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는 국적이 없다. ‘삼성전자가 잘 돼야 우리나라가 잘 된다’는 감성적 접근은 투자자에게 있어 초과수익의 가능성을 낮출 뿐이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산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해서 기업이 처한 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미래를 전망해서,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본분이다.
TSMC 24.3Q 실적발표(24.10.17)
재무지표 : 협상력을 증명하는 이익률
매출액이 컨센서스와 직전 가이던스 상단을 소폭 상회한 가운데, 이익과 이익률이 대폭 상회하면서 ‘반도체 생태계에서 누가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 실적발표였다.
구분
실적 공시
컨센서스
직전 가이던스
매출액($B)
23.5
23.3
22.4~23.2
GPM(%)
57.8
53.5~55.5
OPM(%)
47.5
44
42.5~44.5
EPS(NT$)
12.54
11.58
분야별 매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End Market Breakdown에서 AI향 매출인 ‘High Performance Computing’ 부분이다. 24.3Q 매출이 YoY +82.8% 증가했다.
Q&A :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Q&A중 반도체 업황/전망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Q) 전체적인 반도체 사이클은 피크인가? A) AI 수요는 아직 초기이다. AI를 제외하고는 started to improve 했다고 본다.
Q) 매출 성장 대비 Capex가 충분히 공격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 향후 몇년간도 Capex 수준을 낮게 유지할 것인가? A) 2025 Capex 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없음. TSMC의 Capex는 높은 성장 기회를 의미할 것. 내년은 많은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올해 이상의 Capex가 기대된다. 더 구체적인 수치는 1월에 소통 가능할 것
Q) GPM 수준이 대부분의 고객사들 대비 높은 상황인데, 장기적인 GPM 목표는 어느 수준인가? 또 향후 가격 전략이 어떻게 되는가? A) 우리가 GPM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협상력을 남용하고 있지 않다. 우린 고객과 함께 일하는 중. 우린 Capital Heavy한 비즈니스에 있는만큼 호시절에 높은 이익을 구가할 수 있어야 한다. 75% 수준의 높은 목표가 있긴 하나 이상적인 수준
Q) 2021년에 향후 5년간 15~20% CAGR을 가이던스로 제시한 적 있음. 현재 5년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 것으로 보이는가? A) 향후 5년간의 성장에 자신감이 있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없음
Q) AI 수요가 강하다면 2025년 이후의 Capa 부족이 우려된다. Fab 증설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고객들이 증설에 필요한 정도의 확신을 주는가? 아니면 고객사와 증설의 위험을 나누는 일이 있는가? A) 반복하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AI Innovator들이 우리와 협력 중이다. 우리는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우리들의 증설에 관한 원칙이 있다. 고객사 뿐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약간의 해석을 덧붙여보면 AI향 설비투자는 아직 초기로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으며,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증설을 자제하고 공급과잉을 초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말로만 GPM을 높이기 위해 협상력을 남용하고 있지 않다고 하고 실제 GPM은 컨센 상단을 가볍게 뚫어버렸고, ‘GPM 75%(!)‘를 언급하였다)
DDR5, HBM 초과수요로 NVIDIA 주가는 전고점까지 반등했지만, 국내 IDM 주가는 범용 메모리 업황 우려로 인해 약세다.
특히 HBM 증설로 범용 메모리 증산이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B2C 수요 부진, CXMT 메모리 공급 증가로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추이로, 25.2Q부터 업황 반등이 전망된다.
DDR5 가격에 대한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가운데 DDR4 재고는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체수요를 만들 것이라 기대했던 아이폰 16 출시도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 지연으로 기대 이하인 상황이다.(24.10.21일 현재는 중국 판매량 20% 증가 뉴스로 다소 맞지 않는 내용이다)
서버는 AI서버 출하량 급증, 일반 서버 출하량 소폭 감소로 전체적으로 24년 +4%, 25년 +5% 성장이 전망된다.
HBM의 경우 증설분을 포함한 향후 1년간 수요가 모두 예약되어 있으며, 메모리 업체들도 과잉공급을 경계하고 있어 당분간 공급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으며, HBM3E 12단과 같은 선단공정의 경우 더욱 출하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CXMT는 올해 생산능력 기준 점유율이 12%에 달하며 25년 25만장/월 증설분 장비 발주를 마치고, 25년 DDR5, LPDDR5 양산을 목표로 수율을 높여가고 있어(현재 70% 수준) 범용 메모리 반도체 과잉공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소부장 또한 중국 내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국내 소부장 기업 중국향 수출은 감소할 것이다.
중국이 DDR5 양산을 시작한다면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까?
일각에서는 아무리 중국이라도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증산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로 지난 23년의 다운사이클에서 CXMT는 증산을 이어갔다. (물론 워낙 점유율이 작아서 증산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이번에 다운사이클이 다시 올 때는 정말 CXMT가 비시장적 경쟁자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확인하고 나서 대응하려면 이미 늦는다)
중요한 건, 다른 산업과 반도체는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반도체는 아무리 적자가 나도 포기할 수 없는 모든 산업의 기초 산업이며, 신성장동력인 AI 주도권을 차지하는데 핵심 산업이다. 그렇기에 다음 다운사이클에서는 정말 범용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놓고 All or nothing의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아래 기사를 보면 이제 반도체 전공정에서 EUV 장비를 사용한 미세화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UV 장비를 통한 멀티패터닝이 오히려 수율 측면에서 효율적이었을 수 있으며, 중요한 건 적어도 EUV가 기술적 측면에서 명백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 1a D램 재설계 고심…HBM 경쟁력 회복 ‘초강수’ 두나 – ZDNet korea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현재로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UV는 기존 노광(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 공정인 ArF(불화아르곤) 대비 선폭 미세화에 유리하다. 때문에 공정 효율성을 높여, 메모리의 핵심인 제조 비용을 저감할 수 있다는 게 EUV가 지닌 장점이었다.
