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까?

펄어비스는 과거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회사이다.

펄어비스가 9.12일 아래 붉은사막 플레이 영상을 올리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상당히 타격감, 그래픽이 좋다.
유튜브 댓글을 보면 대부분 52분의 플레이 영상 공개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의견들이다.
펄어비스 주가는 11일 종가 대비 3거래일만에 12.4% 반등하였다.

이에 대해 최근 두 건의 리포트가 발간되어 한 번 관심을 갖고 보려고 한다.

9.13일 키움증권 리포트

펄어비스[263750]_20240913_Kiwoom_964023.pdf

게임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러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구현되었고,
게임이 독창적이고, 콘솔 기기에 포커스가 맞춰진 게임 구성으로,
트위치콘, 지스타 등을 통해 연속적으로 마케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출시 시점은 25.3Q, 분기 375만장, 4년간 누적 판매 750만장을 예상하고 있다.

9.20일 NH투자증권 리포트

펄어비스[263750]_20240920_NH_964610.pdf

10월중 중국 PC 검은사막 출시, 11월 붉은사막 출시 일정을 공개하면 모멘텀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펄어비스 주주들은 붉은사막이 8월 게임스컴에서 수상하면서 과거 22년 네오위즈가
‘P의 거짓’의 게임스컴 수상 이후 폭등했던 것처럼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sacky/222857617607
22.8.23일 게임스컴 전야제에서 ‘P의 거짓’이 게임스컴 어워드를 수상한 콘솔게임이 되면서 네오위즈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7거래일만에 45.4%의 폭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붉은사막의 수상은 불발되고, 주가는 크게 하락하였다.

NH투자증권은 붉은사막 출시를 25.3Q로 예상하고 있으며, 11월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되면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50분 플레이 영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기존 검은사막 매출이 천천히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8월 게임스컴 마케팅 비용,
4분기 지스타 참여 등 비용 지출이 본격화되어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의견의 영향으로 오늘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으로 마무리하였다.

한국 게임사의 문제점

넥슨게임즈는 왜 퍼스트 디센던트 흥행에 실패했나?

나는 몇 번 게임주에 투자해보면서,
게임을 출시하기 전에는 항상 시장이 기대를 과도하게 하다가,
출시후 흥행지표로 나타난 현실을 직면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해서 확인했다.

그리고 게임 매출 발생 사이클, 흥행 산업의 예측 불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기대감이 극대화되었을 때 투자금을 적절히 회수하는 것이 꽤 안정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넥슨게임즈가 상당히 주가가 많이 올라갔다가 지금은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고점에 비해서 정확히 반토막이 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답은 간단하다. 26.5만명으로 시작했던 퍼스트 디센던트의 이용자수가 2.7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PC(Political Correctness : 정치적 올바름)에 절여진 서구권 RPG와 다르게 과감한 미형을 구현하면서 그 신선함으로 승부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라는 점이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 유저수를 단 두달 반만에 1/10으로 감소하게 만든 이유였다.

안타깝지만 나는 펄어비스에 대해서도 똑같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펄어비스가 예전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신규 컨텐츠를 낸다고 할 때에도 유저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여 콘텐츠를 출시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국의 잘못된 장인문화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가?

한국의 교육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보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일본처럼 장인으로 오랜 기간 업력을 쌓아온 경험도 길지 않은 문화이다.
일본의 문화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장인들은 오랫동안 한 업역에서 종사하면서 시장에서 닳고 닳아 나름대로의 고객 서비스 정신을 갖는다.
그렇기에 어떻게 고객에 응대하고, 의견을 수렴할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장인들은 급격한 경제 성장, 확장기에 살아오면서 수요 증가가 공급 증가를 상회하는 삶을 살아왔고,
그만큼 고객들에게 자기 주장을 관철하며 영업해도 ‘먹히는’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잘못된 문화의 혼합이 게임계에서는 소통 부족과 공급자 주도적인 게임 개발 프로세스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를 만든 김용하 PD 같이 유저들과 원활히 소통하는 개발자도 있다.
하지만 같은 회사 PD임에도 퍼스트 디센던트의 이범준 PD는 소통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유저들의 요구를 ‘마음으로 듣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다면 펄어비스의 김대일은?
불통의 장인 그 자체
이다.
타격감과 그래픽만 쩔면 게임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건 붉은 사막이 ‘싱글 게임’이라는 것이다.
싱글 게임은 액션성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유저와 상호 관계를 맺을 일이 없기 때문에 게임의 게임성이 그렇게 강조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싱글 플레이라도 불통의 문제,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이 아니라 개발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게임이 나왔을 때 게임성 자체가 그렇게 기대되지 않는다면 결론은 ‘모멘텀 투자’,
즉,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공개되는 영상과 이를 접한 유저들의 긍정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이 극대화 되었을 때 여유를 두고 주식을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가치평가

