인 NextDecade 지분을 추가 확보하여 경영권 확보 예정이다.
NextDecade는 ’23년 미국 총 LNG 수출의 31.5%에 해당되는 수출 터미널을 건설중이다.
현재 건설중인 물량 기준 LNG선 18~20척이 필요하며, 확장 계획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물량을 장기적으로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소가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은 LNG선 경험이 적고, 중국 LNG선이 고장나 문제를 일으킨 전례가 있어,
납기 및 품질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중국 조선소를 찾을 가능성은 낮다.

신조선가 상승세

조선사들은 지속적으로 선박 공급 제한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실적 개선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IMO 환경규제를 바탕으로 수주 확장 기조 유지가 전망된다.

선사들은 폐선 후 고철 스크랩을 통해 얻는 이득과 노후 선박 운용에 따른 이득을 비교하여 폐선 여부를 결정하는데, 폐선 척수가 ’20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신조선가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강한 수요를 반영하는 폐선 통계를 통해 볼 때, 신조선가 지수의 고점을 논하기는 시기상조이다.
왜냐하면, 조선소의 가격 협상력은 계속 유지될 것이며, IMO 환경규제로 선박에 요구되는 선박 스펙이 고도화되고,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24.7.17 신영, 구조조정의 완성 & 조선업 신뢰회복 구간

240717 신영 구조조정의 완성& 조선업 신뢰 회복 구간.pdf

20년 이후 매년 조선업은 수주 감소 우려로 시작했다가 사라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IMO는 MEPC 81차 심의(24.3.18~22일)에서도 하위 등급 선박에 대한 페널티를 명확히 정하지 못해서 저등급 선박 퇴출에 대한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사들은 선제적으로 대체연료를 선택하여 컨테이너선을 교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선업은 구조조정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어 ‘적은 양의 선박을 더 적은 기업들이 만드는 구조’로 바뀌었다.

24.7.26 NH, 재차 연장되는 사이클, 수주 기회는 충분

24년 하반기 컨테이너선, LNG선, 국내 군함, FLNG, MR 탱커 등 수주 기회가 많다.
특히 컨테이너 운임 급등으로 선사들의 신규 선박 발주가 재개되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LNG 프로젝트 재개, 환경규제 대응, 물류기업들의 재정여력 확보 및 점유율 경쟁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27년 인도 슬롯을 대부분 채웠고, 28년 슬롯을 제한적으로 열어 고가의 선박을 선택적으로 수주하고 있다.

신조선 발주 지속

24년초에는 높은 신조선가, 고금리로 발주환경이 좋지 않아 수주금액 감소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물류비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선 발주 재개, 탱커 발주 호조, LPG,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 강세, LNG선 발주로 양호한 수주 흐름이 지속되었다.
27년 인도 슬롯이 감소하여 선사들이 조급해지면서 조선사 협상력이 강화되었고,
원가 및 인건비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신조선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21년 컨테이너선, 22년 LNG선, 23년 유조선,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가스선이 주로 발주,
24~25년은 LNG선 등 가스선, MR 탱커,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수주가 기대된다.

신조선가 상승 추세 속에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LNG선, MR 탱커선 등의 선가 상승이 눈에 띈다.

27년 슬롯이 대부분 채워진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가격 상승을 향유하기 위해 일부 슬롯을 열어 신조선 수주를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공급자 중심 시장 현황에 따라 신조선가는 당분간 점진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수주 선종 현황 점검

컨테이너선은 선사들이 재정여력을 확보한 가운데 홍해 이슈, 미국 대중관세 이슈로 운임이 증가하여 발주가 재개되었다.
최근 중국 조선사 New Times SB,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가 컨테이너선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도 수주 논의가 진행중이다.

LNG선은 미국 LNG 프로젝트가 재개될 경우 100척 이상의 발주가 예상되며,
이 외에도 LNG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중이다.

MR 탱커는 러시아 정제유 수출제한, 홍해 이슈로 인한 톤 마일 증가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운임, 용선료가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발주가 늘고 있다.
또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교체발주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조선사 24.2Q 실적 리뷰

HD현대중공업은 건조량, 선가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생산공정 안정화, 외주비 하락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HD현대미포는 공정 안정화, 외주비 감소, 자회사인 HD현대베트남조선의 이익성장세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특히, 대형선 대비 건조 기간이 짧아 23년 수주 선박이 전체 매출의 17%였던 것이 빠른 수익성 개선의 원인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익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페트로나스 FLNG 프로젝트가 매출에 반영되어 이익 레벨이 높아졌다.
하반기 해양플랜트 매출이 재차 증가하여 이익 레벨이 높아질 전망이다.

24.7.26 삼성, 이익으로 조선주를 평가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는 중

240726 삼성 이익으로 조선주를 평가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는 중.pdf

고품질 업황 지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0년 바닥을 친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다.
다만 24년 초에는 지정학적 분쟁, 금리 인하 지연, 미국 선거 등 불확실성이 높아 선사들의 선박 구매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수주량 유지, 선가 상승, 고부가 선종 위주 수주로 수주액이 20% 증가하였다.

선종을 기준으로 유조선과 LNG선,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크게 증가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21년 수주받은 최대 규모 선박이 인도되어 선박 수급이 유리하지 않음에도 운임이 강세로 유지되었다.
이는 선주들이 미래 업황 전망을 나쁘지 않게 보고 있으며,
환경 규제 선박 운항 속도 감소로 실질 선박 수요가 증가했으며,
연비가 좋지 않은 노후선이 폐선되어 선박 수요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 선주사들이 자발적, 선제적으로 친환경선을 발주하고 있어 IMO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지 않았음에도 선박 환경규제가 강화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LPG/암모니아선은 한국 조선사 24년 수주의 19%인데 진입장벽이 높은 선종으로,
LPG와 암모니아는 화학적으로 유사하여 LPG선을 암모니아 운반선으로 전용할 수 있다.
LPG선의 한국 점유율은 54%, 암모니아 운반선은 66%, 이 중 대형선인 VLAC는 77%이다.

암모니아는 비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로, 러우전쟁 이전 암모니아는 전세계 수출의 20% 이상이 흑해로 유통되었기 때문에 현재 암모니아의 운송거리가 크게 늘어났다.
암모니아는 수소의 운반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물질로, 수소보다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친환경 에너지이다.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 증가는 한국이 점유율 방어를 용이하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조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데, 이는
1) 예상외 운임 강세를 거듭하고 있으며, 환경 규제 강화로 강세가 유지될 개연성이 높고,
2) 일본의 조선업 축소, 한국의 인력 확보 어려움, 중국 증설 지연으로 Q가 제한적이며,
3) 선박 발주가 증가하여 수주잔고가 쌓이고 있어
피크아웃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

조선업은 전통적으로 이익률 변동폭이 커서 PBR을 기준으로 평가해왔다.

현재 PBR은 2.3배 수준이었는데, 이는 ’06년 호황기 초입의 PBR 수준이다.

’06년 초호황기는 수요개선으로 발생한 호황기로, 신규수주, 수주잔고, 인도량 등 양적 지표가 급격히 개선되었는데, 현재의 호황은 공급축소로 일어난 호황기이다.
공급부족에 따른 호황기는 선박 공급을 결정하는 숙련공을 단기에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변동성이 낮고 예측가능성이 높은 호황기로 평가할 수 있다.

조선사의 손익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면서 PER 기준 밸류에이션 사용이 늘 것이다.
구조적 손익 개선의 근거는,
1) 저가 수주 물량이 소진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2) 강재 가격 인하, 인력 부족 완화로 외주비용 감소 등 비용이 줄어들고 있으며,
3) 신규 고용된 외국인의 상당수가 선박 건조 과정을 1회 이상 경험하게 되면서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 조선 노동자는 21년 4.5천명, 22년 6천명, 23년 15.5천명=총 조선 근로자의 16%)

이익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게 되면, 전기, 방산 등 기계업종은 PER이 22배 내외인데 반해 조선업종은 25년 PER 기준 20배가 되지 않아 주가 레벨업이 가능하다.

24.7.29 다올, 시작에 불과

240729 다올 시작에 불과.pdf

24.2Q 국내 조선사들은 외국인 노동자 투입, 외주단가 하락, 수주 선박 가격, 선박 단가 및 종류 구성 개선 등으로 인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하반기 철강 가격 인하, 노동자 생산성 제고, 지속적인 선박 종류 구성 개선이 이뤄져 매력적인 상황이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이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은 상황에서 컨테이너선, LNG선, 가스선 등 고가의 선박들을 선별적으로 수주받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

24.9.4 한국, 2024년 8월 커버리지 조선사 상선 orderbook 점검

240904 한국 2024년 8월 커버리지 조선사 상선 orderbook 점검.pdf

조선사들은 선별수주 전략으로 슬롯을 비워뒀는데, 한화오션은 빈 슬롯을 고가의 컨테이너선으로 채웠으며, 나머지 조선사들도 컨테이너선 프로젝트를 확보중이다.

또한, 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 수주 협의가 진행 중으로, 수주 잔고는 양적, 질적으로 탄탄한 상황이다.

24.9.20 다올, 이제 연말까지는 한국 조선 차례

240920 다올 이제 연말까지는 한국 조선 차례.pdf

최근 중국 양지장과 New Times SB는 대규모 캐파와 인력에
낮은 선가와 금융 제공이라는 무기까지 갖춰서 ’27년 인도 캐파를확대
했다.