다만 EUV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실제 양산 적용 과정에서 공정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1a D램의 원가가 당초 예상대로 낮아지지 않았다.
D램 설계 자체도 완벽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서버용 제품 개발에서 차질을 겪어, 경쟁사 대비 DDR5 적용 시점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 인텔로부터 1a D램 기반의 서버용 DDR5 제품을 가장 먼저 인증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중국향 EUV 노광장비가 막혀 있어 중국에서는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완전히 막혀있다는 전제하에 사이클 산업이라도 IDM 투자가 정당화되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DUV 장비로도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아래 ASML 실적발표를 통해 EUV, DUV 매출 세부내역을 보게 되면 더 이상 중국의 반도체 생산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SML 실적발표에서 나타난 수출 통계를 보면 EUV 매출은 정체 구간에 도달했다
또한, 장비 매출의 상당한 비중이 중국향으로 나가고 있는데, EUV가 수출통제로 막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DUV 장비는 대부분 중국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HBM 외 범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있어서 중국의 증설을 더 이상 통제하기 어렵다.
온 디바이스 AI가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까?
이전 반도체 산업 분석에서는 온 디바이스 AI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새로운 사이클을 발생시킬 수 있을 정도의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었다.
최근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 16이 출시되어 온디바이스 AI 수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봤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온 디바이스 AI의 수요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다.
2세대 전자 현미경 대비 3세대 원자현미경의 장점은 1. 진공이 아닌 상태에서도 측정이 가능하며, 2. 측정하는 물체를 따로 처리(전처리)할 필요가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3. 3차원 형상 정보, 다양한 물리적 특성(전자기, 열, 기계적 특성)을 측정할 수 있으며, 4. 분해능과 해상도가 전자현미경에 비해 더 높고, 5. 파크시스템스의 비접촉식 원자현미경은 측정 대상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사의 접촉식 원자현미경은 측정 대상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원자 현미경 시장은 30%가 산업용(주로 반도체), 70%가 연구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도체 원자 현미경 시장 규모는 약 6천억원 정도로, 5조원에 달하는 전자 현미경 시장에 비하면 매출이 작다.
왜 위에 열거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에서 전자현미경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을까?
스캔 속도가 전자 현미경에 비해 느리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파크시스템스는 R&D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단위시간 당 처리하는 속도(Through Put)를 크게 개선하였다.
원자현미경 분야 독보적 기술력의 원천 : 대표이사의 이력
원래 파크시스템스 박상일 대표이사는 1985년 미 스탠포드대학에서 IBM 연구원들과 원자 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캘빈 퀘이트 교수팀의 핵심 멤버였다.
박 대표는 1988년 캘리포니아에서 원자현미경 기업 ‘PSI’를 창업하였다. 그는 PSI를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켜 1997년 Thermo Spectra에 매각하였다. 박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PSIA(이후 ‘파크시스템스’로 개명) 재창업을 하게 되었다. 경인일보 : [성장의 기회 열어가는 경기도 강소기업·(3)] ‘파크시스템스’
Thermo Spectra는 이후 독일 브루커에 인수되고, 브루커는 원자 현미경 산업 선도기업으로서 파크시스템스의 강력한 경쟁사가 되었다.
1. 세계 최초 원자현미경 개발 실험실 핵심 멤버, 2. 현재 세계 점유율 1, 2위 기업이 모두 박 대표가 만든 회사라는 점 3. 이후 설명하게 될 파크시스템스와 다른 회사들과의 기술격차 등은 이 분야에서 그가 보유한 기술력을 잘 입증해준다.
박 대표이사는 24년 반기보고서 기준 32.8%의 지분을 보유한 소유자-경영자이다. 따라서 원자 현미경 분야에 있어 그의 기술력과 R&D 프로세스는 회사에 귀속된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술 격차의 결과 : 확장성
파크시스템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 비접촉식은 오래전 개발된 기술임에도 경쟁사들이 쫓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2. 유연힌지 가이드 스캔 시스템은 정확도, 정밀도에서 경쟁사들이 뒤쳐져 있고, 3. 이러한 우수성을 바탕으로 산업용 시장에서 기회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원자현미경을 접목한 장비 개발(24.2Q 반기보고서)
파크시스템스는 원천기술을 산업용, 연구용 계측 수요와 연결하여 ‘목적 지향적’인 R&D를 진행하기 위해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에 따라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용에서는 반도체 전/후공정에서 요구되는 계측기술과 원자현미경 원천기술을 연결하여 로드맵에 따라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연구용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나,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개발, 저가형 원자현미경 제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반도체 산업 분석 글에서 본 바와 같이, 범용 반도체는 하방 리스크가 우려된다. 하지만 빅테크의 AI 투자는 수익성과 무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달리 파운드리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TSMC의 FAB 증설, 생산 설비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붐은 ‘사이클 산업’이라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을 변화시켜주지는 못했지만, TSMC 생태계에 진입한 기업들은 스토리가 다르다.
여기에 전공정 미세화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후공정 쪽 투자의 효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트렌드이다.
점유율의 성장
반도체 분야 적용 공정 확대 : 전자현미경 대체
전공정에서는 EUV 등 선폭 미세화, 후공정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구현 등 미세한 단위의 계측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전자현미경이 적용되던 영역을 원자현미경이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가 없기 때문에 칩 크기도 줄어들고, 배선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음 세대 HBM 후공정에 적용이 필수적인 기술인데, 기술을 구현하려면 정확한 위치 정렬, 분자 접합을 위한 청결, 평탄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더욱 미세한 영역을 계측하는 장비 – 원자현미경 – 가 필요하다.
