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배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자본 배치

투자 방법론에 대한 긴 설명의 마지막은 자본배치이다.
자본배치는 CEO의 가장 중요한 본분으로,
현재 높은 이익률을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다.

자본배치에 실패하면 자본이익률이 줄어든다

자본이 1,000억원인 기업이 2024년 100억원을 벌었다면 자본이익률은 10%이다.
이 기업이 번 100억원을 그대로 회사 금고에 잘 저장해두고 2024년과 똑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해서 100억원을 번다고 가정하자.
2025년에는 자본이 1,100억원으로 늘어나서 자본이익률이 9.09%로 줄어들었다.
100억원을 다시 그대로 회사 금고에 잘 저장하고 똑같이 100억원을벌었다.
2026년에는 자본이 1,200억원으로 늘어나서 자본이익률이 8.33%로 줄어들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이 기업은 위임받은 자본을 충분히 잘 굴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주주들이 위임한 자본에는 처음 갖고있던 자본 뿐만 아니라 2024년, 2025년에 벌어들인 100억원도 포함된다.

주주들은 자본의 소유자이다.
주주들은 회사가 생산 설비에 재투자하여 사업 규모를 확장하든,
본업과 관련성이 있는 사업을 인수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든,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자본 수익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주주자본을 경영할 대리인으로 대표이사 이하 경영진을 임명한 것이다.

만약 벌어들인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현재의 이익률이 높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하기 어려우며,
결국 장기적으로 투자했을 때 충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다.

CEO는 자본을 어떻게 배치하는가?

CEO는 사업에 필요한 현금을 만들어 이를 적절한 사용처에 배분해서 자본이익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금을 만드는 방법

CEO가 현금을 만드는 방법에는 주식을 발행하거나, 부채를 발행하거나, 사업의 현금흐름을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

주식을 발행하면 현금이 기업으로 유입되는 대신,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된다.

최근 이오플로우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시총의 30%에 달하는 유상증자로, 발표 이후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사실 증자를 하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자본금이 유입되는만큼 지분이 희석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 지분가치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회사가 주주에게 자본 납입을 요청하는 외의 다른 방법으로는 자금을 모집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시그널을 주게 된다.
이오플로우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주주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기에 시장이 유상증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물론, 소송 진행으로 인한 예상밖의 비용 지출이 있었던 사정은 정상참작이 필요하다)

이런 방법보다는 회사채 발행이 나은 형태였겠지만, 올해 벌써 두 번이나 CB를 발행했기 때문에 더 이상 부채를 발행할 방법이 없었다.

또한, 유통망 구축, 국가별 인허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 제약으로 인해 급격히 이오패치 사용자수를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사업의 현금흐름도 조정하기 곤란했다.

결국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정상참작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자본(현금)을 배분하는 방법

CEO는 위에 열거한 방법들을 통해 획득한 현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자본을 배분하는 방법에는 크게
1. 기존 사업에 재투자
2. 다른 사업을 인수
3. 배당
4. 부채 상환
5. 자사주 매입
정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자본배분이 기업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파악해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자본이익률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CEO의 책임이다.

JYP의 경우 ROE가 최근 3년 동안 20%를 상회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높지 않게 유지되고 있어서 자본을 잘 배치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배당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현재 주가 45,2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배당수익률 또한 1.27%가 되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의 하방을 방어해주는 요소가 된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디어유, 네이버 제트, 포 바이 포 등 사업적으로 시너지가 충분한 회사들에 투자하여 그 수익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디어유 투자로 대박난 JYP, 벤처캐피탈 설립…신사업 본격 투자 – 머니투데이 (mt.co.kr)

또한 일본, 미국, 남미 등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여 현지화 아이돌 라인업을 런칭하고 있다.
현 시점에는 반응이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NiziU의 앨범 판매량 반등, NEXZ의 SNS 지표 급등세로 미루어 보아 조만간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런칭한 걸그룹의 경우 한 동안 활동 소식이 없어 팬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업력을 고려할 때 기우임을 확인시켜주지 않을까 예상된다.)

A2K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런칭한 VCHA,
6개월 가량 아무 소식이 없어 팬들이 걱정하고 있다.

자본배치를 잘 하는 기업을 찾는 방법

자본배치는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가들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된 자본을 높은 수익으로 돌려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어떤 회사가 4, 5년 동안 연속으로 높은 ROE를 보이고, 그것이 레버리지가 아닌 높은 수익성으로 달성되었다면 그 회사는 검토를 시작해보기 좋은 회사이다 .

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과거 높은 ROE를 보인 회사가 앞으로도 그러한 자본배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자본배치를 잘 하는 회사로 볼 수 있다.

만약 어느 경영자가 자본배치를 잘 하는데 충분히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면,
효율적인 자본배치가 장기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과거 행적, 직원이나 임원에 대한 보상 정책,
대외적으로 성과를 설명할 때의 투명성, 주주를 대하는 태도나 주주환원 정책
등이
한 기업의 자본배치를 평가하는 추가적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P.S.

긴 설명이 끝났다.

사실 이런 원칙들을 모두 완벽히 만족하는 기업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조건에 대해 충분한 매력도가 있다면 다른 조건을 조금은 완화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업들을 수행함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함께 고민하면서 더 나은 답, 더 나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커뮤니티가 비단 주식 투자만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동행하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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