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기업 선정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이에 따라 RELY, CRGO 등 기업을 매매하면서 내 포트폴리오도 꽤 변화 과정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커버기업 비중은 최소 15% 이상, 목표는 20% 이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커버하지 않는 기업 비중은 최대 5% 이하, 목표는 1~3%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커버를 고려하던 RELY는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었는데 비중을 다시 낮췄다.
내가 매도할 때는
1)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몰랐던 부정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경우,
2) 투자 아이디어가 망가졌을 경우,
3) 주가가 너무 상승해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깨질 경우,
4) 명백히 더 나은 투자 대안을 발견했을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될 때이며,
나는 내가 투자를 계속 해나감에 따라 1) 2)는 줄어들고, 3) 4)가 늘어나길 바란다.
그것이 나날이 발전해나가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RELY는 1)의 이유로 매도를 해야만 했다.
발표할 때 스터디원 중 한 분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질문해주셨었다.
하지만 그 때는 저개발국가에서 코인의 편의성이 더 낮다고 생각하고 간과했었는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실제로는 휴대폰만 있으면 코인을 통한 송금이 수수료도 낮고 편의성이 오히려 더 높았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코인 발행시 국가의 통화량 결정력이 떨어져서
(왜냐하면 코인도 화폐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통화정책 자율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국가가 엄격히 규제할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남유럽 국가 신용강등, 재정위기도 유로 통합에 따른 통화정책 자율성 하락이 원인이었다)
정치인들에게 먼 미래의 정책 자율성 훼손은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닌가보다.
그리고 스테이블 코인 사용 확대에 따라 달러 패권이 강화되는 것도 정책 자율성 훼손의 부정적 기대효과를 일부 상쇄한 것 같다.
결국, 법안이나 정책 가시화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 리스크가 RELY에게 일시적 리스크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고, 따라서 RELY를 장기투자 성장주로 분류하기 어렵겠다고 결론지었다.
대신 그간 가장 커버 기업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CRGO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게 되었다.
6가지 관점에서의 투자 아이디어는 이전 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Freightos 성장성에 대한 트럼프 관세정책 효과를 고민해보자
‘25.1Q CRGO(Freightos Limited), reasonable risk, high return
편입 여부를 고민했던 가장 큰 원인은 현재 적자율이 크다는 점이다.
적자가 지속된다면 보유현금 소진시 추가 자금조달로 인한 희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적자폭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축소된다면 그 위험이 사실은 상당 부분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커버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이러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조금 더 확실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CRGO 흑자전환 시점과 추가 자금조달 리스크
CRGO는 현재 적자 폭이 상당히 큰 기업이다.
가장 실적이 좋았던 ‘25.1Q를 기준으로 해도 매출이 $6.9M,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5M으로 OPM과 NPM이 -65.2%에 달한다.
그리고 IPO를 통해 확보한 현금중 ‘25.1Q 기준 $36.4M이 남아 있다.
회사는 ’26년을 흑자전환의 기준 시점으로 발표하고,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재확인하고 있다.
사실 이 회사에게는 흑자전환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중요하다.
일단 흑자전환만 된다면 외부 자금 수혈 없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다.
앞서 분석 글에서 검토했던 바와 같이 CRGO는 물류 플랫폼 디지털화를 위해 극도로 보수적인 물류 업계를 하나하나 설득해서 플랫폼에 입점시켰으며,
이에 따라 현재는 화주들이 입점했다는 사실이 포워더를, 포워더가 입점했다는 사실이 화주를 유인하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CRGO에게 중요한 건 네트워크 효과가 충분히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현재 CRGO의 적자 상황은 어떻게 보면 정해진 기간 내 충분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레버리지를 끌어다 쓴 투자자보다도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BM이 좋더라도 운전대에 칼을 꽂고 운전을 할 수는 없다.
안전 장치가 없다면 만일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치명적인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CRGO 실적을 통해 추정한 향후 실적 시나리오
CRGO는 최근 2년간 분기별 실적 발표를 통해 상당히 인상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매출추정 : 3가지 시나리오
매출 YoY 성장률이 최근들어 더 가팔라지는 추이이며,
주된 성장의 원인은 플랫폼을 구독하는 매출인 ‘솔루션 매출’ 증가이다.
매출 비중도 솔루션 매출이 높고, 성장률도 솔루션 매출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솔루션 매출은 글로벌 운임 변동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매출 변동성이 더 낮고,
소비자들이 늘어나더라도 추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은 형태의 BM이다.