장비 포트폴리오 확장
현재 파크시스템스 매출은 주로 결점을 탐색하는 NX-Wafer 장비에서 나오고 있다.
향후 원자현미경 기술을 바탕으로 EUV 마스크 결함을 고치는 NX-Mask 장비(전공정), 보다 넓은 영역을 빠르게 측정하는 NX-Hybrid WLI 장비(후공정/전공정) 등 장비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게 되면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NX-Hybrid WLI 장비의 경우 처리 속도가 크게 개선되어 전자현미경 대비 스캔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보완되어 앞으로 다수의 검사 공정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현미경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24.4월 기준 원자 현미경 시장은 6천억원, 전자 현미경 시장은 5조원 정도인 상황에서 처리 속도가 의미있게 개선된다면 최소한 전자현미경 시장과 대등한 수준의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원자현미경 시장 속 점유율 빼앗기 : 고성장 산업용 시장 장악
파크시스템스는 이용 편의성, 측정 대상을 훼손하지 않는 비접촉식 측정 방식의 기술적 우위로 인해 반도체용 시장에서 80% 안팎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반면, 브루커는 미국 내 연구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현재는 산업용 시장이 전체의 30%, 연구용 시장이 전체의 70%로 이제 막 파크시스템스가 전체 원자 현미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산업용(반도체)은 이제 사용되기 시작하어 매년 30%의 고성장을 이뤄왔고 향후 약 25%의 성장이 기대되나, 연구용은 성숙 시장으로 경쟁도 치열하고, 시장 성장률이 약 5%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전체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파크시스템스가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산업용이 연구용보다 수익성이 더 높기 때문에 전체 점유율, 수익성 측면에서 파크시스템스가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경쟁자로부터 빼앗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익률 개선
파크시스템스 재무지표를 보면 눈에 띄는 점들이 몇 가지 있다. 1. 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고성장을 시현했으며(21, 23년 제외 매년 20% 이상) 2. 이러한 성장에 수익성이 좋은 산업용 매출 증가 기여도가 높았고, 3. 16~23년 동안 안정적으로 65% 내외의 매출 총이익률을 기록했고, 4. 영업이익률은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20%를 초과하고 있으며, 5. ROE는 변동성이 있으나 상장 이후 평균 16%를 나타내고 있다.
P : 단가
원자 현미경은 다른 반도체 장비사와 달리 수요가 다변화되어 있어 가격 결정력이 높다.
이런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연구용 대비 지불용의가 더 높은 산업용 고객들에 대해 가격을 더 빨리 인상하고 있다. 특히 이런 가격 정책이 가능한 것은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비접촉식 계측 기술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파크시스템스 쪽에 협상력이 있기 때문이다.
아래 파크시스템스 8년 가격 상승률 평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연구용 가격 상승률은 내수 12.4%, 수출 10.94%인데, 산업용 가격 상승률은 내수 19.5%, 수출 9.24%이다.
Q : 판매량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적용되는 공정의 증가, 침투율의 증가는 판매량을 확대시킬 수밖에 없다.
C : 비용
고부가가치 장비 사업의 특성상 원재료비 비중이 높지 않다.
인력 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급여 총액도 증가하는 추세이나, 매출액 대비 비중은 19년 이후 감소 추세이며, 1인당 매출액/영업이익은 증가 추세로,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분야 높은 점유율의 배경은 계측대상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비접촉식 계측 방식에 있는데, 사업보고서상의 뉘앙스를 보면, 경쟁사들이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특허로 보호되는 해자는 아니라고 추정할 수 있다.
다만, 파크시스템스는 축적된 노하우, 창의적 기법을 기반으로 한 R&D에 있어 다른 회사들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러한 R&D 효율성은 회사가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환비용
전자 현미경은 별도의 시료 채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계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표본을 채취하여 조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비접촉식 원자 현미경을 다른 원자 현미경 제조사가 근시일내에 모방할 수 없다면, 계측시 반도체 제품에 손상이 가는 것과 손상이 가지 않는 것은 생산 프로세스에 근본적인 차이를 발생시킨다.
HBM의 경우 수율 확보를 위해 전수조사 필요성이 높은데 계측시 표본을 채취해야 한다거나 반도체 제품에 손상이 간다면 그 방법은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 번 파크시스템스의 비접촉식 원자현미경을 활용하여 반도체 생산프로세스가 확립되면 생산 프로세스의 전환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다.
자본배치
나는 파크시스템스가 가장 잘 하고 있는 부분이 ‘R&D 투자’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수요로부터 로드맵을 도출하여 EUV 마스크 정비 장비, 백색광 간섭 현상을 활용하여 광범위한 영역을 보다 빠르게 탐색하는 장비 등 원천기술의 활용처를 최대한 확장하여, 산업용 원자 현미경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되었든 회사 내 기술적 노하우와 창의적 기법이 합쳐져 경쟁사 대비 기술 격차를 넓게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15년 상장 이후 평균 16%의 ROE, 30배 가까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투자 아이디어 : 아직도 싸다
주가가 30배 오른 차트를 보면 대다수는 너무 많이 올라서 못 사겠다고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현재 사업의 내용과 주어진 상황에 기반한 앞으로의 전망’에 더하여 과거에 주가가 어땠는가를 기준으로 현재 주가를 평가하려 한다. (과거에 주가가 어땠는지에 더 비중을 두는 투자자를 ‘차티스트’, ‘트레이더’라고 한다)
최소한 가치투자자라면 이런 과거 지향적인 방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원자 현미경 산업은 반도체 기술 발전 트렌드를 생각해보면 지금에 비해 몇 배 더 성장할 수밖에 없으며, 다변화된 고객사에게 효과적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인상할 것이며, 자본을 효과적으로 지출하여 기술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고 있다.
