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믿을 수 있는 엔터주

대체로 문화상품은 생산시 고정비 비중이 높아 소비가 증가하면 이익률이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그런데 K-POP, K-컬쳐는 지속적으로 시너지를 내면서 글로벌 팬덤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국 엔터사들은 다른 한국 기업들과 비슷한 맥락에서 CEO들이 직접 경영에 관여하면서 주주 자본이익률 제고 측면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이러한 약점이 보완된 엔터주가 JYP이다.

JYP는 K-POP의 성장성과 충성도 높은 팬덤이라는 견고한 경제적 해자의 근거를 보유하며,
다른 엔터사들은 갖고 있지 않은 비용 관리를 통한 이익률 개선,
부단한 자본 재분배를 통한 ROE 유지,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투자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BM의 이해

매출의 구성

JYP는 연습생을 뽑아서 트레이닝시키고 가장 좋은 조합의 멤버를 구성해서 데뷔시키고,
보통 7년간의 독점 계약을 체결하여 계약을 바탕으로,
유튜브(MV), 음원, CD, 굿즈, 콘서트 등 상품을 팬들에게 판매한다.

아티스트 라인업이 데뷔하여 성장함에 따라 팬덤의 크기와 지불용의도 함께 커진다.
그에 따라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주로 소비하던 라이트 팬덤이 점차 음원, CD, 굿즈, 콘서트 등 더 비싼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24.3Q 연간 누적 기준 유튜브는 3.68%, 음원은 11%, CD(Physical Album)는 25%,
굿즈(MD)는 22%, 콘서트는 16% 정도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광고, 출연료, 기타(주로 팬클럽 관련) 등이 주요 BM이다.

이러한 문화상품은 앞서 말한대로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소비자 수가 늘어난다고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특히 유튜브 영상이나 음원같은 경우 콘텐츠 제작비를 제외하면 추가 소비에 따른 비용이 거의 0에 가깝다.
따라서 매출이 확대되면서 이익률이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유통 : 어떻게 소비자에게 상품이 전달되는가?

JYP의 경우 음원은 플랫폼, CD는 내수의 경우 드림어스, 수출의 경우 Republic Records 등,
광고는 광고 업체, 공연은 Livenation 등 공연 대행사를 통해 티켓을 판매한다.

원래 공연의 경우 Livenation으로부터 정해진 액수를 배분받는 구조(MG : Minimum Guarantee)였지만, 23년말 Livenation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수익을 추가 배분(RS : Revenue Share)받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최종 배분 금액은 전체 매출의 약 50%로 추정되며, 자세한 분석 글은 이 곳에서 확인)

산업의 성장성 + 점유율의 성장

전체 음악/공연 시장 성장성

세계 음악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Statistica는 ’29년까지 음악시장 성장률을 CAGR 7.88%로 추정했으며,
Customs Market Insights는 공연 시장 성장률을 ’32년까지 CAGR 8.2%로 예상했다.

K-POP 산업의 성장성

사실 JYP의 성장성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체 음악 시장 성장보다 K-컬쳐와 K-POP 산업의 성장, JYP 아티스트에 대한 팬덤의 성장이다.

K-POP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1. 안무, 보컬, 뮤직비디오 등 측면에서 분업 구조가 잘 구축
2. 콘텐츠 양산 및 개방성, 확장성
3. 댄스 커버, 챌린지 문화
4. 팬덤 문화
5. 건전한 가사

산업적 측면에서 K-POP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공하는 경제적인 비용 구조 속에서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고(1, 2),
경쟁적인 문화 속에서 댄스 실력을 서로 비교하고 챌린지 하는 문화, 팬덤간 경쟁하는 문화(3, 4)가 생겨났고,
미국에 비해 상당히 통제적인 환경 속에서 가사가 청소년기 팬덤에게 허용되는 수준으로 만들어져(5) K-POP 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형성되고 있다.