이를 통해 MSC, ONE, Seaspan, Maersk까지 대규모 ’27년 인도분 수주를 받아갔다.
특히, Maersk는 전통적으로 한국 조선사를 선호하던 선사인데 다각화 차원에서 중국 조선사에 발주를 내서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 남은 프로젝트들은 대만의 Wan Hai, Evergreen, AP Moller-Maersk, Hapag-Lloyd이며, 이들은 전통적으로 한국 건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다만, 중국 조선사의 경우 증설을 감안하더라도 27년 생산 여력이 없어 한국 조선사밖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점유율보다는 고가의 수주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벌어들인 자본으로 미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LNG선의 경우, 진행중인 LNG 프로젝트 규모를 감안할 때, 30년까지도 수주를 걱정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결론 : 단기 매력은 충분하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리스크 산적

현재의 우호적 업황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 지정학적 위기 해결은 요원하며, 물류 비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숙련 노동자 육성이 어려워 선박 건조 능력은 제한된 수준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다.
3) 금리 인하, 높은 물류비, 중기적 환경 규제 강화는 선사들의 수요를 높일 것이다.
4) 철강 가격 안정화, 환율상승 등도 우호적이다.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단기적으로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특정 계기에 완화되어 물류비가 줄어들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 확장, 기술 개발이 위협적이다.
항상 중국의 기업들은 비시장적 경쟁자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장기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 보호무역주의,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 등으로 전 세계적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가치투자 원칙에 비추어 조선업 업황을 평가해보면,

이익성장 내러티브 측면을 검토해보면,
장기적으로 보호무역 강화, 공급망 디커플링,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 메가트렌드를 고려하면 세계적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산업 성장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또한, 중국 조선사들의 점유율 상승이 예견된다.
따라서 P, C 측면의 협상력을 바탕으로 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논리가 주된 이익 증가의 내러티브가 된다.
이는 상당히 제한적인 내러티브이다.

경제적 해자는 앞서 말한대로 단기에 생산 능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생산요소를 확보했다는 점이나, 중국 조선사들의 캐파 증설을 보면 장기적인 해자로 보기는 어렵다.

자본배치 측면에서는 높은 ROE를 장기간 유지한 이력이 없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주가와 무관히 내 실수를 성장이 커버해줄 투자처로 조선업을 투자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여진다.
다만, 단기적으로 우호적 업황이 실적으로 실현되는 과정에서 주가 상승을 향유하는 수준으로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생각된다.

펄어비스,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까?

펄어비스는 과거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회사이다.

펄어비스가 9.12일 아래 붉은사막 플레이 영상을 올리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상당히 타격감, 그래픽이 좋다.
유튜브 댓글을 보면 대부분 52분의 플레이 영상 공개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의견들이다.
펄어비스 주가는 11일 종가 대비 3거래일만에 12.4% 반등하였다.

이에 대해 최근 두 건의 리포트가 발간되어 한 번 관심을 갖고 보려고 한다.

9.13일 키움증권 리포트

펄어비스[263750]_20240913_Kiwoom_964023.pdf

게임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러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구현되었고,
게임이 독창적이고, 콘솔 기기에 포커스가 맞춰진 게임 구성으로,
트위치콘, 지스타 등을 통해 연속적으로 마케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출시 시점은 25.3Q, 분기 375만장, 4년간 누적 판매 750만장을 예상하고 있다.

9.20일 NH투자증권 리포트

펄어비스[263750]_20240920_NH_964610.pdf

10월중 중국 PC 검은사막 출시, 11월 붉은사막 출시 일정을 공개하면 모멘텀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펄어비스 주주들은 붉은사막이 8월 게임스컴에서 수상하면서 과거 22년 네오위즈가
‘P의 거짓’의 게임스컴 수상 이후 폭등했던 것처럼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sacky/222857617607
22.8.23일 게임스컴 전야제에서 ‘P의 거짓’이 게임스컴 어워드를 수상한 콘솔게임이 되면서 네오위즈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7거래일만에 45.4%의 폭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붉은사막의 수상은 불발되고, 주가는 크게 하락하였다.

NH투자증권은 붉은사막 출시를 25.3Q로 예상하고 있으며, 11월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되면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50분 플레이 영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기존 검은사막 매출이 천천히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8월 게임스컴 마케팅 비용,
4분기 지스타 참여 등 비용 지출이 본격화되어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의견의 영향으로 오늘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으로 마무리하였다.

한국 게임사의 문제점

넥슨게임즈는 왜 퍼스트 디센던트 흥행에 실패했나?

나는 몇 번 게임주에 투자해보면서,
게임을 출시하기 전에는 항상 시장이 기대를 과도하게 하다가,
출시후 흥행지표로 나타난 현실을 직면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해서 확인했다.

그리고 게임 매출 발생 사이클, 흥행 산업의 예측 불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기대감이 극대화되었을 때 투자금을 적절히 회수하는 것이 꽤 안정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넥슨게임즈가 상당히 주가가 많이 올라갔다가 지금은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고점에 비해서 정확히 반토막이 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답은 간단하다. 26.5만명으로 시작했던 퍼스트 디센던트의 이용자수가 2.7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PC(Political Correctness : 정치적 올바름)에 절여진 서구권 RPG와 다르게 과감한 미형을 구현하면서 그 신선함으로 승부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라는 점이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 유저수를 단 두달 반만에 1/10으로 감소하게 만든 이유였다.

안타깝지만 나는 펄어비스에 대해서도 똑같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펄어비스가 예전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신규 컨텐츠를 낸다고 할 때에도 유저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여 콘텐츠를 출시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국의 잘못된 장인문화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가?

한국의 교육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보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일본처럼 장인으로 오랜 기간 업력을 쌓아온 경험도 길지 않은 문화이다.
일본의 문화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장인들은 오랫동안 한 업역에서 종사하면서 시장에서 닳고 닳아 나름대로의 고객 서비스 정신을 갖는다.
그렇기에 어떻게 고객에 응대하고, 의견을 수렴할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장인들은 급격한 경제 성장, 확장기에 살아오면서 수요 증가가 공급 증가를 상회하는 삶을 살아왔고,
그만큼 고객들에게 자기 주장을 관철하며 영업해도 ‘먹히는’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잘못된 문화의 혼합이 게임계에서는 소통 부족과 공급자 주도적인 게임 개발 프로세스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를 만든 김용하 PD 같이 유저들과 원활히 소통하는 개발자도 있다.
하지만 같은 회사 PD임에도 퍼스트 디센던트의 이범준 PD는 소통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유저들의 요구를 ‘마음으로 듣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다면 펄어비스의 김대일은?
불통의 장인 그 자체
이다.
타격감과 그래픽만 쩔면 게임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건 붉은 사막이 ‘싱글 게임’이라는 것이다.
싱글 게임은 액션성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유저와 상호 관계를 맺을 일이 없기 때문에 게임의 게임성이 그렇게 강조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싱글 플레이라도 불통의 문제,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이 아니라 개발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게임이 나왔을 때 게임성 자체가 그렇게 기대되지 않는다면 결론은 ‘모멘텀 투자’,
즉,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공개되는 영상과 이를 접한 유저들의 긍정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이 극대화 되었을 때 여유를 두고 주식을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가치평가

사실, 현재 적자기업인 펄어비스에 얼마나 매출을 더해야 적정가치로 봐줄 수 있는지는 논쟁적인 주제이다.

펄어비스의 개발 일정 연기 이력

다만, 이 회사는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출시 일정 번복을 거듭한 끝에 신작을 6년만에 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17.9.14일 상장 당시 검은사막 모바일을 18년 출시하고, 18년에는 프로젝트 K, 프로젝트 V를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2017.2Q 사업보고서 내용중(17.9.29일 공시)

이후 프로젝트 K는 Plan8, 프로젝트 V는 DokeV라는 게임이라고 명명되었고, AAA급 게임으로 개발중이라는 언론플레이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웠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789972&memberNo=4505449&vType=VERTICAL
많은 투자자들이 그래도 개발력은 어느 회사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자기위로로 나오지 않는 게임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웠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Plan8은 루프 장르, DokeV는 메타버스 장르라는 언플로 4~5년간 주가를 계속 부양하다가 개발 계획이 사실상 엎어지고,
(실제 그 긴 기간 동안 얼마나 개발이 진척되었는지 어느 누구도 확인할 길이 없다. 그냥 주주 달래기용 언플 재료였는지, 아니면 실제 진척이 되다가 엎어진 것인지..)
현재는 붉은 사막을 출시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붉은 사막이 키움 추정을 충족하게 되면 적정 밸류인가?

키움증권은 붉은사막이 출시되고 누적 4년간 판매량을 750만장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콘솔 게임 특성상 초기에 매출이 집중된다는 점,
이 회사의 개발 속도가 매우 느리고,
출시 시점을 예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 매출이 장기적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최근 흥행중인 오공의 판매 단가는 7만원 정도이다.
현재가치를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7만원 판매단가를 적용하면 4년간 매출이 5,250억원, 연간매출은 1,300억원 가량이며, 여기에 영업이익 50%를 적용해도 650억원이다.

문제는 4년 이후에도 후속작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 4년 이후 후속작이 나와준다면 현재의 적자 상태를 고려할 때 4년 평균 영업이익을 600억원 정도에 맞출 수 있을 것이다.(초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것도 고려하였다.)

현재 펄어비스 주가에 600억원 정도, POR 39.62배가 합당한 밸류에이션인가?

시총 상위 주식중 적자 기업을 제외한 5개사(크래프톤 18.49, 넷마블(적자), 엔씨소프트 20.41, 시프트업 28.28, 펄어비스(적자), 카카오게임즈(적자), 위메이드(적자), 더블유게임즈 6.18, 넥슨게임즈(적자), 웹젠 8.48)의 평균을 내 보면 16.37이다.

너무 비싸다.

그리고 10월 PC 검은사막 신작 중국 출시도 객관적으로 기대 수준이 높은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이 기대 순위에 맞지 않게 망한 경험이 있고,
PC 검은사막은 검은사막 모바일보다도 이전에 출시한 게임이다.
물론 게임 흥행은 의외성이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흥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오공과 같은 AAA급 게임을 낼 정도까지 와 있는 중국 현지 게임업계 수준을 감안하면 투자 아이디어로 삼기에는 확률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감’, 그리고 붉은사막 출시 초기 한 분기에 375만장, 2,625억원의 매출, 1,3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 PC 검은사막 출시로 기대감이 빠졌을 때 매수하는 것은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적은 비중을 매수하고,
중국에서 PC 검은사막이 의외로 흥행할경우 붉은사막 출시 직전까지 홀딩하여 대부분의 비중을 수익실현하고 나머지는 붉은사막 출시 성과를 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리고 중국에서 PC 검은사막이 예상대로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 11월 컨퍼런스 콜 전후로 출시 일정을 발표하기 전까지 분할매수하여 붉은사막 출시 직전 대부분의 비중을 수익실현하고 나머지는 붉은사막 출시 성과를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증권가의 낙관적인 기대수준을 충족하더라도 게임사 평균 밸류에이션을 크게 웃도는 비싼 가격이므로 장기적으로 투자할 종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성장의 이력이 부족하며, 게임 산업 자체도 중국 기업들의 약진 속에 침체되어 있고,
ROE가 들쭉날쭉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며,
자본배치 측면에서 경영진(대주주)이 투자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모습이 관찰되지 않는다.