이런 훌륭한 회사라면 지금의 멀티플은 과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진정한 가치투자자들을 동료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모집글을 읽어보시고 공감이 가신다면 텔레그램 채널을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 기업들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주까지도 무섭게 하락했다. 그리고 9.26일(현지 시각) 마이크론 실적 및 전망치가 긍정적으로 나왔다는 뉴스에 무섭게 반등했다. 바로 이 짤이 생각났다.
덕분에 27일 아침 중국 CXMT 증산으로 공급과잉이 올 거란 글을 올린 게 머쓱하게 되었다. 그래도 원래 계획대로 최근 나온 7개의 반도체 산업 리포트들을 비판적으로 리뷰하고, 반도체 기업들에 투자할만한지, 어떤 방향으로 투자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보려 한다.
리뷰 결론 :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This time it’s notdifferent)
기회와 리스크가 상존
빅테크의 AI 투자는 수익성과 무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속기 수요 충족을 위한 HBM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와의 기술격차를 효과적으로 좁혀서 조기에 HBM3E를 공급한다면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iM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3사가 25년 HBM3E에 진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속기 생산 가능량을 감안한 HBM 수요는 24년 8.8억 GB, 25년 18.8억 GB이며, IDM 3사 HBM 생산 계획은 24년 16.4억 GB, 25년 33.7억 GB로 급증한다.
서버용 반도체의 경우, 교체주기 도래, 신규 CPU 출시로 3분기 수요, 가격이 증가했다. 다만, 고객들이 비용, 이익률을 통제하는 기조에 있어 장기적으로는 가격 안정화가 예상된다.
범용 반도체는 수요 증가가 둔화되어 별도의 모멘텀이 없다면 CXMT의 증산 및 DDR5 시장 진입으로 하방 리스크가 우려된다.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다수 리포트에서 ‘온 디바이스 AI‘를 제시하고 있는데, AI PC는 2~4배의 가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AI 서비스의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AI 스마트폰은 비서 서비스의 편의성, 제한적 가격 상승폭으로 도입 저항감이 적으나, 구매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적고(모건스탠리 조사), 그만큼 탑재량 증가 기여도도 낮다. 또한, 5G 환경 속에서 굳이 인터넷 연결을 거부하고 기기내 AI 모델을 구동할 필요성이 높은지도 의심된다.
다만, 23년 대규모 적자를 경험한 IDM 3사의 보수적인 설비투자, HBM 전환에 따른 생산능력 감소로 범용 반도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장기 투자할 매력적인 성장 산업인가?
결국, IDM 3사가 보유하는 경제적 해자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가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구현해 놓은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우위에 따른 경제적 해자인데, 3사간 프로세스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해자가 얕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 내러티브 측면에서는 어느 회사가 장기적으로 점유율 우위를 가져갈지 사전적으로 판단이 어려우며, HBM은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범용반도체나 다른 사업 매출 비중이 적지 않다.
또한, ROE 측면에서는 23년에도 적자를 시현한 바 있으며, 벌써 다운사이클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어 자본이익률을 유지시켜주는 ‘훌륭한 자본배치‘를 하고 있다고 볼만한 근거도 충분치 않다.
결국, AI 붐은 ‘사이클 산업’이라는 반도체 산업의 본질을 변화시켜주지는 못했다.
다만, 세부 섹터중 범용 메모리 반도체 노출도가 적고 TSMC 시스템 반도체(FAB), HBM 생산능력 확보 관련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유망하다고 생각된다.
빅테크가 투자 여력이 있고, 수익성과 무관히 중장기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CAPEX를 지속하므로 HBM 수요가 지속된다는 내러티브는 설득력이 있다.
또한 HBM 기술격차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기술적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져 하이닉스의 선도적 지위가 상당기간 유지된다는 내러티브도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온 디바이스 AI로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의 개발이 먼저 필요하다. 특히 스마트폰은 5G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기기 내에서 별도의 AI 모델을 구동할 정도의 수요가 창출되지는 않고 있다. 이번 9월 아이폰 16 출시에서도 AI 기능을 10월부터 베타버전으로 지원한다고 연기했다. 이를 두고 모건스탠리는 AI가 카메라 성능, 배터리 수명보다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고 지적하였다.
여기에 이 리포트에서 명시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비시장적 경쟁자, 중국 CXMT의 DRAM 증산은 장기적인 범용 메모리 수급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들의 사업모델(BM)의 본질은 플랫폼이기에, AI 투자를 줄일 수 없다. 범용 메모리는 서버 수요가 견조하지만 PC/모바일 수요 회복이 더디다. 다만, 범용 메모리는 공급 제약 가운데 온 디바이스 AI 도입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이다.
기술 격차가 축소되면 HBM 공급 과잉이 일어나겠지만, 기술 난이도가 심화되면 선발주자의 경쟁력 우위가 이어진다. 메모리 3사는 HBM과 범용 메모리 사이에 적절한 생산능력 배분을 추구할 것이다.
시장의 우려 : 피크아웃
투자자들은 18년 긍정적/부정적 시각이 혼재된 상황에서 결국 수요 둔화로 사이클이 종료되고 주가가 하락전환했던 기억과 현재 상황이 겹쳐져 공포에 빠져 있다. 또 주가가 먼저 올랐는데 AI 수익화 지연, 경기 둔화로 AI 투자가 감소할 것도 우려된다. 범용 반도체 수요 약세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요는 AI용+범용의 합산으로 결정되어 업황을 고점으로 보기 어렵다.
