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키가 작아도 빠른 스피드와 농구 센스로 불리한 피지컬을 극복하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내 자녀의 키가 작다면 나는 농구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할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자기의 행복을 위해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응원해줄 것이다)
투자의 세계는 좀 더 냉정하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부합하는 기업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워렌 버핏님도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종목만 투자하겠다는 의지로 아래와 같이 스트라이크 존 사진을 방에 액자로 붙여놨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 조건은 ‘높은 확률로 실현될 성장 가능성’이다.

Freightos는 필터링을 통해 발굴한 좋은 미국 기업이다.
다만, 성장성 측면에서 트럼프 관세전쟁과 이로 인한 교역 감소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심으로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이러한 리스크가 일시적일지 영구적일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과도한 리스크를 지게 되어 자산의 큰 비중에 대해 영구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반대로 일시적 리스크를 영구적 리스크로 착각하게 된다면 성장 초기의 좋은 주식을 알아보지 못하여 수익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
나는 Freightos가 키 작은 선수 대신 ‘부모님이 키가 작은’ 농구 유망주라고 평가했다.
전방시장 위축은 어느 기업에게나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역이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으며,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체되는 추세는 거스를 수 없고, 그 전환과정 속에서 Freightos의 해자는 굳건하다.
그렇다면 단기적인 물류 감소 충격과 장기적 관점의 디지털 전환 성장 내러티브 효과가 합쳐져 어떤 성장경로를 그리게 될지 판단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부모님이 키가 작다면 자녀의 키도 작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모든 조건이 너무나 완벽하다면?
키가 작아도 선수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면 키가 커질 가능성과 키가 작더라도 선수로서 성공할 가능성을 믿고 키워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와 관련하여 더 많은 동료들의 생각을 듣고 토론해보고 싶은 마음에 분석을 공유하게 되었다.
BM의 이해
Freightos는 항공사, 해운사 등 물류 서비스의 공급자와 소비자인 화물 주인(화주)을 연결해주는 중립적 온라인 예약/결제 플랫폼을 운영한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시스템이던 국제 물류 업계 거래 과정을 디지털화하면서 운임의 일정 비율, 또는 정액을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Freightos Become Public via Combination with Gesher | Freightos

그리고 실시간 운임, 예약을 지원하는 SaaS(실시간 소프트웨어 시스템) 구독료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24.4Q Freightos 매출은 $6.6M였으며, 플랫폼 수수료는 $2.3M(+21% YoY), 솔루션 매출은 $4.3M(+28% YoY)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플랫폼 수수료는 물동량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지만, SaaS 구독 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성장성
전체 국제물류시장 총 거래 금액은 ’25년 $1.8조로 추산된다.