이렇게 평가하게 된 투자 원칙은 이 정리글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고독한 투자자, 하지만 동료와 함께라면 어려움은 줄어든다

투자자는 모든 결정을 자기 책임하에 하고, 그 성과를 스스로 누리기때문고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려울 때 지지해주고, 고민될 때 다양한 견해를 제시해 줄 좋은 친구가 있다면 어려움과 고독감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love is lonely without you
투자자도 함께할 사람이 없다면 외롭다
원래 사람은 그런 존재인게 아닐까?

투자를 하다 보면 가끔씩 너무 괴로워서 아무에게나 말을 걸고 싶을 때가 있다.

FOMO(Fear of missing out, 혼자 뒤처진다는 데 대한 두려움)가 힘든 이유는 힘듬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럴 때 잠깐이라도 대화하여 의견을 나누고 진정성 있게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런 커뮤니티를 점진적으로 구축하려 한다.

가치투자 설명서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주식투자 원칙 : 사회적 본능을 이겨내고 독립적인 기준을 세워서 싸게 사고 비싸게 팔아야 한다.

주식이 좋은 자산형성 수단인 이유 : 주식을 사는 건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며,
P, Q, C를 결정할 협상력이 있는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부를 증식시킬 수 있다.

주식으로 빠르고 안정적이게 수익을 내는 방법 : 성장하는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면 된다.
성장하는 기업을 고르려면
1. 이익 성장의 논리
2.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진입장벽
3. 효율적 자본 배치
를 확인해야 한다.

이익 성장의 논리 : 기업이 속한 산업이 성장하고, 점유율을 높여가며, 생산요소 및 소비자에 대해 협상력을 보유한 기업은 앞으로도 이익을 성장시켜나갈 가능성이 높다.
GPM(Gross Profit Margin)은 생산요소와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협상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경제적 해자 : 높은 수준의 자본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은 경쟁자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경제적 해자를 갖춰야 한다.
경제적 해자의 유형에는 무형자산, 전환비용, 네트워크 효과, 원가우위가 있다.
ROE(Return on Equity)가 장기간에 걸쳐 높게 나타난다면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 후보로 분석해볼 가치가 있다.

자본배치 : 어떤 회사가 연속적으로 높은 ROE를 보이고,
그것이 레버리지가 아닌 높은 수익성으로 달성되었다면(부채 비율이 높지 않다면) 검토해보기 좋은 회사이다.
자본배치는 CEO가 기업을 경영해온 역사, 직원이나 임원을 대하는 정책, 대외적으로 성과를 설명할 때의 투명성, 주주를 대하는 태도, 주주환원 정책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렇기에 주관이 많이 개입되며,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잘 검토해서 좋은 기업에 투자를 하게 될 때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자산을 충분히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원칙하에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나와 내가 만들어갈 공동체의 비전이다.

왜 투자 공동체인가?

가치투자는 말로는 쉽지만 실행이 쉽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 받지 않고 모든 판단을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

이 말은 수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할 때에도,
듣고 싶지 않은 단기적인 악재가 수없이 들려올 때에도
기업의 주인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굳건히 버텨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와중에도 시장은, 미디어는 끊임없이 내가 틀렸다고, 빨리 팔아야 한다고 악재를 쏟아낸다.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가는 과정에
정말 타당성 있는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지지하고,
타당성이 부족한 주장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의 표현으로 듣기 싫은 말을 해줄 수 있는 ‘진짜 동료’가 있다면 성과가 훨씬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진지하게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해보았다는 전제 하에 지지와 건설적인 비판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는 여러 번에 걸쳐 스터디를 만드려는 시도를 했었다.
그 시도가 궁극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런 실패로부터 배운 점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교훈은 내가 스터디를 만드는 과정이 ‘배제적인 프로세스’에 기반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검증하고, 프로세스를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은 배제해서 남는 사람이 스터디원이 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운영했다.

훌륭한 능력을 갖고, 진정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도 항상 높은 노력 수준을 유지할 수 없을 수 있고, 그렇더라도 그 사람이 스터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면,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배제하는 것보다 그런 사람을 잃는 것을 더 아쉬워했어야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좀 더 유연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려고 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의견을 제시하다 보면 가치투자의 유용성에 대해 공감하고, 결국에는 지지와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동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취지에서 우선 소통할 채널을 만들고, 시장의 뉴스를 정리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 플랫폼으로 이 워드프레스 사이트와 텔레그램 채널을 활용하려고 한다.

카카오톡은 광고하는 사람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피로감이 크고, 다른 플랫폼에 대한 확정성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텔레그램 채널은 메시지를 생산, 전달, 수정, 삭제하는 게 용이하고, 댓글 기능을 통해 특정 사안에 국한해서 효율적인 토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충분히 많은 분들이 참여하게 되면, 상금을 걸고 좋은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공모’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관점에 따라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될것이다.

이렇게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직접 아이디어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P.S. 동료와 함께라면 강하다.

시장탓 운탓 남탓만 하다 보면 의미 없는 데 시간을 쓰게 되고, 성과는 개선되지 않는다.

어디선가 찾은 좋은 선생님은, 고수는, 동료는 없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커뮤니티는 평생, 내가 죽지 않는 한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 오래 사는데 진심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오래 살면 누구도 이길 수 있다.

천천히 단단하게 같이 나아가자.

위 그림에 텔레그램 링크를 걸었다
채널에 들어와서 내 동료가 되어주세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저평가인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연휴 이후 첫 장에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도 장 막바지에는 그나마 하락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연휴 동안 모건 스탠리가 반도체 섹터 셀 리포트를 내 놓은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아직 늦춰지면 안되는 시점인데 늦춰지고 있다는 점,
예상되는 가격 고점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흥국증권, 대신증권에서 비슷한 논리의 삼성전자 리포트가 나와서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흥국증권 리포트

삼성전자[005930]_20240913_Hungkuk_964104.pdf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 대비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의 근거는 모바일과 PC 수요 부진, 성과급과 DRAM 부문 일회성 비용 발생이다.

일회성 비용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아닌데,
메모리 업황이 상당히 우려되고 있다.

중화권 DRAM 공급 증가 우려,
서버 수요는 견고하지만 세트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으로 인해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하여 메모리 고객사들로부터 가격인하 요구가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낮은 수준에서 매출액, 영업이익이 피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23년 메모리 업황이 완전히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에 AI 학습에 HBM이 필수적이라는 모멘텀을 받아서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상당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AI가 과거 슈퍼사이클을 만들었던 모멘텀(1차 PC, 2차 인터넷, 3차 스마트폰)과 대등한 수준으로 모든 사람의 삶을 바꾸고 있는가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 사이클 이후 클라우드, 코로나, 이번 AI까지 세번 정도의 사이클이 도래했지만,
스마트폰과 같이 디바이스 헤게모니가 변할 정도의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대신증권 리포트

삼성전자[005930]_20240913_Daishin_964146.pdf

대신증권도 흥국증권과 마찬가지 이유로 컨센서스 미스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중화권, 북미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서버 투자는 24.3Q 회복되어 서버용 DRAM 가격 상승은 이어지지만,
PC/모바일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폭이 둔화되어 메모리 재고 주수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CAPEX, DRAM 생산, NAND 생산량 추정치를 하향 추정하고 있다.

결론

다운사이클은 무섭다.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하이닉스도 손실을 본다.

주식투자할 때의 원칙으로 돌아가보자.
주식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
주가가 단기간에 8만원 후반대에서 6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분명히 지금은 부정적 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독립적 기준에 따라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주식이 충분히 쌀 때라고 볼 수 있는가?

과거의 실적, 과거의 반도체 시장 예상을 기준으로 본다면 충분히 싼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디바이스가 개발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높아진 주가에 비해 디램 가격의 고점이 낮아져서 다운 사이클이 도래하기 전에 충분한 이익을 축적하지 못한다면,
예전에 기대했던 업사이클에 비해 고점은 낮고 저점은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중국 기업인 창신메모리가 DRAM을 양산하고 있다.
https://www.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409110752202426fbbec65dfb_1/article.html
중국 기업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가격에 상관없이 수량을 찍어내는 ‘비시장적 경쟁자’로, 본격적으로 양산 능력이 확보되면 산업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LCD), 태양광 등 우리나라에서 주력산업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산업들이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의 진출로 수익성을 잃었다.

이런 사업 모델들은 안타깝게도 ‘경제적 해자’가 부족했다.
(경제적 해자가 있기 때문에 투자해야 하는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위에 언급한 한국의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고객 기업들의 사업에 필수적이고,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없는 산업 구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진입했고,
가격 경쟁을 거쳐 산업이 쇠퇴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우려가 대두된다.
벌써 약한 수요와 공급증가로 고객사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직면했다는 것은 약한 경제적 해자의 근거가 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로 늦춰지고 있지만 결국 중국의 DRAM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또, HBM까지 생산하는 단계에 있는 중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주장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CAPEX는 그냥 가만히 두면 엄청난 감가상각을 발생시킨다.
ASML의 EUV 장비의 경우 한 대에 몇 천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장비이다.
이렇게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장비가 가동률이 낮은 상태로 운용된다면 자본수익률이 높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쉽게 감산을 결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CAPEX 투자가 상당히 많이 이뤄지면서, 그리고 중국 기업의 양산 능력이 올라오면서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너무 빨리 올라왔다.
(정말 무서운 점은 중국기업의 경우 ‘비시장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감산에 협조하지 않을 거란 점이다)

그에 비해 수요의 바탕이 되는 PC/모바일 수요는 지지부진하다.

사실, 일반적인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On-device AI가 얼마나 필요할까?
사실 지금 AI 서비스의 수준과 정보의 질을 고려하면 서비스가 필요할 때 Chat-GPT 앱에 접속해서 질문해서 답을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관점에서 On-device AI는 비전프로에 이어 또 하나의 실패한 기술 주도 수요 창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시급을 다투는 용도로 AI가 사용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다)

킬러 콘텐츠, 대중의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는 공급 측면, 기술 주도적인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해주는 무언가가 먼저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 콘텐츠가 개발되기 이전에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만으로는 중국 기업의 DRAM 시장 진입으로 촉발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초과공급 구도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 같다.

