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예측,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우리 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교역수지 흑자 1위 국가 미국 대선(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경제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전체 교역수지 흑자보다 대미 교역수지 흑자가 더 크다

해리스 당선시 현재 세계질서가 유지되는 가운데 산업/통상 정책이 이어지겠지만,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1기 정책으로 미루어봤을 때 현재 수준의 교역 흑자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며,
과도한 교역 흑자를 보완하기 위한 미국산 수입이 강제되게 될 것이다.
또한 미국 기업 법인세 인하, 달러 약세 등 정책을 통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미국 대선 결과를 예상해보고, 그러한 결론에 비추어 앞으로 어떤 투자 전략이 유효할지 생각해보겠다.

미국 대선 제도

미국은 간접선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50개 주로 구성되어 있고,
국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에 투표한다.
선거인단은 대통령을 뽑는다.

간접 선거제도의 역사

미국 건국 초기 일부 건국의 아버지들은 직접선거를 지지했지만,
인구가 적은 주, 하원 의석 수에서 흑인 노예 인구의 3/5만큼 추가 의석을 가져갔던 남부 주들의 반대가 있었다.

그 결과 타협책으로 각 주가 가진 연방 상하원 의석수의 합만큼의 선거인을 각 주가 자율적으로 선출하여 이들이 대통령을 뽑도록 연방헌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각 주의 다수파가 승자독식제로 주의 선거법을 변경하기 시작하면서(민주-공화 양당제가 확립된 이후에는 이러한 경향성이 더 심해졌다)
현재는 메인, 네브라스카를 제외하고 모두 승자독식제로 선거인단을 뽑게 되었다.

한국에서 미국식 간접선거제도가 시행된다면

우리나라 행정구역에 비유하자면, 광역자치단체별로 선거인단을 할당하고,
광역자치단체에서 한 표라도 더 받은 정당이 그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전국이 서울,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로 나눠져 있고 선거인단을 각각 10명, 9명, 5명, 4명, 8명, 6명, 3명씩 할당했다면,
서울에서 민주당이 한 표라도 더 받으면 서울 선거인단 10명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제 민주당이 서울과 전라도, 국민의 힘이 경기도와 경상도에서 상당한 지지율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해보자.
전체 선거인단 수는 45명이므로 23명을 확보하면 이기는데 민주당은 16명, 국민의 힘은 17명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민주당은 7명, 국민의 힘은 6명의 선거인단을 추가 확보하면 이긴다.

지지율이 차이가 적은 지역을 Swing State, 번역하여 경합주라고 하는데,
위의 예시에서는 지지율 차이가 확실한 서울, 전라도, 경기도, 경상도를 제외한
충청도(5), 강원도(4), 제주도(3)가 경합주가 된다.
위 세 지역 중 어떻게 해서든 두 지역에서 한 표라도 더 받으면 2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경합주 현황

경합주별 선거인단

미국은 1865년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후로 민주당, 공화당 외의 정당에서 대통령이 선출된 적이 없으며, 유구한 양당제 정치체제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주별 선호 정당이 공고하게 자리잡았으며, 전통적인 7개 경합주 선거인단 향방에 따라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쪽이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있다.

7개 경합주는 총 93명이 할당된 미시건(MI : 15), 위스콘신(WI : 10),
네바다(NV : 6), 펜실베니아(PA : 19), 노스캐롤라이나(NC : 16),
조지아(GA : 16), 애리조나(AZ : 11)이다.

파란색은 민주당, 빨간색은 공화당이며, 색이 짙을수록 격차가 큰 주이고, 갈색이 경합주이다.

트럼프와 힐러리가 출마한 2016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이 네바다를 제외한 6개 경합주에서 승리하면서 304명:227명의 선거인단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바 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맞붙은 2020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6개 경합주에서 승리하면서 반대로 232명:306명의 선거인단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후보별 경합주 관련 정책

이렇게 중요한 경합주에 대해 현재 후보들은 어떤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을까?

미 대선, 역대급 접전…펜실베니아가 승부 가른다[트럼프vs해리스 정책해부②]
위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장 선거인단이 많이 할당되어 있으며 지지율이 박빙인 주가 펜실베니아로, 양 당이 선거인단을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트럼프는 필라델피아 노조를 만나 펜실베니아 백인 중산층 노동자의 분노를 자극하고,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반면 해리스는 경제정책 대신 낙태, 이민 포용 등 정책을 앞세우고 있어서 노동단체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또한 해리스가 과거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펜실베니아주의 핵심 산업인 셰일가스를 캐는 프래킹 금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정책 지향성에서 차이를 보인 결과 초기 후보 선출 이후 ‘허니문’ 효과를 누린 후 펜실베니아에서 지지율이 하락중이다.

미시간 또한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서 치열한 경합주이다.
미시간은 아랍계 비중이 2.1%로 가장 높은데,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결과 트럼프 후보가 아랍계 사이에서 4%p 우위를 보이고 있다.