이 중 대부분은 오프라인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Freightos의 총 예약 금액은 ’24년 기준 $894M으로, 시장 침투율은 0.05% 수준이다.
물류 시장의 성장성
트럼프 관세로 인해 국가간 교역이 감소하면 물동량이 감소한다.
세계적으로 아시아-미국 구간 교역량은 35~40% 정도를 차지하는데,
대중관세로 이 구간의 교역이 급감한다면 물류 시장의 성장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궁극적으로 ‘리쇼어링’, 즉 제조 기반을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 조치가 완화되고 교역이 재개될 수 있겠지만,
트럼프와 지지자들이 바라는 세상은 미국에서 소비하는 물품들이 미국에서 생산되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 주장의 합리성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그리고 이러한 비합리성, 극우주의 기조는 트럼프 이후에도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
트럼프는 중임제한으로 더 이상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지만 트럼프를 뽑은 지지자들은 MAGA를 부르짖는 트럼프의 대체자를 찾을 것이다.
더 이상 트럼프와 MAGA는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높아진 물가와 양극화 현상에 대한 미국 노동자 대중의 분노는 합리주의를 향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큰 구간인 아시아-유럽 구간은 EU가 미국에 팔리지 않은 중국산 제품이 물밀듯 들어오는 것을 규제한다고 하면서 또한 물류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유럽 극우 진영이 활용하기 좋은 정치적 구호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유럽 극우 열풍과 反세계화···대한민국의 대처 방안은? – 스포츠경향
결국 보호무역주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류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물류 플랫폼의 디지털화는 비용 효율성과 신속성을 고려할 때 지속될 트렌드이다.
또한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경쟁 기업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Freightos의 BM에 쉽게 진입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전방 시장의 성장 정체 또는 역성장 가능성과 Freightos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는 것이 문제이다.
경제적 해자
네트워크 효과
Freightos 플랫폼에 참여자가 늘어나면 참여자의 효용이 증가한다.
물류 수요자는 공급자가 늘수록 운임 선택지가 늘어난다.
공급자는 수요자가 늘수록 판매 채널로서 플랫폼이 매력적으로 부각된다.
결국 Freightos는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고, ‘25.2.24일 컨콜 발표에 따르면 상장 이후 가장 높은 YoY 매출 증가율 25%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매출 증가율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무형자산
Freightos는 10여년에 걸쳐 주요 운송사들과 API 연동, 시스템 통합, 신뢰 구축을 이뤄냈고,
국제 항공운송협회와 협업하여 표준화를 이뤄냈다.
항공사는 운임과 운송 공간에 대한 정보를 외부 플랫폼에 제공하는 데 보수적인데,
Freightos는 50개 이상의 항공사를 설득하여 디지털 예약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해운은 Maersk등 선사가 자체 플랫폼을 지향하나 중소 해운사들은 Freightos를 통해 화주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거래를 성사시키며 획득한 데이터, 특허와 기술 노하우는 경쟁자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Maersk, DB Schenker 등 기존 물류 대기업의 플랫폼 내재화 움직임이 리스크이나,
현재는 Freightos가 업계의 표준 플랫폼 지위를 선점하면서 해자가 넓어지는 양상이다.
전환비용
다수의 화주, 항공사, 해운사들이 Freightos의 WebCargo 시스템에 맞춰 업무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Freightos가 정산/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고객의 락인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항공사 측면에서 보면 Freightos는 단순 중개자가 아니라 WebCargo Airline Control Panel 등을 통해 항공사가 가격 전략을 수립하고 운송 공간을 관리하도록 돕고 있다.
또한 디지털 결제 솔루션도 지원하여 판매 프로세스를 개선해주며, 대금 결제 리스크도 중개해주기 때문에 대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다.
화주도 운임 비교 및 즉시 예약의 효용이 구독료보다 크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다.
협상력
GPM은 최근 5분기 동안 YoY 개선되고 있다.
이는 6분기 연속적으로 이어진 전년 동기대비 매출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이렇게 GPM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은 물류 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 양쪽에서 부과되는 수수료를 건전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GPM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거래량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플랫폼 사업에서 Freightos가 보유하고 있는 높은 협상력을 반영한다.
Freightos는 네트워크 효과에 의한 성장의 수혜를 많이 보고 있어 마케팅 효율성이 높다.
대형 운송사를 플랫폼에 유치하면 해당 운임을 찾는 수많은 화주들이 플랫폼에 들어오게 되며, 대형 화주 한 곳을 영입하면 항공사 파트너들이 Freightos와 연동을 검토하게 된다.
위 SG&A 항목을 보면, 최근 5분기 동안 비용이 YoY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다.
자본배치
아직 적자기업이지만, 보유 자금으로 26년까지 계획된 성장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다.
’23년 물류 침체 국면에서는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통해 현금 유출을 줄였고,
’24년에는 손실을 크게 감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그럼에도 R&D 투자, Shipsta 인수에는 자금을 과감히 투자하여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24년 PSR은 4.2배, ’25E PSR은 3.3배로 동종업계 평균 대비 저평가 되어 있다.
이는 Freightos가 디지털 물류 플랫폼 분야에서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확보했음에도 시장이 동사를 성장 초기의 리스크 있는 소형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일부는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류 역성장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과연 어디까지가 적정 가치이며, 국제 교역이 어디까지 위축될 수 있을까?
물류 관련 지표
상하이 콘테이너 물류 지수는 ‘24.7월 3,733.8에서 ‘25.4.18일 현재 1,370.58까지 급락했다.

발틱 물류 지수는 ‘23.12월 3,346에서 ‘25.4월 현재 1,261까지 급락했다

중국 기업 중 수출 마진이 50% 이상 되는 기업들이 없다고 하며, 따라서 관세가 100%를 초과한 현 시점에서 트럼프의 위협은 더 이상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시장은 상당 기간 동안 미중 교역이 없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으며,
더 이상 트럼프가 위협을 이어갈 카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다른 국가로부터의 미국향 수출은 이어질 것이며,
중국의 제품들은 사용할 소비자를 찾아 어디론가 이동해갈 것이다.
결국 최악을 상정한 현재의 낮은 Freightos의 주가는 기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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