사실, 현재 적자기업인 펄어비스에 얼마나 매출을 더해야 적정가치로 봐줄 수 있는지는 논쟁적인 주제이다.

펄어비스의 개발 일정 연기 이력

다만, 이 회사는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출시 일정 번복을 거듭한 끝에 신작을 6년만에 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17.9.14일 상장 당시 검은사막 모바일을 18년 출시하고, 18년에는 프로젝트 K, 프로젝트 V를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2017.2Q 사업보고서 내용중(17.9.29일 공시)

이후 프로젝트 K는 Plan8, 프로젝트 V는 DokeV라는 게임이라고 명명되었고, AAA급 게임으로 개발중이라는 언론플레이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웠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789972&memberNo=4505449&vType=VERTICAL
많은 투자자들이 그래도 개발력은 어느 회사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자기위로로 나오지 않는 게임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웠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Plan8은 루프 장르, DokeV는 메타버스 장르라는 언플로 4~5년간 주가를 계속 부양하다가 개발 계획이 사실상 엎어지고,
(실제 그 긴 기간 동안 얼마나 개발이 진척되었는지 어느 누구도 확인할 길이 없다. 그냥 주주 달래기용 언플 재료였는지, 아니면 실제 진척이 되다가 엎어진 것인지..)
현재는 붉은 사막을 출시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붉은 사막이 키움 추정을 충족하게 되면 적정 밸류인가?

키움증권은 붉은사막이 출시되고 누적 4년간 판매량을 750만장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콘솔 게임 특성상 초기에 매출이 집중된다는 점,
이 회사의 개발 속도가 매우 느리고,
출시 시점을 예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 매출이 장기적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최근 흥행중인 오공의 판매 단가는 7만원 정도이다.
현재가치를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7만원 판매단가를 적용하면 4년간 매출이 5,250억원, 연간매출은 1,300억원 가량이며, 여기에 영업이익 50%를 적용해도 650억원이다.

문제는 4년 이후에도 후속작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 4년 이후 후속작이 나와준다면 현재의 적자 상태를 고려할 때 4년 평균 영업이익을 600억원 정도에 맞출 수 있을 것이다.(초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것도 고려하였다.)

현재 펄어비스 주가에 600억원 정도, POR 39.62배가 합당한 밸류에이션인가?

시총 상위 주식중 적자 기업을 제외한 5개사(크래프톤 18.49, 넷마블(적자), 엔씨소프트 20.41, 시프트업 28.28, 펄어비스(적자), 카카오게임즈(적자), 위메이드(적자), 더블유게임즈 6.18, 넥슨게임즈(적자), 웹젠 8.48)의 평균을 내 보면 16.37이다.

너무 비싸다.

그리고 10월 PC 검은사막 신작 중국 출시도 객관적으로 기대 수준이 높은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이 기대 순위에 맞지 않게 망한 경험이 있고,
PC 검은사막은 검은사막 모바일보다도 이전에 출시한 게임이다.
물론 게임 흥행은 의외성이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흥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오공과 같은 AAA급 게임을 낼 정도까지 와 있는 중국 현지 게임업계 수준을 감안하면 투자 아이디어로 삼기에는 확률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감’, 그리고 붉은사막 출시 초기 한 분기에 375만장, 2,625억원의 매출, 1,3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 PC 검은사막 출시로 기대감이 빠졌을 때 매수하는 것은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적은 비중을 매수하고,
중국에서 PC 검은사막이 의외로 흥행할경우 붉은사막 출시 직전까지 홀딩하여 대부분의 비중을 수익실현하고 나머지는 붉은사막 출시 성과를 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리고 중국에서 PC 검은사막이 예상대로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 11월 컨퍼런스 콜 전후로 출시 일정을 발표하기 전까지 분할매수하여 붉은사막 출시 직전 대부분의 비중을 수익실현하고 나머지는 붉은사막 출시 성과를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증권가의 낙관적인 기대수준을 충족하더라도 게임사 평균 밸류에이션을 크게 웃도는 비싼 가격이므로 장기적으로 투자할 종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성장의 이력이 부족하며, 게임 산업 자체도 중국 기업들의 약진 속에 침체되어 있고,
ROE가 들쭉날쭉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며,
자본배치 측면에서 경영진(대주주)이 투자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모습이 관찰되지 않는다.

