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 업황 차별화, 투자 전략은?

투자자에게는 국적이 없다.
‘삼성전자가 잘 돼야 우리나라가 잘 된다’는 감성적 접근은 투자자에게 있어 초과수익의 가능성을 낮출 뿐이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산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해서 기업이 처한 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미래를 전망해서,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본분이다.

TSMC 24.3Q 실적발표(24.10.17)

재무지표 : 협상력을 증명하는 이익률

매출액이 컨센서스와 직전 가이던스 상단을 소폭 상회한 가운데,
이익과 이익률이 대폭 상회하면서 ‘반도체 생태계에서 누가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 실적발표였다.

구분실적 공시컨센서스직전 가이던스
매출액($B)23.523.322.4~23.2
GPM(%)57.853.5~55.5
OPM(%)47.54442.5~44.5
EPS(NT$)12.5411.58

분야별 매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End Market Breakdown에서 AI향 매출인 ‘High Performance Computing’ 부분이다.
24.3Q 매출이 YoY +82.8% 증가했다.

Q&A :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Q&A중 반도체 업황/전망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Q) 전체적인 반도체 사이클은 피크인가?
A) AI 수요는 아직 초기이다. AI를 제외하고는 started to improve 했다고 본다.

Q) 매출 성장 대비 Capex가 충분히 공격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 향후 몇년간도 Capex 수준을 낮게 유지할 것인가?
A) 2025 Capex 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없음. TSMC의 Capex는 높은 성장 기회를 의미할 것. 내년은 많은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올해 이상의 Capex가 기대된다. 더 구체적인 수치는 1월에 소통 가능할 것

Q) GPM 수준이 대부분의 고객사들 대비 높은 상황인데, 장기적인 GPM 목표는 어느 수준인가? 또 향후 가격 전략이 어떻게 되는가?
A) 우리가 GPM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협상력을 남용하고 있지 않다. 우린 고객과 함께 일하는 중. 우린 Capital Heavy한 비즈니스에 있는만큼 호시절에 높은 이익을 구가할 수 있어야 한다. 75% 수준의 높은 목표가 있긴 하나 이상적인 수준

Q) 2021년에 향후 5년간 15~20% CAGR을 가이던스로 제시한 적 있음. 현재 5년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 것으로 보이는가?
A) 향후 5년간의 성장에 자신감이 있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없음

Q) AI 수요가 강하다면 2025년 이후의 Capa 부족이 우려된다. Fab 증설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고객들이 증설에 필요한 정도의 확신을 주는가? 아니면 고객사와 증설의 위험을 나누는 일이 있는가?
A) 반복하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AI Innovator들이 우리와 협력 중이다. 우리는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우리들의 증설에 관한 원칙이 있다. 고객사 뿐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약간의 해석을 덧붙여보면 AI향 설비투자는 아직 초기로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으며,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증설을 자제하고 공급과잉을 초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말로만 GPM을 높이기 위해 협상력을 남용하고 있지 않다고 하고 실제 GPM은 컨센 상단을 가볍게 뚫어버렸고, GPM 75%(!)‘를 언급하였다)

주가가 하루만에 10% 상승할만한 실적발표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

24.10.17 흥국, 2025년 전망 Part 1. 위기를 기회로 리포트 리뷰

241017 흥국, 2025년 전망 Part 1. 위기를 기회로.pdf

DDR5, HBM 초과수요로 NVIDIA 주가는 전고점까지 반등했지만,
국내 IDM 주가는 범용 메모리 업황 우려로 인해 약세다.

특히 HBM 증설로 범용 메모리 증산이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B2C 수요 부진, CXMT 메모리 공급 증가로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추이로, 25.2Q부터 업황 반등이 전망된다.

DDR5 가격에 대한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가운데 DDR4 재고는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체수요를 만들 것이라 기대했던 아이폰 16 출시도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 지연으로 기대 이하인 상황이다.(24.10.21일 현재는 중국 판매량 20% 증가 뉴스로 다소 맞지 않는 내용이다)

서버는 AI서버 출하량 급증, 일반 서버 출하량 소폭 감소로 전체적으로 24년 +4%, 25년 +5% 성장이 전망된다.

HBM의 경우 증설분을 포함한 향후 1년간 수요가 모두 예약되어 있으며, 메모리 업체들도 과잉공급을 경계하고 있어 당분간 공급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으며, HBM3E 12단과 같은 선단공정의 경우 더욱 출하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CXMT는 올해 생산능력 기준 점유율이 12%에 달하며 25년 25만장/월 증설분 장비 발주를 마치고, 25년 DDR5, LPDDR5 양산을 목표로 수율을 높여가고 있어(현재 70% 수준) 범용 메모리 반도체 과잉공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소부장 또한 중국 내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국내 소부장 기업 중국향 수출은 감소할 것이다.

