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마진이 확보되는 밸류에이션인가?

밸류에이션을 통한 안전마진 확보

아무리 좋은 기업, BM이라도 밸류에이션을 무시하고 비싸게 사면 영구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기업도 영원히 성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끔 산업 또는 기업이 성숙 단계에 도달하여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충분히 성장을 마친 상태의 이익 추정치와 비교해봐도 명백히 비싼 주가의 기업들이 있다.

대개 이런 상황에는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해자가 굳건하며 이익을 높여나갈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과도하게 부각되면서 시장참여자들의 광기가 개입된다.
그리고 광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기적의 논리’들이 추가된다.

박순혁 작가와 이차전지 스토리 정리 : 네이버블로그

예상치가 크게 빗나가면서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약 1/4로 하락한 66,100원이다.

이렇게 밸류에이션상 고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면 영구손실을 보게 될 위험성이 커진다.
따라서 기준을 갖고 과도하게 고평가된 주식은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원칙에 따라 걸러냈다면 설령 그런 주식이 크게 올라도 FOMO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는 기업이 고평가되어 있는지 판단할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PER : 가장 보편적이면 직관적인 밸류에이션 지표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은 특정 기간의 이익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지표이다.
보통 직전 1년, 앞으로 1년, 특정년도의 이익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직전 1년 PER을 보통 TTM(trailing twelve month) PER이라고 표기한다.
TTM PER은 객관적으로 직전 1년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익을 냈을 때 몇 년만에 시총을 벌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TTM PER의 역수를 구하면 이는 전체 투자되어 있는 금액(시총) 대비 수익률이 된다.

예를 들어, 현재 인카금융서비스의 경우 시총이 2,908억원이고 23.4Q~24.3Q 12개월 동안 당기순이익을 합산하면 582억원으로, TTM PER은 5.00이며,
역수를 구하면 20%로, 인카금융서비스 전체 주식을 현재 주가로 매수하여 회사를 소유했다고 가정하면 5년만에 시총을 회수할 수 있고 순수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20%가 된다.

다만, TTM PER은 이미 발표된 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미 주가에 녹아 있을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주가 예상에 중요한 것은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경영하여 기대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다.
향후 1년의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측정한 PER을 fPER(forward PER)로 표기하며,
대부분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다양한 논리를 들어 도출하려고 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인카금융서비스의 경우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 리포트도 발간되지 않았고, 따라서 fPER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JYP의 경우 현재(‘25.1.3일 종가) 시총은 2.41조원이며, ’25년 기준 순이익 예상치는 1,151억원이므로 ’25E PER은 20.93이다.

이렇게 얻은 PER을 보통 자본수익률(ROE)이나 동일 산업의 다른 기업들의 PER과 비교하거나,
매출이나 이익의 성장성과 비교하여 적정한지 검토하게 된다.

JYP의 경우 매년 22~23% 수준의 자본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20.93의 멀티플이 그렇게 비싸다고 보여지지 않으며,
21년부터 26년(E)까지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34.3%, 78.4%, 63.8%, -0.5%, 14.5%, 10.5%로 추정되어 충분한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동종업종인 하이브(시총 8.37조, 25E 순이익 2,830억원, 25E PER 29.6 ROE 8.82),
에스엠(시총 1.70조, 25E 순이익 990억원, 25E PER 17.2 ROE 12.96),
와이지(시총 8,589억원, 25E 순이익 491억원, 25E PER 17.5 ROE 10.1)와 비교했을 때
높은 자본수익률을 고려하면 합리적 밸류에이션으로 생각된다.

PER의 가장 큰 문제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이런 기업들의 이익을 추정할 때 앞서 본 박순혁 작가님처럼 과장되게 미래 이익을 추정하게 되면 적정 가치와 거리가 먼 ‘나만의 희망사항’을 목표 주가로 잡게 되고, 이는 영구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정말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기업들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이 지금 당장은 이익을 내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 기업이 단기적 어려움이나 비우호적 충격으로 인해 이익 수준이 낮아진 상황일 수 있다.
이럴 때 몇 가지 대안적 방법으로 밸류에이션을 측정해야 한다.

미래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 밸류에이션 :
에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님의 ‘내러티브 & 넘버스’ 참고

우리가 영원히 어떤 기업을 보유한다고 했을 때, 얻게 되는 것은 순이익의 흐름이 된다.
이러한 순이익은 미래에 얻게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일정한 할인율로 할인해줘야 한다.
이런 방법론을 DCF(Discounted Cash Flow Model, 현금흐름 할인 모형) 방식이라 한다.
(사실 DCF에서는 ‘현금흐름’을 할인하지만, 나는 실제 회사가 버는 순이익이 진정한 ‘가치’이며,
현금흐름 보다 순이익을 알아보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순이익을 할인하여 내재가치를 구한다)

나도 이런 방법론을 실제 적용해봤지만, 이익추정에 필요한 미래에 대한 가정이 조금만 변해도 현재가치가 크게 변하게 된다.
따라서 수많은 추정을 통해 소숫점 둘째자리까지 어떤 ‘가치’를 구해냈다는 느낌, 뿌듯함을 넘어선 투자 결정에 있어 의미는 크지 않았다.