HBM 수요 : AI CAPEX 점검
빅테크들은 24.2Q 실적 발표에서 단기에 수익화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빅테크의 사업모델은 플랫폼을 선점하는 것이며, 이는 AI 투자 전망치를 유지했다는 데에서 증명된다.
아마존 AWS는 06.1Q 공식 출시되어 15.1Q 별도 사업부로 별도 공시를 시작하며, 유의미한 수익화가 시작되어 9년이 소요되는 동안 CAPEX 투자가 지속되었다.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는 11.4Q 시작되어 19.4Q 별도 매출공시가 이뤄져, 8년이 소요되는 동안 연평균 95억달러를 집행하였다.
결국 빅테크는 단기 수익성 확인과 별개로 장기적으로 투자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경기 둔화로 CAPEX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 빅테크는 매출액, 수익성, 현금성 자산을 고려할 때 투자여력이 충분하다. 22년 빅테크 CAPEX 둔화는 클라우드 사업이 14년차 성숙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며, AI는 현재 약 6년이 지났을 뿐이므로 투자 초기로 봐야 한다. 또한, 금리가 인하되면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질 것이다.
향후 AI는 25년까지 빅테크 중심 모델 개발, 27년까지 개별 기업, 국가에 특화된 경량화 모델 확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30년까지는 강한 수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학습 중심 AI에서 향후 추론 영역으로 활용 분야가 확장되면서 수요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 공급 : 기술격차
HBM 세대 변화에 요구되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기술 격차는 유지될 것이다.
HBM 단수가 확대될수록 웨이퍼 두께 감소, 발열 능력 확보 기술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 접합 보조 물질 없이 칩/웨이퍼를 접합하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도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인력이나 기술 노하우도 부족하다.
결국 현재의 기술격차는 유지된다.
범용제품 수요 : 온 디바이스 AI, 변곡점이 온다
범용제품은 온 디바이스 AI 효과로 메모리 채용이 확대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디바이스 안에서 의미있는 AI 기능 구현을 위해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필수적이다.
온 디바이스 AI PC는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개별 기업, 정부 기관이 보안이 필요한 데이터를 폐쇄적으로 다루면서 동시에 업무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온 디바이스 AI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은 간편한 비서 역할을 해주는 것이 궁극적 방향성으로, 구현되는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디바이스 교체 수요가 강하게 형성될 것이다.
범용제품 공급 : 기업별 대응 전략
하이닉스는 HBM을 바탕으로 범용 메모리 반도체 업사이클에 직면하여 양쪽에 적절히 생산능력을 배분하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범용 생산능력은 25년에 23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DRAM 이익 극대화를 기반으로 HBM 차세대 제품에 의미있는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범용 생산 능력을 매년 확대하면서 HBM CAPEX도 진행한다.
마이크론은 HBM의 수율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외주 생산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DRAM은 투자에 있어 후순위로, 강한 투자 규모가 확인되기는 쉽지 않다.
9.3일 다올 리포트와 다르게 경기둔화, 재고 축적 사이클 전환, AI 투자 둔화가 중첩될 경우 다운 사이클이 도래할 수 있다는 부정적 결론이다. 나는 성숙한 가치투자자일수록 근거를 갖춘 부정적 의견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마이크론이 HBM3E에 진입하는 경우 공급과잉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투자자라면 이 경우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
범용 반도체는 PC의 경우 AI PC가 돌파구가 되려면 ‘AI 서비스 경험 개선’이 먼저이다. 스마트폰도 상반기는 양호했으나, 재고가 축적되어 하반기 생산 감소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투자에 대한 이 리포트의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빅테크의 클라우드 투자 사례, 현금 창출력과 투자여력을 고려할 때 경기둔화, 실적 악화, 재고 증가로 AI 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AI 서버 생산의 병목이 HBM에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삼성전자/마이크론의 진입을 가정하면 25년 수요는 18.8억GB인데 공급이 33.7억GB로 과잉생산이 우려된다.
수요의 하락전환 가능성에 비해 증설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CXMT의 생산능력 확보도 문제이다.
경기 선행지표 하락은 제한적이지만 재고 사이클이 다시 돌아오면 25.1Q부터는 하락 사이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7월 IT 수요는 유럽 둔화, 미국/중국은 개선되었다.
AI 수요 빅테크 업체들의 CAPEX는 소폭 조정되어 여전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마이크론의 HBM3E 공급이 본격화되면 25년 공급과잉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가격 인상에 대한 고객사 저항이 강해져서 25.1Q부터는 인상이 어려워 보인다. NAND는 24년 수요가 +18.2%, 24년 상반기 출하가 +23.9%로 재고 증가 추세이다. CAPEX는 HBM을 포함한 DRAM은 +62%, NAND는 -16%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범용 DRAM 증설 재개, CXMT 증산은 업황에 부정적이다.
23.1Q부터 시작된 상승 사이클은 수요 증가와 고객사 재고 재축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경기 둔화, 재고 축적 완료, AI 투자 둔화가 중첩될 경우 상승 사이클 개시 2년이 지나는 25.1Q에 하락 사이클로 전환 가능성이 있다.
OECD 경기 선행지수는 20개월째 상승세 지속중이나, 증가율이 하락한지 7개월이 지나 하락 반전이 발생할 수 있다. 선행지수 하락반전시 반도체 업황은 6개월 이후 둔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수요 전망
6월에는 전반적으로 부진했으나, 7월에는 미국, 중국이 개선되고 유럽이 둔화되었다.
범용 반도체
DRAM은 PC 수요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양호하나 과잉재고로 하반기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노트북 출하량은 6월 대비 -15.3%, 23년 대비 -7.8%로 PC수요가 기대를 하회하였다.