이렇게 평가하게 된 투자 원칙은 이 정리글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저평가인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연휴 이후 첫 장에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도 장 막바지에는 그나마 하락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연휴 동안 모건 스탠리가 반도체 섹터 셀 리포트를 내 놓은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아직 늦춰지면 안되는 시점인데 늦춰지고 있다는 점,
예상되는 가격 고점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흥국증권, 대신증권에서 비슷한 논리의 삼성전자 리포트가 나와서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흥국증권 리포트

삼성전자[005930]_20240913_Hungkuk_964104.pdf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 대비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의 근거는 모바일과 PC 수요 부진, 성과급과 DRAM 부문 일회성 비용 발생이다.

일회성 비용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아닌데,
메모리 업황이 상당히 우려되고 있다.

중화권 DRAM 공급 증가 우려,
서버 수요는 견고하지만 세트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으로 인해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하여 메모리 고객사들로부터 가격인하 요구가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낮은 수준에서 매출액, 영업이익이 피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 ’23년 메모리 업황이 완전히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에 AI 학습에 HBM이 필수적이라는 모멘텀을 받아서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상당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AI가 과거 슈퍼사이클을 만들었던 모멘텀(1차 PC, 2차 인터넷, 3차 스마트폰)과 대등한 수준으로 모든 사람의 삶을 바꾸고 있는가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 사이클 이후 클라우드, 코로나, 이번 AI까지 세번 정도의 사이클이 도래했지만,
스마트폰과 같이 디바이스 헤게모니가 변할 정도의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대신증권 리포트

삼성전자[005930]_20240913_Daishin_964146.pdf

대신증권도 흥국증권과 마찬가지 이유로 컨센서스 미스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중화권, 북미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서버 투자는 24.3Q 회복되어 서버용 DRAM 가격 상승은 이어지지만,
PC/모바일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폭이 둔화되어 메모리 재고 주수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CAPEX, DRAM 생산, NAND 생산량 추정치를 하향 추정하고 있다.

결론

다운사이클은 무섭다.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하이닉스도 손실을 본다.

주식투자할 때의 원칙으로 돌아가보자.
주식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
주가가 단기간에 8만원 후반대에서 6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분명히 지금은 부정적 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독립적 기준에 따라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주식이 충분히 쌀 때라고 볼 수 있는가?

과거의 실적, 과거의 반도체 시장 예상을 기준으로 본다면 충분히 싼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디바이스가 개발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높아진 주가에 비해 디램 가격의 고점이 낮아져서 다운 사이클이 도래하기 전에 충분한 이익을 축적하지 못한다면,
예전에 기대했던 업사이클에 비해 고점은 낮고 저점은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중국 기업인 창신메모리가 DRAM을 양산하고 있다.
https://www.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409110752202426fbbec65dfb_1/article.html
중국 기업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가격에 상관없이 수량을 찍어내는 ‘비시장적 경쟁자’로, 본격적으로 양산 능력이 확보되면 산업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LCD), 태양광 등 우리나라에서 주력산업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산업들이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의 진출로 수익성을 잃었다.

이런 사업 모델들은 안타깝게도 ‘경제적 해자’가 부족했다.
(경제적 해자가 있기 때문에 투자해야 하는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위에 언급한 한국의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고객 기업들의 사업에 필수적이고,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없는 산업 구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진입했고,
가격 경쟁을 거쳐 산업이 쇠퇴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우려가 대두된다.
벌써 약한 수요와 공급증가로 고객사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직면했다는 것은 약한 경제적 해자의 근거가 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로 늦춰지고 있지만 결국 중국의 DRAM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또, HBM까지 생산하는 단계에 있는 중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주장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CAPEX는 그냥 가만히 두면 엄청난 감가상각을 발생시킨다.
ASML의 EUV 장비의 경우 한 대에 몇 천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장비이다.
이렇게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장비가 가동률이 낮은 상태로 운용된다면 자본수익률이 높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쉽게 감산을 결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CAPEX 투자가 상당히 많이 이뤄지면서, 그리고 중국 기업의 양산 능력이 올라오면서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너무 빨리 올라왔다.
(정말 무서운 점은 중국기업의 경우 ‘비시장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감산에 협조하지 않을 거란 점이다)

그에 비해 수요의 바탕이 되는 PC/모바일 수요는 지지부진하다.