BM이 단순하며, 추정을 위한 정보가 풍부하게 공개되어 있고,
사업환경이 안정적인 경우에는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시로 내가 ‘23.10월에 JYP의 적정 시총을 산정했던 내용을 간략히 공유해보겠다.

당시 JYP의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표를 ‘앨범판매량’이라고 생각했고,
(그랬기 때문에 시장이 앨범판매량 역성장에 민감하게 생각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3가지 경우의 수를 바탕으로 앨범 판매량을 추정하였다.
(물론, Bear Case보다도 더 나쁜 스키즈 앨범 판매량 역성장이 현실화되어버렸다)

그리고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콘서트, MD, 기타 매출의 선형관계를 가정하고,
광고, 초상권 매출의 경우 기존 QoQ 2%, 0.29%의 성장률을 보이던 추이를 연장하여
세부 분야별 매출을 추정했다.

여기에 Bull Case, Base Case, Bear Case의 앨범 매출을 대입하면,
각각 적정시총은 18.6조원, 6.9조원, 5.3조원이 도출된다.
(아무리 봐도 이러한 가치투자 방법론에 많이 취했던 거 같다)

사실 여기서 대입한 약 4.8%의 할인율이 FED 이자율 변화와 개별기업 리스크 프리미엄 변동에 따라 조금만 높아져도 적정시총은 크게 낮아진다.
또한, 여기서 상정한 각각의 경우의 수를 벗어나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것을 이후 1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BM이 보다 단순하고 변수가 적은 사업에 적용하기 용이한 방법이라는 것도 느꼈다.
JYP의 경우 개별 앨범의 흥행 여부, 인적 변수, 다른 국가와의 대외관계 변수 등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DCF 방식으로 내재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기준 중 하나로서 참고삼아 가치를 산정하는 이상으로,
절대적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라고 오해해선 안 될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 : 청산가치

주가 순자산 비율(PBR : Price Book-value Ratio) 이란,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자본) 대비 몇 배로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우리는 주식을 삼으로서 어느 기업 자본의 일정 비율을 소유하게 된다.

자본을 다른말로 순자산이라고 하는 것이며,
총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하여 구할 수 있다.
다만, 순자산을 산정할 때는 장부가치로 산정하게 되기 때문에 좋은 기업, 특히 향후 성장 전망이 뛰어난 기업들의 경우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어느 고급 중식집의 제면기와 동네 짜장면 가게의 제면기는 장부가치가 동일할 수 있겠지만 실제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크기는 크게 다르다.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일수록 장부가치로 드러나지 않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크며,
따라서 우리가 찾는 기업들의 PBR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Book-value가 진정한 가치보다 적게 측정될 것이기 때문에)

따라서 특정 기업의 PBR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의미가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PBR을 비교하는 것은 성장주를 찾는 관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결론 : 정답은 없지만, ‘탁월한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자

결국, 어느 하나의 방법론이 정답을 제시해줄 수는 없으며,
여러 가지 방법론을 통해 비슷한 기업들, 전체 시장/산업 평균 등과 비교해봤을 때 ‘적정가치’보다 충분히 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적정가치를 회복하면서 수익을 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자는 것이 밸류에이션을 산정하는 의미이다.

다만, 워렌 버핏이 말한 바와 같이, 그저 그런 기업을 싼 가격에 사려고 하기보다 탁월한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말 탁월한 주식(= 우리가 찾는 ‘성장주’)은 정말 싼 가격으로는 할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고평가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혹시 정말 탁월한 주식이 시장의 실수로 할인되어 있는 경우 빠르게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기 위한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활용한다면 과도하게 욕심을 부려 투자 기회를 놓쳐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안전마진이 확보되는 밸류에이션인가?”의 2개의 생각

  1. 좋은 글 많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분석하신 기업들이나 정보들을 쭉 읽고 싶은데
    카테고리별로 글 목록이 뜨지 않아 읽기가 힘듭니다.
    글 목록이 뜨지 않고 다음 글을 눌러야 넘어가게 한 것 은 모든 글 들을 읽게 하고 싶은 마음이셨을까요 ㅠㅜ
    목록을 보면서 원하는 게시물을 읽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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