MS, 인텔은 전용 가속기 반도체를 장착하여 클라우드 접속 없이 AI 소프트웨어를 돌릴 수 있는 PC를 AI PC로 정의하였다. 정의에 부합하는 AI PC는 가격이 2~4배로 24년 0.2%, 25년에 1% 초반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본격 성장을 위해서는 업무용 AI 서비스 출시, 가격 하락이 필요하다. 적절한 가격의 AI 맥북이 출시될 경우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재고가 전고점 수준으로, 하반기 생산량이 감소하여 모바일 반도체 수요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PC는 업무처리에 사용되나, AI 스마트폰은 기기 특성상 개인적 용도에 최적화되어 낮은 사양과 비용으로도 소비자에게 어필하여 AI 도입에 저항이 낮다. 하지만 현재 구글 Gemini는 2~4GB DRAM을 요구하므로, 총 탑재량 10~12GB 스마트폰에서 충분히 작동되어 탑재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9.3일 AI 반도체 CAPEX 증감률 전망은 소폭 하향에 그쳐 AI 투자 의욕이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누적 투자액 6천억 달러 대비 누적 매출액은 40억 달러에 불과하여, 경기 둔화, 실적 악화, 부품 재고 증가에 따라 경쟁적 AI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서버
대만 업체의 서버 출하량은 10.6백만대로 23년 대비 5% 증가가 전망된다. AI 서버 출하량은 23년 대비 167% 증가하는 49만대, 기존 서버 출하량은 2% 증가하는 10.1백만대이다. AI 서버 주문량은 전망치 대비 소폭 증가하여 매 분기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고객들이 비용, 이익률을 통제하여 기존 서버 가격이 10~15% 하락하고 있다.
24년 가속기 반도체 생산 가능량은 9.3백만개(23년 대비 +178%)로, AI 서버생산량은 67만대로, AI 서버 출하량 예상치를 37% 상회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의 실수요를 넘어서는 서버 생산으로 수급 안정이 지속되고 있다.
25년에는TSMC CoWoS 할당이 100% 증가하여 가속기 반도체 생산량이 14.0백만대(24년 대비 +50%)로 추정된다.
대만 서버 업체에 따르면, 현재 가장 수급이 어려운 제품은 HBM 보다 방열 부품으로, 설계 결함 및 방열 부품 부족에 따른 신제품 출시 지연은 탑재량 증가 시점을 늦춘다.
25년 가속기 생산 가능량을 감안하면 HBM 수요는 24년 8.8억 GB, 25년 18.8억 GB이다. 그런데 HBM 3사 생산 계획은 24년 16.4억 GB, 25년 33.7억 GB로 급증한다. 수율이 부진하더라도 삼성전자 HBM3E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이 있다.
가격전망
24.3Q에는 고객들의 DRAM 가격 인상 저항이 강화되었으며, 24.4Q에는 소폭 가격 인상이 예상되나 25.1Q 부터는 가격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NAND는 24년 수요가 전년 대비 +18.2%인데 상반기 출하량이 23년 대비 +23.9%로, 반도체 업체 재고는 감소했으나 고객 재고가 업황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DRAM 생산 설비는 HBM을 포함하여 크게 증가하고 있다. 24년 삼성전자 31조원, 하이닉스 18조원, 마이크론 10.5조원을 CAPEX에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도 신규 DRAM 설비 확장, 공정 전환 등을 통해 투자가 크게 증가한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수요 증가와 재고 재축적으로 시작되는 상승 사이클(1.5년~2년)은 수요 둔화와 재고 정리에 의해 하락 사이클(1~1.5년)로 전환되는데, 경기둔화, 재고축적 완료, AI 투자 둔화가 중첩될 경우 25.1Q에 하락 사이클 개시 가능성이 있다.
일부 경기 선행지표는 25년 업황에 우려를 불러오고 있으나, 경기 선행지표 하락이 제한적이어서 다행히 업황 둔화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IT 수요 증감률은 반도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민간 경제활동이 부진하다. 중국 금리 인하로 7월 통화량 증감률은 소폭 반등하고 있으나, 하락 추세를 돌릴 정도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HBM으로 포커스 집중, 공정 난이도의 한계, 중국 CXMT 증설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IDM의 CAPEX가 보수적이며, 미세화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전공정보다 후공정쪽으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 사이클과 다르게 증설이 제한적이다. 또한, 반도체 매출 증가의 중심이 수량(Q)에서 가격(P)으로 이동하고 있다.
투자 비용은 증가했지만 공정의 난이도가 높아졌고, 미세화가 기술적 한계에 도달하여 투자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장비 기업들의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어졌다.
CAPEX 키워드는 비용 효율
Gartner는 WFE(Wafer Front-end : 전공정 장비 투자액)가 19~22년 CAGR 22% 성장했으나, 23~25년 CAGR 5%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원인은 1. 시장의 변화 : 메모리 반도체 매출 성장 요소가 Q에서 P로 중심축 변화 2. 기술적 변화 : 공정 난이도가 물리적 한계에 도달, 전공정 혁신으로 시스템 성능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장비 투자가 후공정까지 분산 3. 경쟁구도 변화 : 중국의 시장 진출 이다.
과거 업사이클에는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전공정 장비 리드타임(6~12개월)을 고려해서 장비 투자를 선제적으로 증가시켰으나, 23.2Q부터 디램가격이 상승하여 업사이클임에도 상당 기간 신규 투자가 나오지 않고, 24년 상반기에도 관리 장비, 소모품 발주만 이뤄지고, 24.7월에야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또한, 장비 투자 성장률이 반도체 매출 성장률보다 낮아 적극적 투자가 없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생산기업(IDM)들이 반도체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 점유율 확장보다 수익성 위주 경영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IDM 3사가 HBM 생산능력을 보수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현재 인증이 지지부진하여 매출 기여도는 낮지만, ASP 상승과 사이클 안정화를 위해 모두 총력을 다해서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여력을 모두 HBM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리포트의 공통된 언급이다.
