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ity and pride are different things, though the words are often used synonymously. A person may be proud without being vain.
— Jane Austen, Pride and Prejudice
수능 끝나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오만’이라는 번역이 조금 아쉽다. 위 문장에서처럼 Pride는 Vanity, 즉 허영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한국어로 옮기자면 ‘자존감’, 혹은 ‘자기 긍정’ 정도로 이해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거 같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 쉽다.
그래서 편견에 빠지게 된다.
기업을 보는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보여주는 모습이 vanity(허영)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내재가치에 기반한 Pride(자존감)인지 잘 구분하지 못하면,
편견 때문에 좋은 기업을 놓치게 된다.
A corporation may also be proud without being vain.
메쎄이상의 실적과 성장성은 vain인가, pride인가?
이번 1분기 LTO에서 내가 가장 좋게 봤던 종목 분석 리포트는 메쎄이상이다.
여러 번 읽어보면서 처음에는 vain이라 생각했던 요소들이 pride였음을 알게되었다.
비슷한 느낌을 LTO 멤버들이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 나름대로의 분석 내용을 공유드린다.
BM의 이해
메쎄이상은 ‘전시 용역’을 BM으로 한다.
전시 용역은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원활히 마케팅, 소비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다.
전시 용역 밸류체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1. 전시장 임대 : COEX, KINTEX, BEXCO 등 전시장과 협상하여 임대 계약을 체결한다.
2. 기획 : 주관사(메쎄이상)가 주제, 스폰서, 참가사를 정하고 강연 등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3. 부스 설치/디자인 : 협력 업체가 부스, 인테리어 등을 설치하고 안전 점검을 수행한다.
4. 참가사 모집 : 주관사는 기업, 기관, 바이어를 유치하고, 참가사는 부스를 계약한다.
5. 소비자 유치 : 광고, 프로모션 등으로 유/무료 티켓을 제공하여 소비자/바이어를 모객한다.
6. 현장 운영/사후관리 : 안내, 안전 등 서비스, 통계/만족도 등 사후 조사를 진행한다.
여기서 주요 협상의 주체는 전시장 운영권자와 주최자, 참여사이며,
1. 전시장 임대가 여유있고 장기 계약을 체결할수록,
2. 전시회 브랜드 파워가 높을수록,
3. 참가사가 다변화될수록
전시회 주최자(메쎄이상)의 협상력이 올라간다.
대체로 국내 전시장은 3, 11월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비인기 시즌에는 전시장 가용 공간 예약률이 떨어지며, 최고 가동률은 70% 정도 수준이다.(전시회 준비 기간의 존재)
전시회 주최사인 메쎄이상은 장기계약을 체결하여 임대료 산정시 협상력을 보유한다.
메쎄이상은 국내에서 COEX, KINTEX, BEXCO, SETEC, aT센터 등과 장기 협력 관계를 맺고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또한 청주 오스코, 수원메쎄 등 전시장의 운영권자로서 수직계열화 전략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주요 전시장들과 분산적으로 협력하고 일부 운영권도 확보하여,
특정 전시장 임대료 인상이나 일정 충돌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다.
전시산업의 성장성
국내 전시산업 성장률
과거 10년간 국내 전시산업은 연평균 8% 내외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으나,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크게 침체되었다가 ’22년부터 정상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은 대체로 수요가 한정적이며 인구 구조상 앞으로 성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규 시장 진출,
국제 전시회 기획 등을 성장동력으로 추구하고 있다.
성장 저해 요인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 온라인 전시 플랫폼 확대, 버추얼 페어 도입 등 온라인/비대면 경제의 확산으로 물리적 전시회가 대체되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성장 촉진 요인에서 추가로 논의해보겠다.
그리고 경기 침체기에는 기업 마케팅 예산이 축소되어, 오프라인 부스 수요가 감소한다.
또한 대중의 소득 수준과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 전시회 방문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기업도 구매 결정 지연, 조심스러운 계약 체결로 비즈니스 매칭 성공률이 낮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경기 침체기에는 다소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BM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주요 도시 전시센터 임대료 상승은 전시회 주관사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GPM에 대한 부분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성장 촉진 요인
경험재, 신뢰재의 경우 소비자들이 상품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전시회가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반면, 탐색재는 일반적으로 전자상거래 유통 비중이 증가하면서 전시회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비중 증가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잃고 있어
전시회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서 의미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실물 시연, 대면 네트워킹이 필수적인 산업·제품은 온라인 전시 플랫폼, 버추얼 페어 등으로 대체될 수 없기 때문에 전시회 수요가 성장할 것이다.
특히 반려동물, 헬스케어, 게임, 애니메이션 등 부상하고 있는 신규 산업은,
온라인만으로는 정보 전달이 제한적이고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시회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추이이다.
정부·지자체는 지역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보조금 또는 정책지원을 확대하여 지역 특화 전시회나 창업·수출 관련 박람회를 유치, 개최하고 있다.
최근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팔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률이 높은데,
메쎄이상이 최대 반려동물 전시회 주최사라는 점에서,
반려동물 시장 성장의 수혜를 강하게 받을 것이다.
“출산율 꼴찌 한국서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잘 팔려”