위스콘신은 농업지대가 모여 있어 관세 정책이 표심을 결정하는데,
무역전쟁 이후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트럼프에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조지아에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부담으로 민주당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

애리조나 주의 경우 멕시코 접경지역으로, 이민 문제에 민감하다.
트럼프는 강경한 이민정책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네바다주는 전통적인 친 민주당 성향의 경합주이다.
그러나 높은 히스패닉 인구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해리스가 역전을 당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해리스, 히스패닉 지지율 고전…10년래 민주당 후보 중 최저 :: 공감언론 뉴시스

노스 캐롤라이나는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이나,
최근 민주당에 유리한 흑인 인구, 고학력층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서 해리스가 지지율을 역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샤이 트럼프

사실 트럼프가 내세우는 정책이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 누구도 일베를 한다고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자신이 트럼프 지지자임을 떳떳하게 밝히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할 때에는 트럼프 지지율이 실제 지지율보다 낮게 나온다.
하지만 실제 투표시에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신이 실제 선호하는 후보를 뽑게 되고, 이렇게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을 ‘shy Trump(부끄러운 트럼프)’라고 한다.

과거 두 대통령 선거에서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가 얼마나 차이가 났는지 확인함으로써 이번 선거 여론조사를 보정하여 실제 지지율 예측이 가능하다.

2016년 선거의 경우, 선거 예측 사이트 Five-thirty-eight과 RealClearPolitics 양쪽에서 선거 직전 여론조사 평균을 발표했는데 두 수치가 다르게 나와 이를 평균을 내서 선거 직전 여론조사 평균으로 보고, 실제 지지율 차이를 계산해보면, 평균 2.53%p 차이가 났다.

2020년 선거는 선거 직전 5개 여론조사의 평균 차이와 실제 선거 결과 차이를 계산해보면, 평균 3.29% 차이가 났다.
(20년 여론조사에서 샤이 트럼프 효과를 보정했다는데 차이가 더 커진 것을 보면 보정이 어려움을 알 수 있다)

2024 미국 대선 결과 예측

여론조사 결과 해석

그렇다면 현재 여론조사를 반영한 대선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경합주별 최근 일주일 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이다.
이를 평균 내면 아래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 차이를 얻을 수 있으며,
2016, 2020 대선을 통해 나타난 주별 샤이 트럼프 성향을 구하여 여론조사 결과에 보정해보면, 실제 선거 결과 후보간 지지율 예상치 차이를 구할 수 있으며(노란 색으로 표시),
모든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를 1.5%p 이상 차이로 리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지율이 차이나는 이유

이러한 통계조사 현상이 발생하는 근거가 명확하다면 이런 추세가 이어져서 대선 결과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해리스 후보 지명 당시 초기 주목도가 높아지는 ‘허니문 효과’로 큰 차이로 이기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보도는 주로 전국 단위 지지율에 대한 보도였고, 실제 경합주 주별 지지율은 위에서 본 샤이 트럼프 효과를 넘어설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해리스, 가상대결서 트럼프에 우위”…트럼프측 “허니문 효과”(종합) | 연합뉴스

이런가운데 허니문 효과가 사라지면서 후보의 진정한 자질과 선호도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본질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해리스의 매력도와 국정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지지율에 반영되고 있다.

해리스는 과거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로서,
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업적 측면에서 국민들이 인정할만한 바가 없으며,
국민들이 싫어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생활비 인플레이션, 고금리)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당 내부 일정 조율/인력 조정 실패를 통해 드러나듯,
바이든을 비롯한 현 정권 참모 등 민주당 내부의 지지를 온전히 받고 있지도 못하다.
대선 초박빙인데 해리스-바이든 분열?…”양측 관계 점점 악화” | 연합뉴스

또한, 보다 본질적으로 파고들자면 민주당은 미국 사회에서 평균적인 대중이 갖고 있는 ‘올바름에 대한 혐오’를 넘어설 매력있는 후보를 제시하지 못하면 트럼프를 이기기 힘들다.

“해리스 뽑아야” vs “트럼프에 마음”…최대 선거인단 ‘펜심’은 지금 – 머니투데이

무엇이 맞는지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은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하고, 조금만 잘못해도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다.

인생은 박명수처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유재석처럼 살다가도 잘못 된 일 한 방에 돌아서는 게 대중이다.

트럼프가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 잘못에 대한 비난을 스스로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인다.

해리스와 월즈가 트럼프 캠프 사람들을 비난할 때는 통쾌했을 것이다.
하지만, These guys are weird라고 비난하면 그의 지지자들은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를 바탕으로 ‘니가 뭔데 트럼프를, 우리와 비슷한 저 사람을 이상하다고 규정하냐‘고 도리어 화를 낼 사람들이다.

‘트럼프의 후속편’ – 미주 한국일보

이것이 샤이 트럼프가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결론 : 트럼프 트레이드

트럼프 당선시
1.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하와 유동성 확대,
2. 미국 법인세 인하,
3. 대미 무역에 대한 관세 증가와 무역수지 흑자 축소,
4. 유가 상승,
5. 세계적 분쟁 증가
등 트렌드가 예상된다.

내가 지금까지 커버한 산업, 기업 중에는
건설주는 이자율 하락과 석유 산업 활황에 따른 유가 상승, 우크라이나 재건,
방산주는 방위비 분담 요구 확대, 자주 국방 요구 확대
로 수혜가 예상된다.

조선주무역규모 감소 vs LNG 프로젝트 개시의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 관련주는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충격이 예상되나,
IRA를 되돌리기 어렵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신재생 비중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선으로 주가가 내려온다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산업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큰 중간재, B2B 중심 기업들은 내재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환경 개선에 따라 미국 주식 분석을 더 많이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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