이런 리스크를 고려할 때, 아직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싸다고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CAPEX에 의존하는 반도체 장비기업들은 매출이 감소할 것이다.
이들이 중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수출통제 규제를 회피해야 하는데 앞으로 점점 회피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마치 한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응하여 국산화를 추진한 것처럼, 중국도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본배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투자 방법론에 대한 긴 설명의 마지막은 자본배치이다.
자본배치는 CEO의 가장 중요한 본분으로,
현재 높은 이익률을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다.

자본배치에 실패하면 자본이익률이 줄어든다

자본이 1,000억원인 기업이 2024년 100억원을 벌었다면 자본이익률은 10%이다.
이 기업이 번 100억원을 그대로 회사 금고에 잘 저장해두고 2024년과 똑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해서 100억원을 번다고 가정하자.
2025년에는 자본이 1,100억원으로 늘어나서 자본이익률이 9.09%로 줄어들었다.
100억원을 다시 그대로 회사 금고에 잘 저장하고 똑같이 100억원을벌었다.
2026년에는 자본이 1,200억원으로 늘어나서 자본이익률이 8.33%로 줄어들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이 기업은 위임받은 자본을 충분히 잘 굴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주주들이 위임한 자본에는 처음 갖고있던 자본 뿐만 아니라 2024년, 2025년에 벌어들인 100억원도 포함된다.

주주들은 자본의 소유자이다.
주주들은 회사가 생산 설비에 재투자하여 사업 규모를 확장하든,
본업과 관련성이 있는 사업을 인수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든,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자본 수익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주주자본을 경영할 대리인으로 대표이사 이하 경영진을 임명한 것이다.

만약 벌어들인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현재의 이익률이 높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하기 어려우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요구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다른 수익률 높은 자산으로 비중을 옮기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자산으로 옮겨가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충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다.

CEO는 자본을 어떻게 배치하는가?

CEO는 사업에 필요한 현금을 만들어 이를 적절한 사용처에 배분해서 자본이익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금을 만드는 방법

CEO가 현금을 만드는 방법에는 주식을 발행하거나, 부채를 발행하거나, 사업의 현금흐름을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

주식을 발행하면 현금이 기업으로 유입되는 대신,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된다.

최근 이오플로우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시총의 30%에 달하는 유상증자로, 발표 이후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사실 증자를 하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자본금이 유입되는만큼 지분이 희석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 지분가치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회사가 주주에게 자본 납입을 요청하는 외의 다른 방법으로는 자금을 모집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시그널을 주게 된다.
이오플로우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주주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기에 시장이 유상증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물론, 소송 진행으로 인한 예상밖의 비용 지출이 있었던 사정은 정상참작이 필요하다)

이런 방법보다는 회사채 발행이 나은 형태였겠지만, 올해 벌써 두 번이나 CB를 발행했기 때문에 더 이상 부채를 발행할 방법이 없었다.

또한, 유통망 구축, 국가별 인허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 제약으로 인해 급격히 이오패치 사용자수를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사업의 현금흐름도 조정하기 곤란했다.

결국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정상참작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자본(현금)을 배분하는 방법

CEO는 위에 열거한 방법들을 통해 획득한 현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자본을 배분하는 방법에는 크게
1. 기존 사업에 재투자
2. 다른 사업을 인수
3. 배당
4. 부채 상환
5. 자사주 매입
정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자본배분이 기업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파악해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자본이익률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CEO의 책임이다.

JYP의 경우 ROE가 최근 3년 동안 20%를 상회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높지 않게 유지되고 있어서 자본을 잘 배치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배당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현재 주가 45,2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배당수익률 또한 1.27%가 되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의 하방을 방어해주는 요소가 된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디어유, 네이버 제트, 포 바이 포 등 사업적으로 시너지가 충분한 회사들에 투자하여 그 수익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디어유 투자로 대박난 JYP, 벤처캐피탈 설립…신사업 본격 투자 – 머니투데이 (mt.co.kr)

또한 일본, 미국, 남미 등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여 현지화 아이돌 라인업을 런칭하고 있다.
현 시점에는 반응이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NiziU의 앨범 판매량 반등, NEXZ의 SNS 지표 급등세로 미루어 보아 조만간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런칭한 걸그룹의 경우 한 동안 활동 소식이 없어 팬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업력을 고려할 때 기우임을 확인시켜주지 않을까 예상된다.)

A2K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런칭한 VCHA,
6개월 가량 아무 소식이 없어 팬들이 걱정하고 있다.

자본배치를 잘 하는 기업을 찾는 방법

자본배치는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가들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된 자본을 높은 수익으로 돌려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어떤 회사가 4, 5년 동안 연속으로 높은 ROE를 보이고, 그것이 레버리지가 아닌 높은 수익성으로 달성되었다면 그 회사는 검토를 시작해보기 좋은 회사이다 .

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과거 높은 ROE를 보인 회사가 앞으로도 그러한 자본배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자본배치를 잘 하는 회사로 볼 수 있다.

만약 어느 경영자가 자본배치를 잘 하는데 충분히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면,
효율적인 자본배치가 장기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과거 행적, 직원이나 임원에 대한 보상 정책,
대외적으로 성과를 설명할 때의 투명성, 주주를 대하는 태도나 주주환원 정책
등이
한 기업의 자본배치를 평가하는 추가적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P.S.

긴 설명이 끝났다.

사실 이런 원칙들을 모두 완벽히 만족하는 기업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조건에 대해 충분한 매력도가 있다면 다른 조건을 조금은 완화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업들을 수행함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함께 고민하면서 더 나은 답, 더 나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커뮤니티가 비단 주식 투자만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동행하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

경제적 해자, 이익 성장의 원천

경제적 해자가 기업의 이익 성장 논리를 설득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지만,
어떻게 기업이 경제적 해자를 보유했는지 판단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미뤄두었다.

이 글을 통해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경제적 해자가 왜 중요한가?

자본주의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수요/공급중 상대적으로 희소한 쪽이 원하는 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는다.

허니버터칩이 선풍적 인기를 끌 때는 웃돈을 주고라도 먹어보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공급 부족에 따라 공급자에게 가격을 결정할 협상력이 주어진 사례이다.

기업은 상품의 공급자이자 생산요소의 수요자이다.
따라서 다른 경쟁자가 상품을 만들거나, 생산요소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면 상품 가격이나 생산비용을 정할 때 협상력을 보유하고 초과수익을 누릴 수 있다.

즉, 소비자에게 높은 상품 가격(P)을 제시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판매(Q)할 수 있으며, 주요 생산요소에 대해 가격 인하(C)를 요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 내러티브 중에서도 경제적 해자는 특히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며,
그래서 따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며, 장기투자한다고 했을 때 투자자의 수익률은 자본이익률에 수렴한다.

이 때, 산업이 성장하고 우호적인 환경이 중첩되더라도 누구나 기업의 사업 영역에 진입/퇴출할수 있다면 자본수익률이 평균에 수렴하게 된다.

해자가 있는 기업은 경쟁자의 진입을 막고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자본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더 높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제적 해자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에 대한 평가는주관적이며, 투자자마다 미래 가치를 할인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해자가 기업에 가져다 주는 미래 이익 평가에 시장 심리가 크게 영향을 주며,
따라서 실제 기업이 갖는 구조적 강점에 비해 해자의 가치가 저평가된다.
주식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을 잊지 마라.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
실제 수익력에 비해 싼지 평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경제적 해자에 대한 평가이다.

해자를 정확히 파악하게 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살 수 있는 것 외에도
경쟁력이 불확실한(=비싸지만 실상 해자가 없는) 주식을 비싸게 살 가능성을 줄여주고,
기업의 수익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지 판단할 기준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업에 닥친 어려움이 일시적인지 치명적인지 판단할 수 있으며,
투자 대상을 좁혀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가짜 경제적 해자

경제적 해자는 경쟁자가 흉내내기 어려운 수익성을 높게 만드는 구조적 특성으로,
대다수 기업은 이런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자들에게 인기가 없고, 따라서 경영학에서는 인기가 없는 개념이다.

하지만, 투자자는 경쟁력의 원천을 계속 파고들어 진짜 해자인지 판별해서 이익이 성장할 산업, 기업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개념이다.

대표적인 가짜 해자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뛰어난 제품(히트 상품이나 서비스)은 그것을 경제적 해자로 만드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경쟁사가 모방하여 수익성이 순식간에 악화된다.
  • 높은 점유율은 현재의 성공을 설명해주지만 이를 달성한 이유가 앞으로 경쟁자의 진입을 차단해주지 못한다면 점유율을 쉽게 잃게 될 것이다.
  • 운영상 효율성은 경쟁사가 모방할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비용상 우위가 아니다.
  • 경영진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으며 언젠가 회사에서 떠나야 한다. 이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미디어의 편향 또는 패턴을 찾으려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다.

무형자산(=기업에게 독점력을 부여하는 요소)

브랜드

경쟁사 제품이 동일한 효용을 제공하는데도 브랜드로 인해 소비자의 지불용의가 높아질 경우 경제적 해자이다.

티파니의 경우 브랜드 때문에 다른 보석 회사들과 거의 동등한 제품도 비싸게 팔 수 있다.

반면, 브랜드가 있음에도 수익을 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가짜 해자이다.
만약 차별화때문에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다면,
모방하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끊임없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추가 비용 지출에 의해 유지되는 브랜드라면,
비용을 더 이상 지출하지 않아 브랜드 가치가 상실되면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없다.
이는 초과수익을 가져다 주는 진정한 브랜드 가치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비용 지출 없이도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기꺼이 감수하는지가 브랜드 가치에 의한 해자를 갖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특허

특허로 보호되는 제품은 경쟁사가 만들 수 없도록 법적으로 보호되어 있다.

하지만 특허에 유효기간이 있으며, 경쟁사가 공격하여 취소될 수 있어 영구적이지 않다.

따라서, 과거 성과에 비추어 혁신을 지속하며, 다양한 특허를 보유했을 때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규제 승인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승인이 있다면 해자가 된다.