중국이 DDR5 양산을 시작한다면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까?

일각에서는 아무리 중국이라도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증산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로 지난 23년의 다운사이클에서 CXMT는 증산을 이어갔다.
(물론 워낙 점유율이 작아서 증산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이번에 다운사이클이 다시 올 때는 정말 CXMT가 비시장적 경쟁자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확인하고 나서 대응하려면 이미 늦는다)

중요한 건, 다른 산업과 반도체는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반도체는 아무리 적자가 나도 포기할 수 없는 모든 산업의 기초 산업이며,
신성장동력인 AI 주도권을 차지하는데 핵심 산업이다.
그렇기에 다음 다운사이클에서는 정말 범용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놓고 All or nothing의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아래 기사를 보면 이제 반도체 전공정에서 EUV 장비를 사용한 미세화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UV 장비를 통한 멀티패터닝이 오히려 수율 측면에서 효율적이었을 수 있으며,
중요한 건 적어도 EUV가 기술적 측면에서 명백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 1a D램 재설계 고심…HBM 경쟁력 회복 ‘초강수’ 두나 – ZDNet korea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현재로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UV는 기존 노광(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 공정인 ArF(불화아르곤) 대비 선폭 미세화에 유리하다. 때문에 공정 효율성을 높여, 메모리의 핵심인 제조 비용을 저감할 수 있다는 게 EUV가 지닌 장점이었다.

다만 EUV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실제 양산 적용 과정에서 공정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1a D램의 원가가 당초 예상대로 낮아지지 않았다.

D램 설계 자체도 완벽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서버용 제품 개발에서 차질을 겪어, 경쟁사 대비 DDR5 적용 시점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 인텔로부터 1a D램 기반의 서버용 DDR5 제품을 가장 먼저 인증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중국향 EUV 노광장비가 막혀 있어 중국에서는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완전히 막혀있다는 전제하에 사이클 산업이라도 IDM 투자가 정당화되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DUV 장비로도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아래 ASML 실적발표를 통해 EUV, DUV 매출 세부내역을 보게 되면 더 이상 중국의 반도체 생산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SML 실적발표에서 나타난 수출 통계를 보면 EUV 매출은 정체 구간에 도달했다

또한, 장비 매출의 상당한 비중이 중국향으로 나가고 있는데, EUV가 수출통제로 막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DUV 장비는 대부분 중국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HBM 외 범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있어서 중국의 증설을 더 이상 통제하기 어렵다.

온 디바이스 AI가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까?

이전 반도체 산업 분석에서는 온 디바이스 AI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새로운 사이클을 발생시킬 수 있을 정도의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었다.

최근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 16이 출시되어 온디바이스 AI 수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봤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온 디바이스 AI의 수요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다.

서비스 지연의 효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폰 16 첫 주 판매량은 기대 부합 정도로 보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2830230

금요일에는 미국장에서 중국 시장 판매량이 20% 상승한 것으로 애플이 급등하였다.
중국 판매량 급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중국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데 산 거라는 점에서 교체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이다.

현재의 AI 서비스를 감안하면 네트워크가 연결된 환경에서 구동하는 것 이상으로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여 개인 기기에서 AI 모델을 구동해야 한다고 설득하기 어렵다.

현재의 아이폰 16은 신형 아이폰이 나와서 사는 교체수요 이상이 되기 어렵다.

온 디바이스 AI로 메모리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온 디바이스 AI로만 구현할 수 있는 컨텐츠가 보편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AI 사이클은 결국 빅테크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컴퓨팅 서버(HPC) 위주의 성장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 섹터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은?

CXMT가 증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마쳐 추가적인 CAPEX가 제한적인 가운데 IDM 3사 또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여 CAPEX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섹터에서는 CXMT 증산에 따라 영향을 받을 IDM 기업, 메모리 반도체향 소부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투자의 방향은 TSMC의 증설 CAPEX에 포함되면서도 중국에서 국산화가 어려운 소부장 생산 기업이라면 사이클과 무관하게 증익과 주가 상승이 가능한 기업이라 생각된다.

기승전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분야는 파크시스템스가 특허 등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 해자가 깊고, 중국에서 내재화하지 못 했고, 앞으로도 내재화하기 힘든 분야이다.

또한 Advanced Packaging 분야에서도 기존 주사 전자현미경 대비 기술적 강점을 갖고 있어 앞으로 침투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장비로서, TSMC 증설시 추가 적용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다소 비싼 멀티플에도 투자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던 바 있고, 이러한 뷰는 TSMC 24.3Q 실적 발표로 더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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