“AI 수요가 약하면 Nvidia가 삼성전자 HBM 인증에 적극적일 필요가 없다”는 명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모든 기업들은 협상력 강화를 위해 벤더 다변화를 추구한다. Nvidia도 AI 수요와 무관하게 삼성전자 HBM 인증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절한 근거가 아니다.
“중국 공급 증가가 문제라면 이를 중국내 소비하기 위한 경기부양은 필요적이다”는 명제도 틀렸다. 중국제조 2025에 따라 반도체를 자급하겠다는 계획은 경기와 무관히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심화됨에 따라 설정된 목표이다. 경기가 부양되지 않으면 반도체 생산 목표를 접을 것인가? 가능성 낮은 예상이다. 중국은 독재국가이며, 설정된 목표는 경제 유인과 독립적으로 달성되어야 한다.
호황이 오면 한국은 공격적으로 증설한다는 공식이 틀렸다.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는 R&D 위주로 이뤄진다. AI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수율 저하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DRAM 생산능력 확대는 시장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NVIDA가 삼성전자의 HBM 인증을 원하는 것은 강한 AI 수요의 근거이며, 중국 메모리 공급 증가를 위해서는 중국 경기부양이 필수적이다.
또한 온 디바이스 AI 원년인 25년에는 탑재량도 증가할 것이다.
Risk Off
AI 지출은 강하나 모바일/PC 등 범용 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경기 우려가 심화되면서 시장의 눈높이와 실적의 괴리속에 주가가 조정되었다.
게다가 AI 상업화 지연과 투자 효율성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Nvidia Blackwell 출시가 지연되면서 risk off가 확대되고 있다.
범용반도체는 교체주기 도래, 저전력 플랫폼 수요로 회복세이나, 모바일, PC 업계 가격 저항이 심화되고 있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DRAM은 CXMT 증산과 상반기 재고 축적 영향으로 중저가 가격 인상이 어렵고, NAND는 AI 수혜가 없고, 탑재량 증가가 둔화되어 사이클 하락 전환을 우려하고 있다.
우려가 타당한가?
현재 증산은 HBM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DRAM은 25년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공장이 평택 4기의 일부 공간이며, 신규 기술인 DRAM 1c 양산 스케줄 지연, 수율 확보 난이도 상승으로 25년 생산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기 어렵고, HBM의 생산능력 잠식효과가 확대되어 범용 반도체 증산은 제한적이다.
NAND는 보수적 투자 기조가 유지되어 왔고, 수요 전망이 밝지 않아 보수적 공급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HBM은 IDM 3사가 과잉공급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고객과 계약이 완료된 물량만 생산하는 기조이며, 삼성전자는 DRAM 역성장 폭을 키울 수 있어 목표치를 소폭 하향했고, 마이크론은 전공정 여유가 크지 않고 자금여유가 부족해서 확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또한 12단 수율 확보가 어려워 공급 과잉 가능성이 적다.
사이클 하락인가?
AI 수요가 약하면 Nvidia가 삼성전자 HBM 인증에 적극적일 필요가 없다. 중국 공급 증가가 문제라면 이를 중국내 소비하기 위한 경기부양은 필요적이다.
AI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신기술은 1) 기술발전 속도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할 때, 2) 가성비가 떨어질 때 3) 경기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는 1) AI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2) 품질 측면에서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품질 향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3) 경기 상황은 연착륙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
또한, TSMC가 CoWoS 증설을 진행하여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있어서 AI 생태계 확대에 긍정적이다.
범용반도체는 25년이 온 디바이스 AI 원년이라는 점, 경기 개선 효과, eSSD가 AI 서버 내 신규 솔루션을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계속 부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략
사이클 중반부부터는 실제 이익 증가 속도가 중요하다.
전공정은 삼성전자 P4L Phase 1이 25.1Q 가동이 시작되어 오더가 증가될 예정이다. HBM 후공정은 Capa 증설이 보수적으로 이뤄져서 줄어든 투자 규모를 반영해야 한다. 소재, 부품, 후공정은 밸류에이션이 현실화되었으나 살 유인이 부족하다.
반도체 산업에 사이클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기술개발에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 상위 기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여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쉽다는 점 고객사들이 가격에 따라 재고를 축적하고 소비하는데 생산 기업은 생산 스케줄을 평탄화하기 원하기 때문에 재고 사이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산업의 특성이 HBM으로 바뀌었는가? 내 생각은 ‘아니오’이다.
빅테크는 AI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HBM 공급은 제한적이다. 삼성전자는 HBM3e 공급을 시작하지 못했으며, 마이크론은 Capa 확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또한 HBM은 공정 난이도가 높아 일반 DRAM 대비 3배 이상의 Capa가 소요된다.
24년 DRAM 캐파는 전년대비 하이닉스 +13%, 삼성전자 +15%로 소극적인 공급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HBM 최신제품은 가격 프리미엄이 유지되기 때문에 단가 하락 가능성은 낮으며, 25년 DRAM 총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달하여,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고 가격 안정성이 높은 HBM 비중 증가에 따라 DRAM 매출 변동성이 낮아질 것이다.