만약 규제기관이 가격 설정에 관여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해자가 더 넓다.
한전이나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정부가 강력하게 전력, 담배 등의 가격 설정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해자가 얕다고 볼 수 있다.
전기 사용량은 급증하는데…누진요금 기준은 7년째 그대로 | 연합뉴스 (yna.co.kr)

반면 폐기물 처리업의 경우 처리 비용에 대해 정부 규제가 없다.
따라서 일단 폐기물 처리업 허가가 나게 되면 더 이상 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내줄 명분이 없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주민 반대를 무릎쓰고 추가 허가를 내줄 수 없고,
허가를 받은 기업은 해당 지역 내에서 강한 독점력을 보유하게 된다.

폐기물 처리업은 상당히 수익성이 높은 사업 중 하나이다.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승인의 수가 많을수록 해자가 더 넓다.(ex. 매립장/채석장)

전환비용

전환비용은 기업의 소비자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 비용이 클수록 소비자는 다른 회사로 ‘갈아타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전환비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경험을 완전히 이해하고 고객 입장에서 이탈의 이익과 그에 따른 비용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자신이 자주 소비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회사에 투자하게 되면 전환 비용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변하는 환경보다 전환의 이득이 작아져 전환비용이 크며,
고객의 사업과 긴밀하게 통합된 서비스 회사의 소비자는 전환비용이 크다.
이런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환경에서 B2B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전환비용에 근거한 해자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비자 중심 회사들은 대개 전환비용이 낮은 것이 약점이다.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자가 늘수록 소비에 따른 만족감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상품/서비스의 가치가 사용자 수와 함께 증가한다면 가장 가치있는 제품은 사용자가 가장 많은 제품이며,
지배적인 네트워크 입장에서는 작은 네트워크가 파산하고 만족감이 큰 지배적인 네트워크가 커지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사용자가 용이하게 늘어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사람이 소비할 수 있는 정보나 지식에 근거한 사업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물리적인 자본에 근거한 사업에서는 찾기 힘들다.

초기 시장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효과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다.(중국 알리바바 vs 이베이)

네트워크 효과는 다른 참여자에게 열리지 않는, 닫힌 네트워크일 때 더 강해진다.

원가 우위

어느 기업이 상품을 다른 경쟁자에 비해 싸게 생산할 수 있고, 이를 다른 회사가 모방할 수 없다면 이 기업은 그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다.

저비용 프로세스

어느 기업이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원가우위에 근거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 사업자가 모방을 위해서는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경해야 하거나, 투자 여력이 부족한 등 모방이 불가능한 상황이 있어야 한다.

만약 구조적으로 모방이 어렵다면 일시적 해자를 가지게 되지만,
경쟁자의 실수나 나태함 위에 세워진 해자는 강력한 해자가 아니다.

유리한 입지조건

무게/부피당 가격이 적을수록 핵심 원료 및 시장까지 운송료가 중요한 경쟁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저비용 공급자(ex. 중국 제철회사)가 등장할 경우 경쟁력은 약해진다.

유리한 자산에 대한 독점적 접근성

저비용 생산에 유리한 자원을 독점적으로 사용할수 있는 기업은 해자를 갖는다.
사우디 아람코의 경우 원유를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전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생산 기업으로서 광범위한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

경쟁사, 시장 규모와 비교하여 상대적인 규모가 중요하다. 유사한 두 개의 기업이 있다면 규모의 경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규모 유통망은 구축에 드는 고정비가 크지만, 일단 경제성을 확보하면 배송건이 증가할 때마다 늘어나는 이익은 엄청나다.

제조규모가 클수록 고정비가 분산되어 비용상 우위를 점하게 된다.

틈새시장, 특히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기에는 시장 규모가 작고 하나의 회사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라면 작은 회사도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다.

해자의 침식

상황이 변하면 해자도 무너질 수 있으며, 침식의 징후를 최대한 조기에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경쟁

파괴적 기술의 등장은 해자를 무너뜨린다.
(필름 vs 디카, 신문/장거리전화/음반 vs 인터넷)

파괴적 기술은 직접 기술을 판매하는 사업보다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의 해자를 더 크게 손상시킨다.

산업구조 변화(=협상력의 변화)

대형 할인점과 같이 고객 그룹이 통합될 경우 소비자의 희소성이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협상력이 약화되고, 결국 경제성이 악화된다.

중국 등 저임금 노동력이 유입될경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제조업체의 경제성은 악화될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국영기업이 진출하는 것과 같이 비합리적인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공급이 늘어나게 되어 경제성, 해자가 약화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석유화학·태양광 신용전망 ‘부정적'” | 연합뉴스 (yna.co.kr)

해자를 침식시키는 (외형=매출) 성장

경영자는 대개 매출 극대화를 추구한다.
따라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M&A가 추진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력 없는 분야로의 진출은 해자를 약화시킨다(= 잘못된 자본배치).

고객의 지불가격 역성장

B2B 기업에서 원청기업의 가격 인하요구, B2C 기업에서 가격 동결 등은 협상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해자의 발견

좋은 산업에 집중하라

고객의 충성도가 높고 전환비용이 높은 특성을 갖는 산업에서 좋은 기업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ROE, ROA, ROIC를 통해 수익성을 측정하고, 그런 기업이 많은 산업을 따라가라.

예를 들자면(팻 도시, ‘경제적 해자’ 내용중),

  • 자동차 부품산업은 살인적인 경쟁을 해야 하는 산업이다.
  • 통신 기업은 규제환경이 좋은 국가에서 경영하는 회사를 골라야 한다.
  • 미디어 산업은 유통 채널의 다양성과 채널에 대한 통제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괴적 기술의 위협을 많이 받는다.
  • 틈새시장을 지배하는 소규모 의료기기 기업에 해자가 있다.
  • 소비자 서비스 기업은 전환비용이 낮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소비자 경험을 구축하여 고객 충성도를 높인 기업은 해자를 보유한다.
  • B2B 기업은 고객의 업무와 통합을 통해 전환비용을 강하게 발생시킬 수 있다.
  • 소비자 상품 기업은 브랜드에 기반한 해자가 있으나, 브랜드가 없어지거나 저가 노동력이 산업 구조를 바꿀 경우 해자가 침식될 수 있다.
  • 1차 산업에서는 원가우위를 갖는 기업이 소수이다. 경기가 악화될 때 이 소수의 기업들이 같이 할인되면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에너지 기업은 수송의 어려움 때문에 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 전력 기업은 규제기관의 정책을 정확히 파악하라.

분석 메커니즘

장기간에 걸친 자본수익률을 통해 상당한 자본수익률을 달성했어야 한다.
만약 과거에 수익률이 낮았던 기업에 투자하려고 한다면 회사 내/외부의 긍정적 변화로 인해 높아질 것이라는 명백한 근거가 필요하다.

높은 자본수익률이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현재 높은 수익을 달성했더라도 경제적 해자가 없는 기업이라면 미래에 주주가치를 얼마나 창출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도박이나 다를 바 없다.

해자의 지속성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다만, 이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해자의 지속성을 설득할 논리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합리적인 피드백을 받아 타당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이익 성장 내러티브의 타당성

‘이익 성장 내러티브’는 앞으로 기업의 이익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설득하는 논리이다.
누가 누구를 설득하는가?
일반적으로는 기업의 대표이사, IR 담당자가 시장을 설득하는 논리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기에는 우리가 매도하려는 우리 자신을 설득하는 논리가 된다.
명확한 논리일수록 주식투자 설명서에서 말한대로 대중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고 하락기를 버티는 힘이 된다.

충분한 근거하에 바닥에서 ‘지금이니’를 외쳐라

앞서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할 때 지속가능하고 수익률이 높으며 위험성이 낮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익의 성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말하는, 또는 스스로 발견한 성장 내러티브가 타당한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익 성장의 근거는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고 확률상 실현될 가능성도 높아야 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야기 하게 될 조건들이 만족되어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조건이 만족될수록 실현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산업의 성장

시장의 정의

산업 성장의 이유를 제시하기에 앞서 기업이 목표로 삼는 산업의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
목표 시장을 정의할 때에는 상위/동위의 시장에서 만드는 상품이 기업의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제시하는 비전에 따라 목표 시장의 범위도 달라져야 한다.

산업을 크게 정의할수록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범위가 커지지만,
물리쳐야 할 잠재적 경쟁자의 수도 많아진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엔터사가 K-POP이라는 별도 산업에 속했다고 하려면
K-POP 음반, 공연과 다른 음악 장르 음반, 공연이 대체되기 어려워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 엔터사들은 ‘세계 음악 산업’에 속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세계 음악 산업’에 속했다고 하면 점유율이 1%p 정도만 상승해도 몇 배 성장하지만,
‘K-POP 산업’에서는 점유율을 상당히 높여야 의미있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세계 음악 산업에는 경쟁사가 상당히 많지만, K-POP에 국한하면 경쟁사가 적다.

시장을 정의했다면 다음의 대표적인 시장 확장 논리중 몇 개나 중첩되는지 확인한다.

메가 트렌드

트렌드는 다수의 소비자가 따르는 흐름으로 일정 범위의 소비자들이 일정 기간 동조하는 소비가치를 말한다.

메가트렌드는 단순히 한 영역의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거시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현상이다.
예컨대 소비자의 동조와 그 지속 기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조하며 10년 이상 지속되면 메가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메가트렌드],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 미국 미래학자)

사실 메가트렌드는 성장의 ‘논리’보다 ‘설명’이며, 이어 설명할 성장의 논리들과 중복된다.
다만, 사람, 사회에 작용하는 관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관련 산업이 대폭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는 근거가 된다.

예를 들어 ‘고령화’는 한국, 세계 각국의 인구구조를 보면 피할 수 없는 트렌드이다.

인간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성취와 자아실현을 추구한다.
더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고 결혼 연령이 늦어져 출산률이 감소하게 된다.
또, 의학기술 발전으로 노인들이 더 오래 살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다.

이런 논리를 차치하고라도 고령화는 ‘정해진 미래’이다.
큰 전쟁, 코로나 이상의 파괴적인 질병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지 않는 한,
지금의 10~20대는 20년 뒤 30~40대가 될 것이며, 30~40대는 50~60대가 될 것이다.
즉, 고령화는 앞으로 10년 이상 기간 동안 지속될 메가 트렌드이며,
고령화의 수혜를 입을 산업은 장기에 걸쳐 성장할 것이다.

따라서 별도의 근거 없이도 고령화가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다.