JYP 라인업의 성장성

이러한 가운데 아티스트들, 특히 JYP의 핵심 캐시카우인 스트레이키즈의 경우 충분한 팬덤을 확보하고 8년차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도 그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TWICE(15)는 11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한 티케팅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DAY6(15)는 군백기 ‘예뻤어’ 역주행을 바탕으로 음원/공연 부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ITZY(19)는 꾸준히 앨범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멤버별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NiziU(20)는 일본 현지화 여자 아이돌 그룹으로서 꾸준한 앨범, 공연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XdinaryHeroes(21)는 공연을 중심으로 하드락 매니아 팬덤을 결집하였다.
NMIXX(22)는 리더 해원을 중심으로 대중성을 높여가고 있다.
NEXZ(24)는 일본 현지화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서 글로벌 팬덤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25.1.20일 KICKFLIP이라는 국내 남자 아이돌 그룹을 런칭한다.

이렇게 JYP는 매년 꾸준히 신규 라인업을 런칭하면서 각각의 팬덤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라인업을 확장해나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모든 라인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는 없겠지만 평균적인 속도로만 성장하더라도 라인업 확장을 통해 전체 회사의 매출 성장이 가속화된다.

경제적 해자

JYP는 다른 엔터사들과 달리 ‘아티스트의 역량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팬덤이 ‘idol(우상)’로서 아티스트의 갈고 닦은 음악적 역량과 외모를 ‘동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본질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팬덤은 억지 가챠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공연 티켓을 지출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것이 JYP가 표방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한 것은 JYP의 대주주 박진영이 아직까지 현역 아티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하이브는 CEO가 대기업/컨설턴트 출신이며, 에스엠은 스킨푸드 CFO, 와이지는 양현석의 동생이다.

또한 JYP는 브랜드로 ‘진실, 성실, 겸손’을 표방하고 있다.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최종 데뷔조 선발 전에 강조하는 가치이다.
JYP의 아티스트들이 처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결국 스타의 인성과 본연의 매력을 대중이 알아보고, 점진적으로 팬덤이 알아보도록 만드는 것이 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보고 더 잠재력 높은 연습생들이 JYP에 들어오게 되면 장기적인 선순환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좋은 풀의 연습생 유입 → 좋은 조합으로 데뷔 → 흥행 성공 → 더 좋은 풀의 연습생 유입)

또한, 한 번 팬덤이 된 소비자들은 쉽게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을 멈추기 힘들다.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아티스트에 대해 애착관계를 형성하며,
가끔 아티스트들이 물의를 일으키더라도 쉽게 ‘탈덕’하지 못한다.
다시 말하면, 엔터주 소비자들의 ‘전환비용’은 높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문화 산업에서 매출을 발생시키는 데에는 고정비가 크다.
따라서 매출이 확장되고, 라인업이 늘어날수록 비용은 분산되게 된다.
예를 들어, 고퀄리티 유튜브 콘텐츠를 찍는데 천만원짜리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하면,
팬덤 규모가 10만명 내외인 라인업이 하나밖에 없는 엔터사의 경우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JYP처럼 라인업과 팬덤이 풍부한 회사는 망설이지 않고 고퀄리티 장비를 구입하는데 투자할 수 있다.
이러한 투자가 누적되면 장기적으로 콘텐츠 퀄리티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연습생 풀, 트레이닝 팀, 안무 팀, 연습실 등을 운용하는 데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결국 이러한 규모의 경제는 중요한 경제적 해자가 된다.

이익률 : P, Q, C의 변화

투어플레이션 × 코어팬덤 확장 = 매출 증가

팬덤은 기본적으로 충성도가 매우 높은 소비자이다.
기본 맨투맨 티셔츠에 스트레이 키즈 로고만 박혀 있어도 몇 만원을 기꺼이 지출한다.
공연 티켓 가격은 인플레이션율을 크게 상회하는 속도로 올라가고 있지만 그 어느 팬덤도 티켓 가격 상승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그 결과 위와 같이 충성도 높은 팬덤을 대상으로 한 부문일수록(Youtube+굿즈를 포함한 기타 49.37%, 음반 91.77%, 콘서트 232.58%) 매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다.