진정한 가치투자자들을 동료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모집글을 읽어보시고 공감이 가신다면 텔레그램 채널을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XMT는 비상장 기업이며, 소유구조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펀드와 후페이성 정부가 지원하는 국영기업으로 설립되었다(미국 정책 자문단체 Horizon Advisory의 CXMT 리스크 분석). 또한, 현재도 미 국방부가 중국군과 관련되어 있다고 확인한 다수의 국영 펀드와 지방정부가 CXMT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설립 목적
CXMT의 목표는 ‘수익창출’에 있지 않고, ‘중국제조2025’와 그 하위 프로젝트인 ‘National Integrated Circuit Major Project’달성을 위해 반도체 R&D, 상업화를 추진하는 데 있다.
반도체 기술개발에서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되는 것이 ‘수율’과 ‘수익성 확보’이다. 많은 한국, 일본 기업들이 다운 싸이클에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된 결과, 현재의 과점 구도가 형성되어 그 과실을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누리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수익을 낼 필요가 없는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수익성과 무관히 물량을 공급하게 되어 과잉공급을 피할 수 없다.
기술 초격차, 유지되고 있나?
D램 기술은 DDR3(모바일용 LPDDR3) – DDR4(모바일용 LPDDR4) – DDR5(모바일용 LPDDR5)의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 기술을 언제 개발하여 상용화했느냐에 따라 기업간 기술격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생산과 출시에는 시간차가 있어 바로 DDR5 출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에서는 생산에서 출시까지 시간차가 발생하는 중요한 이유가 ‘수율’이다. CXMT는 수익성이 아니라 생산량과 국산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수율’에 연연하지 않고 품질만 확보되면 바로 생산에 돌입할 수 있다.
이 리포트에서는 25년 DRAM 생산 증가율을 10% 중반으로 보고 있는데, 20%로 보는 시장전망이 과도하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이 수치가 CXMT 생산능력 증가를 반영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5%의 생산 증가율 차이가 가격협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는 것이 이 리포트의 논리인만큼,(이렇게 생산에 따라 가격 협상력이 크게 변한다는 것이 반도체 산업, 기업들의 경제적 해자가 약하다는 근거이다) 8.4%의 증산, 그리고 이런 추세의 유지는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수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다운 사이클에서 낮은 가격 때문에 발생하는 대규모 손실 때문에 퇴출되어 왔고, 이러한 위기를 수익성 확보와 캐파 증설 자제로 대응하여 잘 넘긴 기업들이 공고해진 과점구도로 과실을 따먹는 것이 반도체 산업의 구조였다.
하지만, 이제 CXMT에게는 다운 사이클이 오히려 점유율을 늘릴 기회가 될 것이다. 실제 22년부터 진행된 다운 사이클에서 CXMT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캐파를 늘렸다. 당시에는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기 때문에 캐파 확장이 가격에 영향이 없었지만, 이제 다음 사이클에서 점유율이 커져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CXMT가 가격하락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른 경쟁자들을 퇴출시킬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일어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증권 리포트 전체 29페이지 중 중국의 공급증가에 대해서는 1/10페이지 수준으로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있다.
‘부정적인 언급’은 최대한 삼가는 게 우리 문화라면, 지금은 그 문화를 과감히 깨고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가 아닐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소를 잃게 되고, 그 다음에는 외양간을 아무리 고쳐도 늦다.
함께 투자 공부를 하실 동료들을 계속해서 찾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해주세요!
연휴 동안 모건 스탠리가 반도체 섹터 셀 리포트를 내 놓은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아직 늦춰지면 안되는 시점인데 늦춰지고 있다는 점, 예상되는 가격 고점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이런 사업 모델들은 안타깝게도 ‘경제적 해자’가 부족했다. (경제적 해자가 있기 때문에 투자해야 하는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위에 언급한 한국의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은 고객 기업들의 사업에 필수적이고,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없는 산업 구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진입했고, 가격 경쟁을 거쳐 산업이 쇠퇴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우려가 대두된다. 벌써 약한 수요와 공급증가로 고객사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직면했다는 것은 약한 경제적 해자의 근거가 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로 늦춰지고 있지만 결국 중국의 DRAM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또, HBM까지 생산하는 단계에 있는 중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주장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CAPEX는 그냥 가만히 두면 엄청난 감가상각을 발생시킨다. ASML의 EUV 장비의 경우 한 대에 몇 천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장비이다. 이렇게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장비가 가동률이 낮은 상태로 운용된다면 자본수익률이 높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쉽게 감산을 결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CAPEX 투자가 상당히 많이 이뤄지면서, 그리고 중국 기업의 양산 능력이 올라오면서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너무 빨리 올라왔다. (정말 무서운 점은 중국기업의 경우 ‘비시장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감산에 협조하지 않을 거란 점이다)
그에 비해 수요의 바탕이 되는 PC/모바일 수요는 지지부진하다.
사실, 일반적인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On-device AI가 얼마나 필요할까? 사실 지금 AI 서비스의 수준과 정보의 질을 고려하면 서비스가 필요할 때 Chat-GPT 앱에 접속해서 질문해서 답을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관점에서 On-device AI는 비전프로에 이어 또 하나의 실패한 기술 주도 수요 창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시급을 다투는 용도로 AI가 사용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다)
킬러 콘텐츠, 대중의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는 공급 측면, 기술 주도적인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해주는 무언가가 먼저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 콘텐츠가 개발되기 이전에 디바이스 스펙 업그레이드만으로는 중국 기업의 DRAM 시장 진입으로 촉발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초과공급 구도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 같다.
이런 리스크를 고려할 때, 아직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싸다고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CAPEX에 의존하는 반도체 장비기업들은 매출이 감소할 것이다. 이들이 중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수출통제 규제를 회피해야 하는데 앞으로 점점 회피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마치 한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응하여 국산화를 추진한 것처럼, 중국도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