향후 10년에 걸쳐 전국, 전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 있다면
그 변화에 의해 이득을 보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전지구적 현상, 특히 환경변화

어떤 변화의 범위가 지리적으로 넓게 분포해있을수록 다수의 주체들이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변화의 지속성이 높아진다.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동의하지만, 필요한 수준에 미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를 결정하는 주체는 너무 많은데 감축의 혜택은 분산되며,
감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개별 주체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은 최적의 시나리오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후 변화 대응은 최적수준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렇기에 역설정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증가와 그에 따른 인프라 투자, 기술개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풍력발전과 발전원 분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다.

소비자의 편의성(사용성) 개선

소비할 때 편의성을 개선하는 상품은 수요가 늘어난다.

이런 예시에 해당되는 것 중 하나가 이오플로우 투자 아이디어에서 언급한 바대로
혈당측정 분야에서 CGM의 도입이나,
인슐린 투여 기기가 주사기 > 인슐린 펌프 > 웨어러블 패치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혹자는 기술발전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수요가 먼저 발생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기술이 발전할 때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기술-수요 선순환이 일어난다
.
애플 비전프로 흥행 참패 사례, 저조한 OLED TV 판매량
기술개발로 수요를 창출하려는 인위적인 시도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XR(VR)에서만 즐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 개발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반면 소비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주는 상품은 성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크게는 인터넷 쇼핑, 스마트폰의 발전, 음악/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거시적 변화,
작게는 로봇청소기 같은 기기들이 있다.

인간 본능에 부합하는 변화

어떤 변화가 얼마나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해보려면 그것이 인간 본능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인간 본능의 자연스러운 발현 방향과 부합하는 변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노력을 들이지 않고 재미를 추구한다.
따라서 즐기는 콘텐츠의 길이는 짧아지고, 콘텐츠 소비에 들이는 노력은 줄어든다.

이런 형태의 콘텐츠는 살아남고, 선택권이 제한되는 콘텐츠는 살아남기 힘들다.

따라서 숏폼 콘텐츠, 다이제스트 형태의 콘텐츠는 더 많이 소비되고,
전통 미디어, 긴 드라마 형태의 콘텐츠는 퇴조할 수밖에 없다.

또한 보다 자극적이고 검열의 제한을 받지 않는 콘텐츠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성인이 성인 콘텐츠를 못 보는 건 좀 검열의 정도가 선을 넘은 게 아닌가 싶다.

침투율 확대

어쩌면 이 항목은 위에서 말해온 논리가 실현된 결과, 현상으로도 볼 수도 있다.

다만, 남아 있는 시장 성장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 쇼핑 사업을 진행하는 아마존의 경우에는 침투율이 아직도 낮기 때문에 성장의 룸이 많이 남아 있다.
반면 한국은 이미 인터넷 쇼핑의 침투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해외로의 확장 가능성이 높지 않은) 쿠팡의 경우
성장의 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논리들 외에도 다양한 논리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왜 시장이 커지는가, 어디까지, 얼마나 오래 성장할 것인가에 납득 가능한 답을 내놓는 것이다.

점유율 확대,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가?

시장이 커지더라도 신규 플레이어가 쉽게 진입할 수 있다면 공급이 계속 증가하여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
그리고 판매량도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은 매우 나쁜 신호이다.

그렇기에 인슐렛이 소송을 제기해서 이오플로우의 시장 진입을 최대한 저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쟁기업을 효과적으로 따돌리고 시장을 독점하거나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수 있는 경쟁력, 구조적 우위를 갖추고 있는 기업은 성장 내러티브의 타당성과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렇게 경쟁자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구조적 요소를 개념화, 범주화한 것이 “경제적 해자”이다.
‘경제적 해자’에 대한 별도의 글을 통해 설명할 예정이다.

해자가 굳건한 기업은 경쟁자들이 성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어한다.

매출 증가율보다 비용 증가율이 낮아 이익률이 증가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고정비용의 비율이 높고, 변동비 비중이 낮으며, 원재료 공급자가 다수여서 그 수요자로서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협상력을 보유하여 이익률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버킨백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P, Q, C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친 P, Q, C의 변화는 보통 회사가 처해 있는 상황과 협상력을 반영한다.

P : 충성도 높은 고객과 대체 불가능한 상품(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는 가격을 인플레이션에 비해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

Q :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잘 확보하고 있는 회사는 판매량,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다.

C : 협상력이 있다면 원재료비나 임금도 공급기업이나 노동자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증가율을 제한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협상력이 약하거나,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총매출 이익률(GPM, Gross Profit Margin : P x Q – 원가에 해당되는 비용)은
판관비, 세금, 영업외 이익 등 일회적으로 변하기 쉬운 변수를 배제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가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주체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우위를 점하고,
앞으로 이익이 증가해나갈 수 있는 기업인지 판단하는데 유용한 근거를 제공한다.

투자기업의 성장 내러티브 분석

시장의 성장

JYP : CD 판매는 감소했지만 이익성장은 지속된다

음악, 공연시장 성장

세계 음악시장은 스마트폰, 블루투스 스피커, 무선 이어폰 등 기기 보급률 확대,
여가시간의 증가, 공연 시장 확대로 파이가 계속 커져가고 있다.

Mordor사는 음악시장 CAGR을 5년간 8.54%로 추정하고 있다.

K-POP 시장은 오히려 좀 더 낮은 성장률 ’22~’31년간 CAGR 7.3%로 예측되고 있다.
(왜 방시혁이 K-POP에서 K를 희석돼야 한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22~’31년간 K-POP CAGR 7.3% : Kpop Global Market Trends – Breaking Kpop News
‘23.3월 인터뷰 : 방시혁 “K가 희석돼야 K팝 미래 있다” | KBS 뉴스

하이브, JYP, SM, YG 모두 K를 희석시키고 음악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JYP가 현재는 K-POP 시장에 속해 있으나, 세계 음악 시장에 진출하는 내러티브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 방편으로 미국, 일본,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현지화 아이돌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런칭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 독창적 스타일, 셀프 프로듀싱으로 점유율 확대

너도나도 이지리스닝이라는 쉬운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JYP는 스트레이키즈의 마라맛 컨셉, NMIXX의 믹스팝, ITZY의 퍼포먼스 중심 타이틀곡 선정 등 시장의 주류와 다른 방식으로 프로듀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 방식이 당장 보여지는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결국은 견고한 팬덤을 형성시켜 다른 기업들이 빼앗아가기 힘든 팬덤 점유율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보여진다.

핸드마이크를 들고 아카펠라 앵콜 라이브를 선보이는 엔믹스의 팬덤,
셀프 프로듀싱으로 초기부터 팀 컬러를 브랜딩해온 스트레이키즈의 팬덤,
자작곡들로 벅차오름 전문 밴드로 10년만에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한 데이식스의 팬덤,
데이식스의 초기 행보를 반복하면서 락 밴드 정통 계보를 잇고 있는 엑디즈의 팬덤.

이들을 다른 아티스트의 팬덤으로 이탈시키기 위해서는
그간 쌓아온 ‘애착형성’의 역사를 훨씬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축적하는 아티스트 라인업이 다른 소속사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멀티플이 큰 산업, 영업 레버리지가 쉽게 나타난다

엔터 산업은 레버리지가 큰 산업이다.
작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추가적으로 즐기는데 드는 비용이 생산비에 비해 아주 작다.

게다가 더 많은 사람이 즐길수록 효용이 더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도 발생한다.
따라서 고정비가 크고 변동비가 작고, 영업레버리지가 나타나가 쉽다.

연간 GPM은 대체로 성장해오다가 최근 약간 낮아졌다.
24.2Q GPM이 34.76%까지 GPM이 하락했지만, 일회성 비용, 매출 이연, 아티스트 컴백 부재 영향이 있었다.

인카금융서비스 : 제판분리 최대 수혜주

보험산업, 그 중에서도 보험판매업은 고정관념과 달리 성장성이 높다

건보재정의 구조적 파탄, 새로운 의료기술 발전, 고령화, 질병 보장 수요 증가
구조적 요인과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모두 보장성 보험 매출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다.

보험 판매업(GA : General Agency)은
보험 상품 설계 – 판매 분리(제판분리)를 촉진하는 금융당국 정책 기조 속에
보험 산업보다도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다.

이는 보험 성숙시장인 미국에서 시총과 멀티플이 보험사 평균보다 GA사 평균이 더 높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설계사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인카금융서비스

독립 GA는 보험사간 판촉 경쟁의 결과로 가장 선호되는 판매 채널이며,
설계사, 소비자는 선택권 측면에서 독립 GA를 선호한다.

인카금융서비스는 국내 보험판매업 산업 속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최대 독립 GA로,
협상력을 바탕으로 인센티브 비율을 높여갈 수 있는 사업자이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개선

인카금융서비스의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며,
이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스탭조직 운영 비용의 분산 효과,
효율성 개선 효과 등으로 인해 원가율이 감소한 결과이다.

엠아이텍

메가트렌드 : 고령화

고령화 추이 속에서 비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게 될 암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암 환자의 생존율, 생존 기간이 증가하고 있어서 사용되는 스텐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엠아이텍의 비혈관 스텐트 점유율 확대 내러티브 : 품질로 승부한다

비혈관 스텐트 생산 기업 중 핸드메이드 기업은 제한적이며,
숙련 노동자 훈련, 노하우 전수 측면에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최대 경쟁사인 태웅메디칼이 품질 이슈로 올림푸스 합병이 취소되었음

이익률 개선 : 계약 갱신때마다 올라가는 가격

이익률은 계약 갱신시 P 증가, 원가율 유지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이이다

엠아이텍의 경우, 매출총이익률이 5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최근 매출 규모 성장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30%를 초과,
순이익률은 30% 전후를 보이고 있다.

21년 이후 GPM 50%, OPM 30%를 계속 초과하고 있다

가정용 로봇, 가전기기 플랫폼

가정용 로봇, 플랫폼 등에 관한 가전 기기 산업 리포트가 나왔다(I_ITServices_20240913_KB_964273.pdf)
최근 가전기기 기술 동향, 유망 분야를 시장보다 빨리 인식할 수 있다면 장기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할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리포트는 KB 애널리스트의 IFA24(유럽 최대 가전기기 전시회) 방문기로 작성되었다.
100주년 ‘IFA 2024’ 폐막…핵심 키워드는 AI·친환경 | 연합뉴스

플랫폼 기기에 대한 고민

플랫폼 기기 변화는 산업 저성장을 타개할 돌파구

지금까지 플랫폼 기기의 변화는 시장 선두 기업의 변화를 의미했다.