사실, 일반적인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On-device AI가 얼마나 필요할까?
사실 지금 AI 서비스의 수준과 정보의 질을 고려하면 서비스가 필요할 때 Chat-GPT 앱에 접속해서 질문해서 답을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관점에서 On-device AI는 비전프로에 이어 또 하나의 실패한 기술 주도 수요 창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시급을 다투는 용도로 AI가 사용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다)

킬러 콘텐츠, 대중의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는 공급 측면, 기술 주도적인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해주는 무언가가 먼저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 콘텐츠가 개발되기 이전에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만으로는 중국 기업의 DRAM 시장 진입으로 촉발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초과공급 구도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 같다.

이런 리스크를 고려할 때, 아직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싸다고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CAPEX에 의존하는 반도체 장비기업들은 매출이 감소할 것이다.
이들이 중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수출통제 규제를 회피해야 하는데 앞으로 점점 회피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마치 한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응하여 국산화를 추진한 것처럼, 중국도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가정용 로봇, 가전기기 플랫폼

가정용 로봇, 플랫폼 등에 관한 가전 기기 산업 리포트가 나왔다(I_ITServices_20240913_KB_964273.pdf)
최근 가전기기 기술 동향, 유망 분야를 시장보다 빨리 인식할 수 있다면 장기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할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리포트는 KB 애널리스트의 IFA24(유럽 최대 가전기기 전시회) 방문기로 작성되었다.
100주년 ‘IFA 2024’ 폐막…핵심 키워드는 AI·친환경 | 연합뉴스

플랫폼 기기에 대한 고민

플랫폼 기기 변화는 산업 저성장을 타개할 돌파구

지금까지 플랫폼 기기의 변화는 시장 선두 기업의 변화를 의미했다.

TV 시대에는 가전기기 메이커 일본 기업들, PC 시대에는 인텔 등 반도체 기업과 MS가,
스마트폰 시대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이 각각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다음이 AI라는 무형의 디바이스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기기가 될지에 따라
상당 기간 동안의 산업 발전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한동안 스마트폰을 대체할 ‘플랫폼 기기’가 없어 전자기기 산업이 저성장 국면이다.

18년 15억대를 기록한 이후 감소추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음성인식 스피커, 스마트 TV, XR(VR)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의 플랫폼 역할을 대체할 기기로 소개되었지만, 지금까지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18~’20년 전후 음성인식 스피커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23년 아마존이 AI 스피커의 효시였던 알렉사 부문을 축소하면서,
현재는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
‘18.5월 기사 : 인공지능 음성 스피커 성장의 핵심 기술 ‘MEMS 마이크로폰’ (hellot.net)
‘20.5월 기사 : 프랑스,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큰 폭 성장 예상 (kidd.co.kr)
‘23.3월 기사 : 잘나가던 AI스피커 성장세 멈췄다 – 매일경제 (mk.co.kr)

스마트TV는 전체 TV 시장이 저성장 하고 있으며,
현재 판매량은 기존 TV를 교체할 때 발생하는 수요 측면이 강해서 아직 새로운 플랫폼이 되기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24.8월기사 : 올레드 TV 내년 성장 정체 우려…대중화 언제쯤 :: 공감언론 뉴시스 ::

애플의 비전프로는 5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대비 초기 제품의 문제점을 노출하며,
’24년 예상출하량 40~45만대 수준으로 흥행에 참패했으며,
가격을 대폭 낮춰서 2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비전프로 흥행 실패 영향 컸나”…삼성·LG전자, XR헤드셋 전략 재점검 – 글로벌이코노믹

이런 산업적인 맥락속에서 IFA 24의 핵심 키워드가 플랫폼과 AI가 되었다.

가정용 로봇 & 소프트웨어 플랫폼

가정용 로봇은 온도, 습도, 공기 질을 분석하여 스마트 가전을 통합운영하는 비서 역할,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을 송출하는 TV 역할,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정보검색, 쇼핑, 통화 등 스마트 스피커의 역할
통합하여 구현할수 있다.