전시회 브랜드 영향력, 네트워크 효과, 해외 진출 전략 및 시장점유율
네트워크 효과
전시회 참가 기업이 늘어날수록 전시회 내용·규모가 풍부해지고,
관람객이 많아질수록 기업 유치에도 유리해지는 선순환 구조(양면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카테고리 내에서 특정 전시회가 시장 선두로 자리잡으면,
후발 주최사가 동일 테마로 새 전시를 시도해도 대규모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어렵다.
메쎄이상은 건축, 베이비페어 분야에서 국내 상위 3대 주최사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반려동물 전시회는 ’10년대 중후반부터 급성장하는 시장인데 가장 관람객수가 많은 케이펫페어를 주관하고 있다.
결국 메쎄이상은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3대 부문 모두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네트워크 효과를 상당 부분 누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쎄이상이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 주요 분야는 건축/인테리어, 육아/교육, 반려동물이며,
메쎄이상의 시장 점유율은 확인할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은 분야별 관람객수 상위 전시회를 메쎄이상이 주최하고 있다.
건축 분야
국내 최대 건축 전문 전시회는 코리아 빌드위크로, 메쎄이상이 주최하여 킨텍스/코엑스에서 연 2회 개최되며, 1986년 시작 이래 누적 관람객 153만여 명을 기록했다.
경향하우징페어는 국내 최초 건축박람회로, 경향신문이 주최하고 메쎼이상이 협력하여 연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다.
하우징브랜드페어는 27년간 지속된 건축자재 전문 박람회로, 동아전람이 주최하고 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매년 20만명 이상 방문하는 인테리어·리빙 트렌드 전시회로 디자인하우스가 주최하고 있다.
건축산업대전은 대한건축사협회와 코엑스가 공동주최하는 전문 전시회로, 건축자재·설계 신기술을 소개한다.
베이비페어 분야
베이비페어 분야 육아·출산용품 전시 중 가장 역사가 깊은 국내 최초·최대 규모 전시회는 2000년 시작된 베페 베이비페어(BeFe)로, ㈜베페가 주최한다.
그리고 매회 7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몰리는 서울베이비페어(한경 키즈맘 주최)도 상위의 베이비페어이다.
코베 베이비페어는 코엑스와 메쎄이상이 공동주최하며, 유아교육전을 같이 개최하여 규모를 확대하였다.
맘앤베이비엑스포는 풍부한 샘플과 이벤트로 유명하며, 세계전람이 킨텍스에서 주최한다.
맘스홀릭베이비페어는 340만 회원 맘카페 ‘맘스홀릭베이비’가 주최하며, 카페 영향력으로 많은 예비 부모가 찾는 베이비페어이다.
반려동물 분야
가장 큰 규모의 펫산업 박람회는 메쎄이상이 전국 순회 개최하는 케이펫페어(K-Pet Fair)로,
연 40~50개 열리는 국내 펫 행사 중 방문객(연 수십만명)과 참가업체 수 모두 최고 수준이다
케이캣페어(K-CAT)는 메쎄이상이 주최하는 반려묘에 특화된 전시회이다.
서울펫쇼는 더페어스가 주최하는 반려동물용품 박람회이다.
메가주(MEGAZOO)는 메쎄이상이 주최하는 글로벌 브랜드 반려동물 박람회로, 태국 IMPACT社와 협력하여 개최하고 있다.
대한민국펫산업박람회는 한국펫산업연합회가 주최하며 지자체 후원으로 열리는 박람회이다.
규모의 경제
전시 용역 BM은 전시회를 개최할 때 전시장 운영사와의 장기 계약,
안내, 통역, 보안, 편의시설 운영 등 다양한 용역을 제공하는 하청 기업과의 관계 등에서 강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따라서 뒤에 자본배치에서 보게 될 것과 같이 메쎄이상은 꾸준히 다수의 전시회 운영권을 취득하여 회사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매출총이익률(GPM) 및 협상력 평가
조금 짧은 기간이지만 ’23년 상장 이후 메쎄이상의 최근 2년간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분기별 계절성이 있지만 ’24년에는 ’23년에 비해 조금씩 매출 총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매출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제 조금 구체적으로 P, Q, C의 관점에서 협상력이 어떻게 개선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가격결정력(P)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시 용역 매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격인 부스당 단가가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조금 가공해보면, 평균 매출증가율이 ’23년에는 8.68%, ’24년에는 7.24%로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가격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인상할 수 있는 것은,
브랜드 가치가 높고 관람객 수가 많은 전시회 공급은 제한적인 가운데,
전시회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소비자와의 소통하려는 기업들은 많기 때문이다.
공급량(Q) 조절력
전시는 연간 개최 횟수 및 전시장 규모로 ‘공급량’을 결정할 수 있으나,
사실상 전시장 일정·가용 면적에 따라 제한이 있고, 코로나와 같은 외생 변수가 크므로 완전한 공급량 조절은 어렵다.
다만 브랜드력이 높은 전시는 참가 신청이 조기 마감되거나 초과 수요가 발생하기도 하며,
이 경우 추가 부스 증설을 협상할 수 있는 일정한 여지는 있다.
(행사장을 추가 임대/부대 공간 추가 확보)
실제로 인기 베이비페어, 반려동물 박람회는 참가 대기 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초과수요가 크다.