비용 : 고정비 비중이 높다

JYP는 특히 이익률이 다른 엔터사들과 비교불가 수준이다.
(’23년 기준 OPM JYP 29.91%, 하이브 13.57%, 에스엠 11.81%, 와이지 15.27%
’24E 기준 OPM JYP 22.65%, 하이브 9.27%, 에스엠 7.74%, 와이지 -6.14%)

이렇게 이익률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유통사, 여타 생산요소를 제공하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강한 협상력을 보유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JYP는 Livenation에 대해 더 많은 RS를 요구할 수 있으며,
유통 기업들에 대해 지급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그 결과 10년 평균 매출총이익률 43.77%, 영업이익률 23.24%, 당기순이익률 18.31%, ROE 18.22%라는 말이 안 되는 영업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본배치 : 부지런히 자본을 굴리는 회사

JYP는 스스로 보유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엔터 사업과 시너지가 발생하는 사업의 지분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JYP, SM 자회사 디어유 지분 23.3% 취득 – 스포츠경향
JYP는 디어유 지분 23.3%를 214억원에 취득하였다.
현재 디어유 시총은 8,225억원이며, 23.3% 지분의 가치는 1,916억원이다.
디어유가 자사 버블 플랫폼에 JYP 아티스트들을 입점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포바이포, 네이버제트 등 사업적 시너지가 명확한 회사들에 낮은 가격으로 투자한 바 있다.

또한 엔터사로서는 최초로 배당을 지급하였으며,
고성장을 지속하는 기업임을 감안할 때 자본 배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비율로 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좋은 회사라고 생각된다.
(23년 배당금 : JYP 574원(18년부터 배당), 하이브 700원(23년부터 배당), 에스엠 1,200원(21년부터 배당), 와이지 300원(21년부터 배당))

밸류에이션 : ’25E 기준 가장 저평가

네이버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한다면, ’25E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은
JYP 1,165억원, 하이브 2,813억원, 에스엠 964억원, 와이지 489억원이다.
현재 시총은
JYP 27,147억원, 하이브 93,092억원, 에스엠 18,309억원, 와이지 9,131억원이다.
따라서 각각의 ’25E PER은
JYP 23.3, 하이브 33.1, 에스엠 19.0, 와이지 18.7이다.

나는 위 실적 추정이 많이 왜곡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JYP의 콘서트 매출은 근거를 갖춰 Livenation으로부터 정산받는 콘서트 매출이 얼마가 되는지 제시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
사실 그만큼 엔터 섹터를 깊게 공부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편하게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써클차트, 한터차트 정량지표만 보고 팬덤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엔데믹 이후 가장 중요한 매출처는 공연으로 옮겨갔고,
팬덤은 더 이상 의미없는 앨범 중복구매에 돈을 낭비하기보다 의미있는 공연 참석에 돈을 쓰길 희망하고 있다.

스트레이키즈가 ’25년 상반기 투어를 진행하는 북미/유럽 지역은 특히 티켓 단가가 높게 나오는 지역이며, 모두 달러로 매출이 발생한다.
’24년 하반기 투어 규모는 공연장 수용인원 합산 기준 44만명이며, 25년 상반기 투어 규모는 공연장 수용인원 합산 기준 101만명이며, ASP가 1.5~2배 정도 된다.
그렇다면 단순 곱만 해봐도 매출은 3~4배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24년 대비 25년 콘서트 매출을 2배 이상으로 잡는 리포트는 보지 못했다.

여비, 식비, 스탭/음향 장비 등 비용은 모두 고정으로 발생하며,
모든 공연이 스타디움 투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익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공연 시점이 다가올수록 매진된 도시에서는 추가 투어를 진행한다.

공연 매출 인식 비중 50%, ASP 상승 등 요인을 감안하면 25년 공연 매출을 ‘정당하게’ 추정하는 증권사는 아직 없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추정 오류로 매출이 과소평가되어 있는 현재가 JYP라는 성장 잠재력 높은 회사의 지분을 더 싼 가격에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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