TV 시대에는 가전기기 메이커 일본 기업들, PC 시대에는 인텔 등 반도체 기업과 MS가,
스마트폰 시대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이 각각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다음이 AI라는 무형의 디바이스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기기가 될지에 따라
상당 기간 동안의 산업 발전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한동안 스마트폰을 대체할 ‘플랫폼 기기’가 없어 전자기기 산업이 저성장 국면이다.

18년 15억대를 기록한 이후 감소추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음성인식 스피커, 스마트 TV, XR(VR)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의 플랫폼 역할을 대체할 기기로 소개되었지만, 지금까지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18~’20년 전후 음성인식 스피커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23년 아마존이 AI 스피커의 효시였던 알렉사 부문을 축소하면서,
현재는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
‘18.5월 기사 : 인공지능 음성 스피커 성장의 핵심 기술 ‘MEMS 마이크로폰’ (hellot.net)
‘20.5월 기사 : 프랑스,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큰 폭 성장 예상 (kidd.co.kr)
‘23.3월 기사 : 잘나가던 AI스피커 성장세 멈췄다 – 매일경제 (mk.co.kr)

스마트TV는 전체 TV 시장이 저성장 하고 있으며,
현재 판매량은 기존 TV를 교체할 때 발생하는 수요 측면이 강해서 아직 새로운 플랫폼이 되기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24.8월기사 : 올레드 TV 내년 성장 정체 우려…대중화 언제쯤 :: 공감언론 뉴시스 ::

애플의 비전프로는 5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대비 초기 제품의 문제점을 노출하며,
’24년 예상출하량 40~45만대 수준으로 흥행에 참패했으며,
가격을 대폭 낮춰서 2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비전프로 흥행 실패 영향 컸나”…삼성·LG전자, XR헤드셋 전략 재점검 – 글로벌이코노믹

이런 산업적인 맥락속에서 IFA 24의 핵심 키워드가 플랫폼과 AI가 되었다.

가정용 로봇 & 소프트웨어 플랫폼

가정용 로봇은 온도, 습도, 공기 질을 분석하여 스마트 가전을 통합운영하는 비서 역할,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을 송출하는 TV 역할,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정보검색, 쇼핑, 통화 등 스마트 스피커의 역할
통합하여 구현할수 있다.

LG전자의 집사로봇 Q9, 삼성전자의 집사 로봇 Ballie, 아마존의 Astro, Enabot의 EBO X, 로보락/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 등이 가정용 로봇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기기들이다.

현재는 어느 기능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지만 결국은 다양한 가전 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가전 생태계를 운용하는 플랫폼으로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기능별로 봤을 때 각각의 IoT 가전기기 시장의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를 통합하는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침투율이 높아지면서 고성장 섹터가 될 개연성이 높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 회사는 다음과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LG전자(ThinQ) : 라이프 스타일 솔루션 AI 제공(택시 호출, 가사, 책 읽어주기, 펫케어 등)
삼성전자(Things) : 생태계 확대(사용경험 소통, 식재료 인식, 에너지 최적화, 표준개발 등)
Bosch(Home Connect) :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가전 확인, 재생에너지 할인 모니터링 등)
Haier(hOn) : 가전 통합관리, 맞춤형 솔루션, 유지보수
Changhong(CHiQ) : 스마트 가전 풀라인업 구축

가정용 로봇 관련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로봇에 시각 정보 입력이 가장 필수적이다.
관련하여 LG 이노텍, 삼성전기, 나무가, 엠씨넥스, 파트론, 덕우전자 등 상당히 많은 기업이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스마트폰 저성장을 감안할 때 스마트폰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조심해야 한다.
나무가는 로봇용 카메라 시장에 진출한다는 ‘22.3월 기사가 있다.
나무가, ‘시그봇’과 협력해 로봇용 3D 카메라 시장 진출 – ZDNet korea

카메라 모듈 밸류체인 안에는 캠시스, 오디텍, 옵트론텍, 퓨런티어, 세코닉스, 액트로, 해성옵틱스, 자화전자 등 기업이 있다.

로봇 관련주는 이미 한 번 광풍을 거쳐가서 투자 매력도 있는 기업들이 있을까 싶기도 한데
그래도 선입견을 갖지 않고 한 번 기업 내용을 알아보려고 한다.
LG전자, 삼성전자, 유진로봇(로봇청소기, 교육로봇, 물류로봇), 에브리봇(로봇청소기), 로보티즈(자율주행 로봇,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 생산), 휴림로봇(산업용 로봇) 등이 있다.

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로는 에스피지(감속기), 에스비비테크(감속기), 이랜시스(감속기 등 구동 모듈), 우림피티에서(감속기), 유일 로보틱스(산업용 로봇 솔루션) 등이 있다.

사업 내용을 뜯어보면서 어느 기업들이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실제로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에너지 효율

유럽, 등 국가에서는 러우전쟁, 기후요인, 경기 회복 등 이유로 전기요금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 LG, 중국 TCL, Changhong, 일본 파나소닉 등 주요 가전기기 회사들은
일제히 ‘에너지 저감’을 이슈화 했다.

에너지 저감 기술 자체가 어느 특정 회사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다만, 전력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향후 상당기간 동안 발전설비 및 전력망 확충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기기

프로젝터

프로젝터는 스크린 크기를 대형화하여 몰입감을 강화할 수 있어 TV를 대체해가고 있다.

한국에는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찾아보니 효성 ITX라는 회사가 있는데, NEC 프로젝터를 수입/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24.2Q 기준 매출 비중이 6.88%에 불과하며,
제조와 무관한 유통사는 수요 증가/산업성장에 따라 수혜를 보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커넥티드 TV

지상파, 케이블 TV 구독을 해지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는 ‘코드커팅’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스마트TV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TV가 차세대 가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추세 변화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은
OTT 업체(넷플릭스, 디즈니, TVING(CJ ENM), WAVVE(SK스퀘어)),
드라마 제작사(스튜디오 드래곤, 에이스토리, 팬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삼화네트웍스),
인터넷 방송사(SOOP, NAVER) 등이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SBS, iMBC)는 점유율 감소 및 광고 단가 하락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전자기기 동향

투명 OLED가 소개되어 자율주행차 앞유리, 전시장, 리테일 매장 등에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24년 하반기 출시될 삼성 갤럭시 링도 소개되었다.

결론 : 카메라 모듈, 로봇, 발전 설비, 전력망 등 관련 주식 중 괜찮은 기업이 있는지 검토해봐야겠다.

금투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최근 몇 일 동안 민주당이 금투세 유예 쪽으로 정책방향을 우회하려 한다는 뉴스가 꽤 나왔다. 다행이다.
금투세 유예로 기운 민주당이달내 결론 | 한국경제TV (wowtv.co.kr)
맥 못 추는 증시… 불붙는 금투세 유예론 :: 문화일보 munhwa

하지만 아직도 눈치를 챙기지 못한 분들이 있다.

김성환, 금투세 반대하면 주가조작범

놀랍게도 실제로 한 말이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십중팔구 모를 것이다.

野 김성환 “금투세 도입으로 韓 주식시장 투명성↑” (edaily.co.kr)

세금을 부과하면 그 자산에 투자를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
부동산에 쏠려 있다면 이를 분산하기 위해서
1. 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높이거나,
2. 부동산 외의 자산에 대한 세금을 줄여주면 된다.
그런데 금투세는 부동산 외의 자산에 대한 세금을 늘리는 정책이다.
따라서 부동산에 쏠림 현상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몰라서 그러는 걸까 아니면 말도 안되는 논리를 지어내려고 하다 보니까 헛소리를 하게 되는 것일까?

금투세 얘기를 하면서 금융시장 불투명성을 가져오는 것,
진성준의 뻘글들에서 많이 본 향기가 난다. “물타기”

금융투자소득세를 부과하면 부동산 쏠림현상이 강화된다는 걸 이해를 못하니까 계속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주위에 경제학 학사 전공자 정도만 있어도 이 정도 헛소리는 막을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
아니면 이들의 ‘신념’에 반하는 말을 감히 할 수 없는 분위기인걸까?

이건 또 무슨 소릴까?

역시 불리하면 메신저를 공격하는 게 제일 좋다!
반대하는 놈들은 주가조작범들이다!

근거는? 아몰랑~

어떤 정책을 정당화하려면 타당한 논리를 대야지 반대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행태
유치한 행동양식이다.

지식의 한계이자 사고능력의 한계이다.
주식이라고 하면 아는 게 주가조작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게 금투세하고 무슨 상관인가?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시장을 혼돈스럽게 만드는 사람들이 한국시장에만 많을까?
그리고 많다면 그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거래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선, 금투세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가조작범들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전혀 없고 그냥 본인 뇌에서 나온 ‘생각’이다.

그리고 소름돋는 점, 이 작자는 주가조작을 통해 부를 축적했던 이들이 금투세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하고 있지 않다.
(이 부분을 캐치하고 너무 화가 나서 ‘작자’라는 다소 강한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금투세를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주가조작범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정신인가?

그럼 이런 사악한 세제 개편에 대해 세상에 알리고, 도입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글들을 작성하는 나도 주가조작범인가?

잘 모르면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임광현의 원-웨이 정치

野 “주가 조작해 돈 번 세력, 금투세 강력반대” – 조선비즈 (chosun.com)

이 뉴스에서는 6개의 보완입법을 제안한 임광현의 발언도 소개되어 있다.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떠나서 거래가 위축되고 실제 세원이 얼마나 쪼그라드는지하고는 상관 없이 하늘이 두쪽나도 조세 대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고집이다.

비과세 혜택은 한 번 도입되면 20년 안 바꾸는 방식으로 점차 줄여나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선거라는 정치적 이유로 시행이 미뤄졌다고 했는데, 그럼 선거가 없으면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 그냥 도입해도 된다는 것인가?
만약에 도입되게 된다면 거기에 찬성했던 모든 의원들을 다음 선거까지 절대로 잊어선 안될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유승민의 노림수

유승민 “금투세 폐지가 1호 법안? 투자자 표 노리고 하는 것” – 디지털타임스 (dt.co.kr)

이분은 분위기 파악 못하고 나와서 자살골을 넣는다.

운동권 납셨다.