LG전자의 집사로봇 Q9, 삼성전자의 집사 로봇 Ballie, 아마존의 Astro, Enabot의 EBO X, 로보락/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 등이 가정용 로봇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기기들이다.

현재는 어느 기능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지만 결국은 다양한 가전 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가전 생태계를 운용하는 플랫폼으로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기능별로 봤을 때 각각의 IoT 가전기기 시장의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를 통합하는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침투율이 높아지면서 고성장 섹터가 될 개연성이 높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 회사는 다음과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LG전자(ThinQ) : 라이프 스타일 솔루션 AI 제공(택시 호출, 가사, 책 읽어주기, 펫케어 등)
삼성전자(Things) : 생태계 확대(사용경험 소통, 식재료 인식, 에너지 최적화, 표준개발 등)
Bosch(Home Connect) :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가전 확인, 재생에너지 할인 모니터링 등)
Haier(hOn) : 가전 통합관리, 맞춤형 솔루션, 유지보수
Changhong(CHiQ) : 스마트 가전 풀라인업 구축

가정용 로봇 관련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로봇에 시각 정보 입력이 가장 필수적이다.
관련하여 LG 이노텍, 삼성전기, 나무가, 엠씨넥스, 파트론, 덕우전자 등 상당히 많은 기업이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스마트폰 저성장을 감안할 때 스마트폰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조심해야 한다.
나무가는 로봇용 카메라 시장에 진출한다는 ‘22.3월 기사가 있다.
나무가, ‘시그봇’과 협력해 로봇용 3D 카메라 시장 진출 – ZDNet korea

카메라 모듈 밸류체인 안에는 캠시스, 오디텍, 옵트론텍, 퓨런티어, 세코닉스, 액트로, 해성옵틱스, 자화전자 등 기업이 있다.

로봇 관련주는 이미 한 번 광풍을 거쳐가서 투자 매력도 있는 기업들이 있을까 싶기도 한데
그래도 선입견을 갖지 않고 한 번 기업 내용을 알아보려고 한다.
LG전자, 삼성전자, 유진로봇(로봇청소기, 교육로봇, 물류로봇), 에브리봇(로봇청소기), 로보티즈(자율주행 로봇,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 생산), 휴림로봇(산업용 로봇) 등이 있다.

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로는 에스피지(감속기), 에스비비테크(감속기), 이랜시스(감속기 등 구동 모듈), 우림피티에서(감속기), 유일 로보틱스(산업용 로봇 솔루션) 등이 있다.

사업 내용을 뜯어보면서 어느 기업들이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실제로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에너지 효율

유럽, 등 국가에서는 러우전쟁, 기후요인, 경기 회복 등 이유로 전기요금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 LG, 중국 TCL, Changhong, 일본 파나소닉 등 주요 가전기기 회사들은
일제히 ‘에너지 저감’을 이슈화 했다.

에너지 저감 기술 자체가 어느 특정 회사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다만, 전력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향후 상당기간 동안 발전설비 및 전력망 확충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기기

프로젝터

프로젝터는 스크린 크기를 대형화하여 몰입감을 강화할 수 있어 TV를 대체해가고 있다.

한국에는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찾아보니 효성 ITX라는 회사가 있는데, NEC 프로젝터를 수입/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24.2Q 기준 매출 비중이 6.88%에 불과하며,
제조와 무관한 유통사는 수요 증가/산업성장에 따라 수혜를 보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커넥티드 TV

지상파, 케이블 TV 구독을 해지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는 ‘코드커팅’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스마트TV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TV가 차세대 가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추세 변화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은
OTT 업체(넷플릭스, 디즈니, TVING(CJ ENM), WAVVE(SK스퀘어)),
드라마 제작사(스튜디오 드래곤, 에이스토리, 팬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삼화네트웍스),
인터넷 방송사(SOOP, NAVER) 등이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SBS, iMBC)는 점유율 감소 및 광고 단가 하락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전자기기 동향

투명 OLED가 소개되어 자율주행차 앞유리, 전시장, 리테일 매장 등에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24년 하반기 출시될 삼성 갤럭시 링도 소개되었다.

결론 : 카메라 모듈, 로봇, 발전 설비, 전력망 등 관련 주식 중 괜찮은 기업이 있는지 검토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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