불안정한 글로벌 교역환경 속에서 물류비가 증가하든 감소하든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물류비를 최적화하려는 수요는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다수의 화주와 포워더가 들어와 있는 중립적 물류 플랫폼으로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솔루션 매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앞으로 솔루션을 사용하는 화주와 포워더 고객이 증가하면 플랫폼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매출 성장의 논리가 탄탄하기 때문에,
‘25.1Q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상승한 운임이 다시 낮아지더라도 솔루션 매출은 유지될 것이며,
CRGO 경영진이 흑자전환 목표시점으로 제시한 향후 2년간은 전체 매출 증가에 선행하여 나타난 솔루션 매출 증가율의 절반 수준 수수료 매출 성장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Base Case : 플랫폼 부문 1/3, 성장률 15%, 솔루션 부문 2/3, 성장률 30%)
만약 교역 위축으로 운임이 상당히 낮게 유지되어 플랫폼 매출은 성장하지 못하고 솔루션 부문 성장만으로 매출 성장이 일어난다면 앞으로 YoY 20%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Bad Case : 플랫폼 부문 1/3, 성장률 0%, 솔루션 부문 2/3, 성장률 30%)
만약 교역이 정상화되면서 솔루션 부문과 동등한 수준으로 플랫폼 수수료 매출이 나타난다면 고르게 30%의 성장률을 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Good Case : 플랫폼 부문 1/3, 성장률 30%, 솔루션 부문 2/3, 성장률 30%)
그리고 최악의 경우 수수료 매출이 역성장한다면 전체 성장률은 15% 정도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가정했다.
(Worst Case : 플랫폼 부문 1/3, 성장률 -15%, 솔루션 부문 2/3, 성장률 30%)
비용 추정
전체적으로 보면 23.2Q 이후 매출원가, 판관비,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효율화한 결과 비용이 플랫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매 분기별 매출원가, 판관비, R&D 투자를 추정해보면,
TTM 1년 평균을 기준으로 매출원가는 $2.1M, 판관비는 $6.2M, R&D 투자는 $2.7M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및 이익 성장 경로 :
good case 27.1q 보유현금 $23.5m
base case 27.2q 보유현금 $20m
bad case 27.4Q 보유현금 $17m
Worst case 28.3Q 보유현금 $10m

위 가정이 유지된다고 하면, 성장률 20% 가정하에 27.4Q, 25% 가정하에 27.2Q, 30% 가정하에 27.1Q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이 가능하다.
결국, 성장률을 20%로 상당히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현재 CRGO가 달성해온 운영 효율화 추이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흑자전환 시점이 당초 예상 대비 2분기 정도 늦춰질 뿐이며, Base Case 대비하여 흑자전환 이전에 발생하는 누적 영업적자는 $4.11M 늘어날 뿐이다.
이는 현재 보유 현금 $37.3M 대비하여 크리티컬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성장률을 15%로 더욱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Worst Case : 수수료 -15% 역성장이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가정)
흑자전환 시점은 ‘28.3Q로 늦춰지지만 상당 기간 동안 적자 폭이 축소된 상태로 유지되기에
누적 적자는 $27.46M 수준에 제한되고, ‘28.2Q 시점에도 $10M의 보유 현금이 남게 된다.

결론 :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
예상한 성장과 운영효율화가 병행되는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Base Case 기준 ‘28.4Q 영업이익은 $5M, 이러한 실적이 4분기 반복된다고 가정하면 연 $20M의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된다.
이는 현재 시총 $113.6M 대비 POR 6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BM의 특성과 지금까지 포워더/화주를 설득하여 플랫폼에 들어오게 설득한 경영진의 영업 역량, 강력한 경제적 해자의 근거를 생각하면 ‘28.4Q까지 이러한 성장 추이가 이어질 수 없을 거라고 가정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솔루션 구독 매출 증가 추이는 유지될 수밖에 없으며,
수수료 부문에서 극단적으로 역성장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흑자전환 시점은 좀 늦춰지겠지만 누적 추가 손실 규모는 $13.8M 수준으로,
최악의 경우 이를 현시점에 전부 외부에서 조달하여 희석시키더라도 현재 시총 대비 12.2% 수준에 불과하다.
아마도 BEP 달성 시점이 가까워진다면 그만큼 시장에서의 평가도 좋아져서 희석 비율이 10% 이하로 제한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국 최악의 상황에도 BEP 달성까지 아주 긴 기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25년 기준 $1.8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전 세계 물류 시장에서 0.05% 점유율을 갖고 있을 뿐인 CRGO가 물류 기업들을 지속 설득하여 디지털화라는 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완료한다면 지금의 시총으로는 그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적자기업이라는 점에서 다소 위험성은 존재하지만 상방으로 10배, 20배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부담할만한 리스크라고 생각되어 ‘25.3Q 커버기업으로 편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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