‘대체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고 하는 논리가 마치 알라후 아크바르 외치면서 폭탄 싣고 대사관으로 돌진하는 테러리스트 재질이다.

그게 아니라 민의를 받드는 것이다.
총선 끝났다고 이제 눈치 안 보고 금투세 도입 드가자고 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것인가?

역시 노림수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였던 것 같다..

결론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우리 시장은 대체 불가능한 기업, 산업이 부족하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주식시장 매력도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자본 조달이 곤란해지면 기업,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나아가 한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자신 있으면 방구석 여포처럼 컴퓨터 앞에서 글만 쓰거나, 똑같은 운동권끼리 모여서, 혹은 혼자 인터뷰 신청해서 좋은 의견이라고 자위하지 말고,
24일 토론회에 나와서 논리로 설득시키길 바란다.
물론 그럴 능력이 없으니까 그렇게 못 할 거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폐지될 때까지 잊지 말고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청원과 댓글과 메일과 전화와 문자를 통해 계속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뉴진스 라이브 방송, 누가 죄인인가

최근 뉴진스가 라이브방송을 통해 소속사 상황에 대한 그녀들의 입장을 밝혔다.

방송 이후 하이브 주가가 하락하면서 JYP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
따라서 엔터주 주주들은 주가를 하락시킨 라이브 방송을 부정적으로 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래도 하이브 주주는 아니라는 점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한 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경영권 탈취시도/업무상 배임 여부

하이브 측은 민희진이 주주간 계약 재협상 과정에서 불만을 갖고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계열 분리하기 위해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안을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는 어도어를 경영하는 것이 이사회와 대표이사이며,
하이브는 대주주의 위치에서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이사회를 제어하는 것이므로
경영권은 당시 대표이사였던 민희진을 비롯한 경영진에 있는 것이고,
따라서 탈취라는 표현은 비법률적인 용어라고 지적했다.

나는 하이브가 개념이 모호한 ‘경영권’이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분을 탈취하려고 했다고 하면 하이브가 지분을 ‘팔도록 만들’ 방법이 없고,
따라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일반 대중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지분을 팔도록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
민희진이 이를 부하직원과 진지하게 논의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풋옵션을 행사하고 나면 정말 어도어가 빈껍데기가 되나?


풋옵션 행사 가액은 POR 13에 차입금을 제외하여 산정한 어도어 가치에서 결정되어,
민희진 보유주식의 3/4을 민희진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이다.

어도어 23년 영업이익은 335억이었는데,
24년 665억으로 급성장 하더라도 2년 영업이익 평균액은 500억,
금융기관 차입금이 없다고 하더라도 시총은 6500억이며,
민희진 지분 18%의 3/4인 13.5%를 어도어에 매도하더라도 대금은 877.5억원에 불과하다.
(매수지정인을 법인으로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든다고 했으니 가능하다고 가정해보자)
이 금액을 어도어가 하이브로부터 차입할 수도 있고,
2년간 영업이익으로 1,000억을 벌었기 때문에 유보현금도 많이 쌓이게 되었을 것이므로 돈을 납입하고도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적어지면 민희진 지분에 대한 매도 대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어도어에 대한 부담은 어떻게 보더라도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들만한 금액이 되지 못한다.

재무적 투자자를 구하고, 하이브에 어도어를 팔라고 권유하면 ‘적당한 가격에 매각’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하이브이다.
누가 칼들고 하이브 대표이사를 협박해서 어도어 지분을 파는 게 아니라면 단순히 877.5억원의 현금 유출이 있었다고 어도어를 포기한다고 보는 시나리오가 진지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볼 때 나는 민희진이 탈취하려고 했던 것이 ‘경영권’이든, ‘지분’이든 그 계획이
제대로 된 경제관념을 갖고 있는 성인이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물로 보여지지 않는다.

일하다가 상사가 너무 불합리한 지시를 할 때 부하직원하고 지시의 불합리성과 퇴사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 직장인이 있는가? 이런 뒷담을 해본 적 없는 직장인은 민희진에게 돌을 던져라.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민희진이 배임인 경우 풋옵션 행사가 제한된다는 조항이 있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하이브가 배임을 주장하는 목적일 것이다.

다만, 배임죄는 예비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인정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위를 이미 했어야 하고,
민희진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논의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될 가능성은 없다.

결론적으로 민희진의 경영권 탈취시도는 그 비현실성 때문에 진지한 논의로 보기 어렵고,
방시혁 개인이 ‘기분상해죄’를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하이브 법인 차원에서 ‘배임’을 주장하거나,
어도어 대표이사로서 대주주 하이브의 이익에 반하는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그래서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해야 한다는 근거로 보기에는 논리적 근거를 갖추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5월 가처분 결정문에서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을 지언정’이라고 해서 가정적 태도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배신적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방시혁의 ‘기분상해죄’가 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걸 배신적 행위로 규정하고, ‘인신적 관계’에 가까운 맹목적 순응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창의적 기업활동을 질식시키는 나쁜 기업경영 행태라고 생각한다.

민희진은 어도어의 대표이사로서 뉴진스의 성공을 통해 어도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신경쓰면 된다.
거기에 대해 하이브가 대주주라는 이유로 프로듀싱 방향에 개입하거나, 홍보 일정 조정을 명령하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되면 그것이 정말 배임이 아닐까?

해임의 타당성

하이브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범죄 성립과 무관하게 경영 능력에 관한 신뢰관계가 근본적으로 깨진 경우 ‘정당하게’ 해임할 수 있으며,
아무 근거나 이유 없이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민희진은 “주주간 계약상 하이브는 민희진이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 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도어 주총에서 보유주식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돼 있다”면서 상법상 해임사유가 없는 이상 의결권구속약정이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하이브가 해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배임 행위를 실행한 것도 아니고,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을지언정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한 것이 아니라 하이브가 주장하는 바를 ‘가정’한 것이다)
부정행위 또는 법령을 위반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하이브에 표절 문제를 제기한 것 등은 오히려 어도어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대표이사로서 해야할 의무를 다 한 것으로 보았다.

결국 24.5.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민희진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이 행사되면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뉴진스-아일릿 유사성 논란

민희진이 하이브에 아일릿 표절 논란을 제기한 것이 표면적인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에 대해 퍼포먼스 디렉터 김은주, Black.Q는 각각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무 표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하지만 뉴진스 또한 레퍼런스로 삼은 그룹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에 대해서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서만 오리지널리티를 주장하는 것이 과도한 주장이라는 비판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불법에의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안 된다는 법률상 원칙이 있듯이,
뉴진스가 표절한 것이라고 아일릿의 표절이 정당화되지는 않으며,
따라서 뉴진스를 프로듀싱한 창작자이자 어도어의 대표이사로서 아티스트를 보호할 책무를 가지는 민희진의 문제제기가 부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스스로 레퍼런스로 삼은 작품의 창작자에게 먼저 이해 또는 양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을까?

뉴진스 차별 논란

하이브는 르세라핌 데뷔 전까지 뉴진스 홍보를 금지한 이유에 대해 뉴진스 데뷔 일정이 연기되어 데뷔 기간이 이어진 두 그룹이 최소 일정기간 홍보 기간을 설정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뉴진스 홍보만 소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3년 1년간 273건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했다고 반박하였다.

민희진은 르세라핌 데뷔 전까지 뉴진스 홍보가 금지되었으며,
하이브 대표이사는 민희진 그룹이라고 불리던 걸그룹이 르세라핌인 것처럼 보이도록 뉴스 보도 및 홍보문을 모호하게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데뷔 당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한 것도 하이브 이사회의 입김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서 홍보할 때에도 ‘전원신인’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이 있기 전까지 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양쪽이 느낀 바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중립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희진-하이브간 분쟁이 현실화된 이후 뉴진스를 차별하고 뉴진스 활동을 방해한 정황은
1. 미성년자인 뉴진스 멤버들에게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이며,
2. 주주가치 극대화에 반하고,
3. ‘인신적 복종’을 강요한 어두운 조직문화, 패거리 문화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뉴진스 라이브 방송, 누가 죄인인가?

아마도 뉴진스가 방송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어도어 신임 대표 임명 이후 이뤄진 자의적인 ‘반희수’ 채널 삭제 및 협업 중단 선언 조치였을 것이다.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디렉터스컷 삭제를 요구했다는 해명을 내 놓았다.

하지만 디렉팅을 맡았던 신우석 감독은 디렉터스컷 업로드는 이미 합의된 사항이었는데도 새로운 어도어 경영진은 아티스트 보호를 주장하며 즉시 삭제하지 않으면 위약금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뉴진스 라이브 영상을 보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자명하다.

민희진과 하이브 간 분쟁이 진행중이며,
8.27일 어도어 대표이사로 김주영 신임대표가 선임되었다.
이 과정에서 뉴진스가 잘못한 것이 있었는가?
물론 뉴진스의 법정대리인들이 민희진 대표이사를 지지한 바는 있다.
이게 잘못이라면 ‘잔말말고 하라는 대로 그냥 활동이나 하는 것’이 하이브가 바라는 모습이었을까?

결국 방의장의 심기를 거스른 ‘기분상해죄’로 뉴진스는 공공연히 하이브 다른 아티스트들, 직원들로부터 ‘무시당하는’ 처지에 처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진스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분들께 물어보고 싶다.
여러분의 가족이 회사에서 소위 말하는 ‘라인’을 잘못 타서 다른 직원들이 ‘무시’당하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가족에게 ‘그건 니 잘못이야’라고 말할 건가?

결론 : 결과 지상주의와 나쁜 한국식 기업문화의 끔찍한 혼종, 하이브

민희진 대표는 9.13일 대표이사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희진 대표 그리고 뉴진스가 지금의 하이브, 그리고 그 실질적 지배력 아래 있는 어도어 소속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는 지금까지 언론 플레이를 통해 형성된 여론을 바탕으로
‘유명해서 유명해지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고,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그렇기에 소송전도 동일한 전략적 관점에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보면 명백하다.

하지만 소송은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진실이 무엇이냐’를 확인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물론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조사나 증거채택 등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언플로 결론이 바뀔 정도로 사법체계가 엉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5월 대표이사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도 대체로 하이브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을 보면 하이브의 배임 주장이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이렇게 피상적이고 결과적인 것에 집착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이,
오리지널리티와 아티스트의 매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엔터 산업에서 장기간 선도적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리고 이런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더욱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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