‘2020 케이펫페어서울’ 줄 서서 대기하는 관람객들 – 뉴스1

비용(원가) 통제력(C)
전시 사업의 원가는 주로 전시장 임대료, 부스 시공 비용, 인건비(운영 스태프), 마케팅비 등으로 구성된다.
메쎄이상은 전시장과 장기계약, 직접 운영, 부스 시공사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 하고 있으며, 최근의 GPM 상승 추세는 어느 정도 비용 통제 성과를 보여준다.

사업보고서상 지급수수료, 지급 임차료, 수수료+임차료 합계를 각각 매출 비중으로 나눠보면,
지급수수료의 경우 ’23년 증가했다가 ’24년 안정화되는 추이,
지급임차료의 경우 ’22년부터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려하던 바와 같이 전시장에 대해 과도하게 임차료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며,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메쎄이상은 전시 브랜드 파워와 규모 경제를 통해 가격협상력(P) 및 비용 통제(C)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자본배치
메쎄이상은 주로 박람회 사업권 양수, 전시장 운영권 확보 등을 위해 자본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자본을 사용하여 전시회 운영권을 확보하면 메쎄이상이 보유한 브랜드 가치와,
전시회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용역사, 광고대행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것이다.
주주환원
메쎄이상은 코로나 시기 배당을 하지 않다가 배당을 늘리고 있다.


’24년 배당을 주당 100원 한다고 하는데, 이는 시가배당률 4.9%에 해당된다.
성장하는 기업이 이 정도로 많은 배당을 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성장이 지속된다면 이익성장과 자본배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경쟁사 비교 및 밸류에이션(PER, PBR, PSR 등)
국내에는 전시업을 영위하는 상장기업이 없어서 글로벌 전시기업과 비교해보겠다.
영국의 Informa PLC는 2024년 매출 약 £35.5억(약 5조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조정 영업이익률(OPM)이 약 28%이었다.
Informa의 시가총액은 약 £101.5억(약 17조원) 수준으로 PSR 약 2.8배, PER 약 14배이다.
북미·유럽 합작사인 RX (Reed Exhibitions)는 모회사 RELX 그룹의 일부로,
RELX 전체로 보면 PER 20배 안팎의 밸류에이션을 형성하고 있다.
RX의 전시부문만 떼어볼 경우 영업이익률 25~30%, PSR 3~4배대로 추정된다.
독일의 메쎄 프랑크푸르트(Messe Frankfurt)와 메쎄 뒤셀도르프(Messe Düsseldorf)는 공기업 형태로 운영되며 상장사는 아니지만, 재무지표 공개자료를 통해 수익성을 볼 수 있다.
’19년 메쎄 뒤셀도르프는 매출 €3.69억, 당기순이익 €5,080만으로, 순이익률이 14.8%였다.
GPM은 30~40%, OPM은 약 15% 수준을 보였다.
메쎄 프랑크푸르트는 ’19년 매출 €7.36억, 순이익 약 €5천만으로, OPM은 10%대 중반이었다.
메쎄이상은 ’24년 기준 TTM OPM 25.49, NPM 20.09, PER 6.32, TTM PBR 1.22로 절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할인되어 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전시관 운영권까지 확보하면서 수직 계열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쎄이상은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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