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되겠지만, 솔직히 ‘그냥 악쓰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세상’에서 살아온 것 같다는 것이 진 의원이 쓴 글을 읽을 때마다 강하게 느껴진다.
조목조목 반박하는 게 시간이 드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합리, 몰상식을 합리적인 사고로 반박해줘야 다른 사람들이 토론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직접 한다는 주인의식으로 작성해 본다.
매번 말하는 대체가능성의 문제
[비포장도로라도 수익을 올렸으면 세금 내는 것이 맞습니다.]
비포장도로와 포장도로가 있다.
비포장도로는 싼 통행료 때문에 차들이 다니고 있었는데 비포장도로에 세금을 매겨서
비포장도로를 지나가든 포장도로를 지나가든 통행료가 같아진다면
누가 비포장도로를 다닐까?
여러번 말했지만, 금투세의 문제는 ‘대체가능성’의 문제이다.
바로 옆에 포장도로가 있는 상황에서 비포장도로 통행료에 세금을 매기면 어느 누구도 비포장도로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누가 가장 피해를 볼까? 비포장도로의 주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는 진성준은 우리 나라 경제에 대한 주인의식이 전혀 없는 거다.
자기 고집을 관철시키기만 하면 그냥 망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렇게 전혀 주인의식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을 제대로 도려내야 당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토론의 기본적인 전제 – 경청
우리 민주당 이소영 의원께서 주식유튜브로 유명한 삼프로TV와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방송을 보지 못하고 이를 보도한 기사를 읽었습니다만, 이에 대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토론을 위해서는 최소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몇 분 되지도 않는 영상도 보지 않고 자기 의견만 말하는 행태가 앞에서 말한 일부 몰지각한 운동권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강화시켜주는 근거가 된다.
(모든 운동권이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진성준이 그렇다는 의미이다)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을 연관이 있다고 물타기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상법 개정으로 우리 주식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간 정치권이 상법 개정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사실이고, 이제라도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신속하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합니다.
이전부터 써먹어 오던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상법의 ‘상’자도 모를 것 같은, 알려고 노력도 안 해봤을 것 같은 위인이,
금투세 토론을 하는데 왜 전혀 연관관계가 없는 상법개정을 계속 언급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금투세를 폐지한다고 상법 개정을 도입하지 못한다거나,
금투세를 도입한다고 상법 개정이 원활해진다거나 하는 논리 필연적 관계가 전혀 없다.
그런데 마치 있는 것처럼,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상법 개정과 금투세 폐지는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사회적 비용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는 진성준
그러나 금투세를 일단 유예하고 상법을 개정한 후 우리 주식시장이 건전해지면 금투세를 다시 시행하자는 주장에는 얼른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이소영 의원은 비포장도로에 통행세를 걷으면 안 되고 깔끔하게 포장한 후에 걷자는 비유를 했습니다.
대체가능성이 높아지면, 즉 투자자금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을만큼 매력도가 높아지면,
세금을 부과해도 옆 포장도로만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사용성이 좋아지면,
세금을 부과하자는 어린아이도 알아들을 수준의 말이 이해가 왜 안갈까?
저는 통행이 불편하다 해도 그 도로를 이용해서 이동시간 단축 등 편익을 보았다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소득세는 소득 자체에 물리는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벌었느냐 어렵게 벌었느냐를 따져서 소득세를 물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금융투자소득세도 근로소득세와 같이 소득의 규모에 따라 누진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문제는 차후에 논의하기로 하구요.)
세금을 매겨서 아무도 도로를 이용하지 않게 되면 그게 사회적 비용이 되는 거다.
문제의 본질을 모르니까 계속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서 말이 안되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모르는데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죄다.
비교의 원칙 :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1%의 거액자산가들이 전체 주식의 53%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저로서는 참 이상하게 들립니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이들이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니 과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큰손들이 금투세 때문에 우리 주식시장을 떠나면 주가가 폭락하고 소액투자자들도 그로 인해 손해를 보기 때문에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삼성이 세금 무서워서 우리나라를 떠나면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되니 삼성에 세금을 물려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완전히 다른 걸 가져와서 같다고 우기는 게 기본적인 태도로 장착돼 있다.
삼성은 우리나라에 많은 자산과 노동자가 한국에 있어서 쉽게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투자자는 그냥 주식을 팔아서 환전해서 외국주식을 사면 끝이다.
이동성, 회피가능성에 있어서 전혀 다른 것을 같다고 우기면서 자기가 맞다고 우기니,
목소리가 크면, 오래 말하면 자기가 ‘이긴다’고 생각한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우리 주식시장의 ‘체력’이 좋지 않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시장을 선진화시키고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듯 체력이 좋지 않은 시장에서도 수익을 올리는 큰손들은 있고, 이들이 세금을 부담할 능력은 충분합니다. 5천만원 초과소득의 최대 27.5%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세금을 부담할 능력이 있는 거하고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이해력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의 말을 제발 듣길.
우리 주식시장의 담세체력이라는 말씀이 뭔가 그럴듯하게 들립니다만, 세금은 시장에서 소득을 올린 개인이 부담하지 주식시장이 부담하는 게 아니질 않습니까? 세금 내야 하고 또 낼만한 이들에게 과세하는 것이 시장을 더 후진적으로 만드는 것입니까?
시장을 더 후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시장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다.
슈퍼마켓을 새로 오픈하면 단골 손님을 만들기 위해 할인행사를 한다.
아직 우리 시장은 선진시장에 비하면 새로 오픈한 슈퍼마켓 정도의 매력도를 갖고 있다.
그런데 새로 생긴 슈퍼마켓 손님들에게 코스트코처럼 이용료를 부과하겠다고 하면 슈퍼마켓의 단골이 많이 생길까?
그렇게 이용료를 부과해서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되면
적정 수익을 누릴 수 없게 되고, 재투자할 자금이 부족해져 도태되는 거다.
자본조달이 어려워지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중소기업과 노동자
우리 사회에서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빈부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은 우리 경제와 미래의 질곡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조세의 소득 재분배, 자산 재분배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산의 유무, 소득의 과다로 인한 기회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투세로 진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선진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이 아니라,
한국에서 나가지 못하고 자본조달이 어려워진 가운데 경영해야 하는 작은 기업들과,
그 기업의 소액주주들과 진성준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퀸소영의 반박문
<진성준 정책위 의장님께>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역시 ‘대체가능성’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갓소영..
P.S. 이제 민주당도 분위기를 파악했다
1,400만명의 주식투자자에게 ‘금투세 찬성론자’로 낙인찍히고 싶어할 사람은 없다.
[단독] 민주당 금투세 토론회 무산? 찬성 쪽 토론자 모집 차질 (naver.com)
제발 눈치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